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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아르메니아, 조지아, 터키(完

조지아의 자랑, 츠민다사메바를 향하여 1

by 깜쌤 2015. 12. 2.

 

우리를 카즈베기까지 데려다 준 기사는 약간 나이가 드신 분이었다. 우리와 악수를 나누고 헤어졌다. 우리는 택시 요금으로 130라리를 지불했다. 팁을 제외한 금액이다. 

 

 

그는 트빌리시로 다시 돌아가야할 것이다. 트빌리시라고 써져있는 종이를 꺼내더니 조수석 앞 유리에 붙였다. 그리고 택시표시기를 차지붕에다 얹었다. 이들에게는 택시 표시기를 지붕에다 붙였다가 뗐다가 하는 것이 가능한 모양이었다. 

 

 

우리는 마을 광장한구석에 배낭을 모았다. 이제부터는 호텔을 찾아야한다. 우리팀의 특징이 숙소를 예약하지 않고 다니는 것이라 현지에서 찾아봐야했다. 예약을 하지 않고 다니면 불편한 점도 있지만 현지의 숙소사정을 보고 다양하게 체험하고 선택할 수 있다는 잇점도 있다. 발품을 팔면 팔수록 경비절약하는 것이 가능하다.

 

 

미남 ㄱ사장과 내가 숙소를 찾아나섰다. 일단 카즈베기 마을 안으로 들어가 홈스테이를 하는 집을 찾아보기로 했다.

 

 

 처음에 들어가본 호텔은 가격이 세다는 느낌이 들었기에 민박집을 원했던 것이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중요한 호텔은 광장 부근에 모두 몰려있었다. 

 

 

카즈베기라고 알려진 스테판츠민다마을은 해발고도 1750미터의 고지대에 자리잡은 마을이다.

 

 

고지대에 자리잡은 마을이니 평지에 얌전하게 들어앉았을 리가 없다. 마을 자체가 산비탈에 세워진 처지라고해도 러시아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마을안쪽 도로가  격자모양으로 반듯하게 나 있었다.

 

 

여기저기에 민박집임을 알리는 작은 표시가 보이기도 했다. 마을 건너편에 또다른 마을이 보였다. 저 멀리 보이는 높은 산이 카즈벡봉우리다. 5047미터의 높이를 자랑하는 산봉우리인데 조지아의 상징이나 다름없다.

 

 

산봉우리 너머는 당연히 러시아영토다. 최정상부는 구름에 가리워져 있었다.  왼쪽의 작은 봉우리에 보이는 교회가 츠민다 사메바교회다. 일단 방부터 구해놓은 뒤 그곳에 올라가볼 생각으로 있다. 

 

 

우리는 서너군데 민박집을 들러보았다. 우리가 원하는 집은 방 두개짜리 집이다. 극성수기여서 그런지 한결같이 예약을 했느냐고 물어왔다.

 

 

민박집 주인들은 한결같이 영어를 조금씩 할 줄 알았다. 방두개짜리를 원했지만 어떤 집은 하나뿐이어서 돌아나오기도 했다. 

 

 

가격은 착했다. 일인당 20라리에서 25라리 정도면 충분히 묵을만 했다.

 

 

그렇게 몇군데를 돌아다녔더니 힘이 슬슬 빠지기 시작했다.

 

 

카즈베기 마을은 앞뒤로 전부가  다 산이다. 아니, 온천지가 다 산이라고 해야 옳다.  

 

 

산도 그냥 산이 아니라 해발고도 4천미터는 훌쩍 넘어서는 그런 산이다.

 

 

남북으로 이어진 군사용 도로가에 자리잡은 마을이니 인구도 그리 많지 않았다. 그래도 이 부근에서는 제일 큰 마을이어서 2700여명 정도가 산다고 한다. 

 

 

마을길은 그런대로 포장되어 있었지만 자갈이 그대로 노출된 곳도 많았다.

 

 

집집마다 마당에는 꽃밭이 있어서 여러가지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조건이 맞이 않아서 돌아나오기를 몇차례 반복하고 나니까 슬슬 걱정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이러다가 하루밤 유숙할 집을 못구하는게 아닌가 싶었다. 돼지 한마리가 마을 안길을 쏘다니며 먹이를 구하고 있었다. 돼지를 방목한다는 것은 정말 재미있는 발상이다.

 

 

어떤 집에서는 영어가 가능한 딸까지 동원해서 전화로 조건을 맞추어 보았지만 맞질 않아서 돌아나오기도 했다. 마당에는 벌써 코스모스가 하늘거리고 있었다. 가을냄새가 풍기고 있었던 것이다. 집집마다 가꾸어둔 꽃은 내가 어렸을때 흔하게 보았던 그런 종류의 꽃이었다. 코스모스, 백일홍, 채송화, 다알리아...... 

 

 

 민박집 발코니에서 골목을 내려다보았더니 검은 옷을 입은 할머니 한분이 허리를 살짝 굽힌채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아! 나는 왜 저런 모습을 보면 가슴이 뜨거워지는지 모르겠다. 방랑기질이 있어서 그럴 것이다.

