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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아르메니아, 조지아, 터키(完

조지아의 자존심 카즈베기를 향하여 3

by 깜쌤 2015. 11. 26.

 

아나누리를 지난 뒤부터는 좁은 골짜기를 따라 도로가 이어져있었다. 어쩌다가 물줄기가 갈라지는 곳이 있으면 골짜기도 함께 갈라지는 것이었지만 골짜기든 물줄기든 폭이 좁기는 마찬가지였다. 아래 지도를 보기로 하자.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뜬다.

 

 

 

우리는 트빌리시를 출발하여 조지아와 러시아의 국경지대인 카즈베기까지 올라가는 중이다. 그런 뒤 다시 내려와서 서쪽의 바투미로 갈 예정인 것이다. 지금 우리가 올라가는 길은 청록색 동그란 점으로 찍어서 표시를 해두었다.

 

나중에 우리는 조지아 국경을 넘어 터키에서 다시 아르메니아 국경쪽으로 가게 된다. 그 부분도 청록색 점으로 찍어두었으니 여정을 확인해보면 이 글을 이해하기가 훨씬 편할 것이다.

 

 

길은 남에서 북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자갈이 많은 강바닥을 흐르는 물이 북에서 남으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다시 아래 지도를 보기로 하자. 여행기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올린 지도이므로 클릭한 뒤 크게 띄워두고 보는 것이 이해하기가 빠를 것이다. 

 

 

 

지금 우리는 터키와 이란, 그리고 러시아로 둘러싸인 산악지대 국가를 여행하는 중이다. 러시아의 모스크바에서 아르메니아로 들어갔다가 아르메니아 탐방을 마친 뒤 조지아로 올라가서 수도인 트빌리시를 살펴보고나서는 러시아와 조지아의 국경지대인 카즈베기로 북상하는 중이다. 

 

그런 뒤 트빌리시로 다시 돌아오고 서쪽으로 가서 흑해에 면한 아름다운 휴양도시 바투미를 살펴본 뒤 국경을 넘어 터키로 갈 생각이다. 터키에서는 다시 아르메니아 국경의 산악지대로 가서 몇가지 중요한 유적을 살펴본 뒤 서쪽으로 이동하여 마지막에는 이스탄불에서 모스크바행 비행기를 탈 계획인 것이다. 

 

 

러시아와 조지아 사이에는 굉장한 산악지대가 국경을 형성하고 있다. 이름하여 코카서스산맥이다. 러시아어로 한다면 카프카즈산맥이 된다. 

 

 

그러니 지형이 험할 수밖에 없다. 지형이 험하다는 말은 교통이 불편하다는 말가 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멋진 도로를 달릴 수 있는 것은 러시아가 중동지방으로 진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닦아놓은 군사도로 때문이다. 우리가 탄 차는 칸도스케비강에 걸린 다리를 지났다.

 

 

날이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다. 기온도 서서히 내려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공기가 점차 서늘해지고 있었기 때문에 기온차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다가 작은 시골동네를 지났다.

 

 

작은 구멍가게정도의 크기였지만 손님들이 많았다.

 

 

분홍색으로 칠한 저집은? 그래도 이름은 호텔이었다. 저런 시골에서 하루 정도를 묵어야하는데....   그놈의 일정이라는게 도대체 뭔지....

 

 

저 강물이 시작되는 곳은 어디일까? 러시아와 조지아의 국경지대 부근에 유럽에서 제일 높은 산이라고 알려진 엘부르즈 봉우리가 있다. 우리가  목표로 삼고 달리는 카즈베기에서 엘부르즈 봉우리는 그리 멀리 떨어져있지 않다.

 

 

강변을 따라 천연가스관이라고 생각되는 관이 달리고 있었다.

 

 

아까부터 우리 차 앞을 알짱거리면서 달리는 트레일러가 한대 있었다, 운전기사가 몇번 추월을 하려고 시도했지만 왕복 2차선뿐인 길이어서 함부로 추월하기가 어려웠다.

 

 

서서히 주변풍경이 변하기 시작했다. 고산지대 특유의 풍광이 도로 좌우로 펼쳐진다. 산에 나무들이 사라지면서 풀밭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운전기사는 차를 도로가에 세웠다. 물을 마시고 가자는 시늉을 해보였다.

 

 

차에서 내린 우리들은 자갈밭이 가득 펼쳐진 강바닥으로 내려갔다. 자갈밭 한가운데 붉게 변한 곳이 있었다.

 

 

철분이 다량으로 함유된 천연탄산수가 솟아오르는 모양이다. 나는 경북 청송 약수탕을 떠올렸다. 관 끝머리에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몰라도 페트병을 올려두어 수도꼭지를 대신하고 있었다. 한사람의 멋진 아이디어와 선행이 남들에게 편안함을 안겨주는 것이다. 

 

 

강바닥은 동글동글한 자갈 천지였다, 나는 중국 서쪽 타클라마칸 사막 남쪽에서 본 옥(玉  Jade)생산지인 허텐(和田 화전)을 떠올렸다. 거기 강바닥과 상태가 비슷했다.

 

 

강건너편 산비탈에 몇채의 집이 보였다. 목축을 하며 살아가는가보다. 집뒤 산자락에 건초더미가 보였다.

 

 

나는 강바닥을 살폈다. 오랜 세월동안 흘러내린 물살에 닳아서 그런지 동글동글하게 변해있었다. 분위기가 옥 생산지로 유명한 화전의 강바닥과 너무 닮았다. 

 

 

위쪽 강변에 빨간색 지붕을 가진 집이 몇채 보였다. 낭만적이다. 보기엔 그럴듯해도 삶은 고달플 것이다.

 

 

내가 강바닥을 살피는 동안 조지아인이라고 생각되는 일가족이 강으로 내려와서 탄산수를 맛보고 있었다.

 

 

딸아이가 귀엽기만 했다. 백인 아이들은 아무리봐도 귀엽다. 인형같았다.

 

 

그들이 타고온 차는 신형이었다.

 

 

그들은 우리들에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나그네를 따뜻하게 대해주는 그 심성이 아름다웠다.

 

 

다시 북쪽으로 달렸다. 어떤 곳은 포장중이었다.

 

 

어떨 때 한번씩은 도로에 소들이 올라와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강폭이 좁아지면서 물살이 세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드디어 멀리 앞쪽으로 산봉우리들이 겹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공기는 점점 더 차가워지기 시작했고 하늘은 갈수록 찌뿌퉁하게 흐려졌다.

 

 

물살이 급한 강물 위로 걸린 다리에 소 한무리들이 얼찐거리고 있었다.

 

 

자동차가 가까이 다가가도 천하태평이다. 어떤 녀석들은 자동차를 마주보고 도전하는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다리위에 주저앉아 편하게 휴식을 취하는 녀석도 보였다.

 

 

무엇을 파는 난전일까? 파라솔을 펼쳐두고 무엇인가를 팔고있었다.

 

 

전통 옷도 보이고 모자도 보였다. 구멍가게였다. 파라솔 밑에 진치고 앉은 분들은 현지 주민들인가보다.

 

 

마침내 우리가 탄 승용차는 언덕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고개를 넘을 심산인가보다.

 

 

이 부근에 유명한 스키 리조트가 있다고 들었다.

 

 

차는 계속해서 언덕을 오르고 있었다. 도로가로 나타나는 풍경이 범상치 않았다.

 

 

누가 봐도 고산지대다.

 

 

도로가 이리저리 구불텅거렸다.

 

 

양봉트럭이 보였다. 판매용 꿀을 판매하는게 목적이리라.

 

 

풀밭 여기저기에 집들이 나타났다. 여기에 눈이 덮인다면?

 

 

당연히 최고의 스키장이 될 것이다.

 

 

실제로 그랬다. 겨울철에는 최고의 스키장으로 변신한단다.

 

 

경사도가 좋고 눈까지 좋다면 그야말로 최고의 스키장이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고산지대여서 그런지 한여름에도 시원하기 그지없었다.

 

 

맞은편에서 대형트럭이 내려오고 있었다. 러시아에서 오는 트럭일까?

 

 

레스토랑 표지판이 나타났다.

 

 

스키리조트 냄새가 슬슬 풍겨났다.

 

 

스위스의 어떤 시골동네에 와있는듯한 분위기다.

 

 

호텔건물들이 군데군데 보였다.

 

 

스키를 못배워둔게 한이 될 지경이다.

 

 

사실 바른 말이지만 내 평생에 우리 주위 사람들이 자유롭게 스키를 타게 될 날이 오리라고는 것이라고는 상상을 못했다. 스키는 고급 부자들이 즐기는 스포츠라고만 생각하고 살았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내 주위사람들이 골프채를 가지고 다닐 날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아는 사람들이 스키여행을 떠나고 골프여행을 다니는 것을 나는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기만 했다. 

 

 

그런 사람들은 "그럼 당신은 배낭여행을 다니지 않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배낭여행은 고생덩어리 여행이다. 돈이 없어서 배낭여행을 하는 것이지 돈만 넉넉하면 왜 이런 고생을 하겠는가 말이다.  

 

 

그냥 말이 그렇다는 것이니 너무 흥분하지 말기로 하자. 자동차는 반 터널 속으로 들어갔다. 이렇게 건설한데에는 무슨 이유가 있었으리라.

 

 

터널 한쪽이 환하게 뚫려있어서 바깥 경치가 그대로 드러났다. 엄청난 높이까지 올라왔다는게 실감난다.

 

 

그런데도 아직 오르막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얼마를 더 올라가야 하는 것일까?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