 

 

우리 눈앞에 드리워진 이 풍경은 전형적인 러시아의 풍광이 아니던가? 결국 우리는 택시가 도착했던 마을 광장으로 다시 내려왔다. 방을 못 구했으니 최후의 수단을 써야만 했다. 

 

 

최후의 수단이란 호텔을 알아보는 것이다. 민박이 어렵다면 별 수없이 호텔에 묵어야하는 것 아닌가?

 

 

버스와 택시가 도착하는 마을 광장에 멋진 호텔이 있다. 이름하여  스테판츠민다호텔이다.

 

 

 리셉션을 맡고 있는 아줌마는 영어가 가능했다. 트윈베드룸에 묵고 저녁과 아침식사를 겸하면 130라리, 저녁만 먹으면 110라리, 식사를 생략하면 80라리라고 한다.

 

 

나는 경비를 절약하기 위해 당연히 80라리짜리 트윈베드룸 2개를 요구했다.

 

 

호텔내부시설은 훌륭했고 청소상태도 깔끔했다.

 

 

우리가 묵게된 방은 츠민다세메바 교회가 바로 보이는 곳이었다.

 

 

방 뒤쪽에 붙어있는 발코니에 나가서 살펴보았더니 우리가 지나왔던 계곡이 한눈에 들어왔다. 우리는 오늘 저 멀리 보이는 높은 산봉우리가 있는 험한 산골짜기를 지나왔던 것이다. 호텔 뒤를 흐르는 이 강물은 러시아쪽으로 흘러간다.

 

 

나는 다시 한번 카즈벡 봉우리를 살폈다. 한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산봉우리에는 눈과 빙하가 묻어있었다.

 

 

점심을 먹지 못했기에 민생고를 해결해야만 했다. 호텔 바로 앞에 빵가게가 있어서 우리나라 호떡 비슷한 것을 구해왔다. 속에 고기가 듬뿍 들어있어서 한끼 식사로는 그저그만이었다.

 

 

늦은 점심도 먹었으니 우리에게 주어진 남은 시간을 알차게 써야했다. 우리는 츠민다 사메다 교회에 가보기로 했다. 사실 우리가 스테판츠민다(=카즈베기)까지 흘러온 이유는 츠민다 사메바 교회와 카즈벡 봉우리를 눈에 담기 위해서가 아니었던가?

 

 

광장에는 많은 차들이 주차해있었다.

 

 

광장 제일 남쪽에는 커피숍이 있었는데 많은 젊은이들이 모여 있었다. 거의 대부분은 여행객일 것이다.

 

 

광장 동쪽끝에는 작은 수퍼가 자리잡았다. 하늘로 솟은 미루나무 몇그루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나마 오후부터 하늘이 들었으니 천만다행이다.

 

 

호텔 맞은편에 보이는 산은 바위로 이루어진 암산이었다. 아까 우리들은 암산 밑에 자리잡은 마을에 들어가서 방을 찾아보았었다. 

 

 

우리가 묵는 건물은 사진의 제일 오른쪽 끝부분에 있다. 건물 일부분만 사진 속에 살짝 드러나있다.

 

 

츠민다 사메바에 올라가려면 개울을 건너야 했다. 크게 어려울 것은 없다. 러시아 국경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조금만 걸어가면 개울을 건너는 다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사진 속에 보이는 저 다리는 예전에 사용하던 인도였던가 보다.

 

 

산악지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다리였는데 지금은 쓰이지 않는것 같았다.

 

 

마을 뒤를 흐르는 강은 이 부근에서 폭이 급격히 좁아지고 있었다. 그런 곳이니 다리를 놓았으리라.

 

 

스테판츠민다 마을은 크게 두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고 보면 된다. 하나는 정류장이 있는 광장을 중심으로 발달한 마을이고 다른 하나는 개울 건너 산자락에 자리잡은 마을이다. 숙소는 양쪽에 모두 다 있지만 광장쪽 마을이 훨씬 다양하게 많이 가진듯했다.

 

 

우리는 다리를 건넜다. 이 길을 계속 따라가면 러시아 국경으로 이어진다. 여기에서 러시아 국경까지는 약 15킬로미터 정도다.

 

 

츠민다 사메바 교회가 산봉우리 위에 올라앉았고 그 산자락에는 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게르게티 마을이다. 우리가 제일 처음에 도착한 곳은 카즈베기 마을이고....

 

 

게르게티 마을이나 카즈베기 마을이나 모두 산밑에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차이점이라면 두 마을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다는 점이다.

 

 

다리를 건너면 솔숲이 나온다. 크진 않지만 마을의 청량제 구실을 해준다. 이 숲에서 야영하는 것이 가능한 모양이다.

 

 

솔밭부근에서부터 건너편 마을로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마을 안길을 비포장이었다. 우리는 슬금슬금 걸어나갔다. 상쾌한 오후였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