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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아르메니아, 조지아, 터키(完

조지아의 자존심 카즈베기를 향하여 2 - 아나누리 요새

by 깜쌤 2015. 11. 25.

 

카즈베기로 가는 도로를 달리다가 호수 가에서 우리눈을 확 잡아끈 그 성은 아나누리라는 이름을 가진 요새겸 교회였다. 요새속에 교회가 있다는 말이 되겠다.

 

 

골짜기 가득 물을 담은 이 저수지는 진발리(Zhinvali) 호수다. 물이 제법 차있었다.

 

 

나는 방금 자동차가 건너온 다리로 되돌아가서 아나누리요새가 자리한 위치부터 살폈다.

 

 

요새 앞쪽은 호수다. 예전에는 틀림없이 길이 지금은 물속에 잠긴 골짜기 속으로 나 있었을 것이다. 

 

 

교통의 요충지에 자리잡은 요새였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 골짜기가 북으로는  러시아 국경으로 이어지고 남으로는 므츠케타를 지나 조지아의 수도인 트빌리시로 이어지므로 누가봐도 교통의 요충지에 세워진 것이 틀림없다.

 

 

나는 요새를 향하여 천천히 걸어갔다.  두터운 성벽과 감시탑으로 둘러싸인 요새지만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다.

 

 

요새 뒤로 조지아와 러시아를 잇는 군용도로가 나있고 제법 너른 주차장도 만들어져 있었다.

 

 

나는 주차장에서부터 요새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갔다. 요새 아래에는 전통의상을 걸어놓고 기념사진을 찍는 곳이 있었다.

 

 

확실히 여긴 러시아적인 분위기가 물씬난다. 옷부터 그렇다.

 

 

하얀 모피코트와 털모자가 추운 나라를 연상시켰다.

 

 

나는 추위에 정말 약한 사람이다. 아무리 그렇다손 치더라도 이 무더운 여름날에 두터운 겨울 옷을 입고 사진을 찍어보라는 것은 좀 그렇다는 느낌이 들었다.

 

 

요새벽은 돌담이나 마찬가지였고 걸린 의상은 그리 화려하지 않고 단조로웠다.

 

 

요새로 이어지는 문이 나타났다. 엄청난 시설을 갖춘 그런 무시무시한 요새가 아니었다. 어찌보면 규모가 작은 거주용 성채라고나 할까?

 

 

요새 옆과 앞으로 펼쳐지는 호수물이 동화속에 등장하는 그런 색깔을 간직하고 있었다.

 

 

이제 문으로 들어간다.

 

 

사방으로 펼쳐지는 경치는 아름답지만 알고보면 비극을 간직한 곳이란다.

 

 

요새안에는 예쁜 교회가 있다.

 

 

원래 이 성채는 아라그비(Aragvi)의 에리스타비스(굳이 번역하자면 공작(=Duke) 정도가 되려나?) 가문의 것이었다고 한다.

 

 

13세기부터 부근 지역을 통치하기 시작하여 18세기까지 그럭저럭 잘 버텨오다가 1739년에 라이벌 에리스타비스의 공격으로 가문 구성원들이 살해되면서 망해버렸다고 한다. 

 

 

요새 뒤편으로는 망루가 있고 앞쪽으로는 교회가 있다.  아주 쬐그만 백인 아이가 아빠의 보호아래 걸음마를 배우고 있었다. 뒤편 망루로 올라가는 돌계단길을 걷고 싶은가보다.

 

 

교회앞쪽 호수가 보이는 쪽으로는 작은 종탑이 있었다. 나는 일단 종탑쪽으로 먼저 가보았다. 

 

 

종탑 부근에서 보는 경치가 좋아서인지 사람들이 그쪽으로 몰려있었다.

 

 

나라고 예외일수가 없다.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싶은 것은 누구나의 소망이기도 하니까..... 교회와 종탑 사이에는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숨어있었다.

 

 

교회 옆벽에는 뭐가 있는가 싶어 찾아가보았다.

 

 

 요새의 규모가 작으니 특별한게 숨어있을 수가 없다.

 

 

뒤쪽에 가서 살펴봐도 별것은 없었다. 그저  진발리 호수의 상류쪽만 나타났다. 

 

 

나는 다시 종탑부근으로 가보았다. 종탑으로는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아두었다. 다른 사람들의 여행기를 보면 몇년전까지는 들어갈 수 있었던게 확실했는데....

 

 

현재 아나누리 요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 위해 잠정목록까지 올라간 모양이다.

 

 

그렇다면 더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교회 남쪽 벽면의 십자가문양이 선명했다.

 

 

마당의 잡초도 더 제거하고 깔끔하게 관리했으면 좋겠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봐도 특별한 것은 없었다.

 

 

지하공간은 감옥으로 썼거나 아니면 초소병사의 휴식공간으로 썼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교회 안으로 들어가볼 시간이다.

 

 

교회입구 부근에는 단체관광객들이 떼를 지어 쉬고 있었다.

 

 

입구 상단 벽면에 새겨둔 십자가를 둘러싼 조각작품들이 아름다웠다.

 

 

아르메니아와 터키 동부, 그리고 조지아를 돌아다니며 여러 교회를 둘러본 결과 이제 아르메니아 건축양식에 대해 조금 눈을 뜨게 되었다. 어떤 색깔의 돌은 기본으로 사용했는지 내부 구조와 외부의 특징은 무엇인지 이제 조금 알것만 같다.

 

정원에 관한 내용도 마찬가지였다. 일본 정원을 세밀하게 살펴보고 중국 정원도 몇군데나 살펴보고 우리나라 옛 건물과 정원을 살펴보면서 세나라 정원양식에 대해 아주 조금 눈을 뜨게 되었었다. 확실히 인간에게는 폭넓은 견문과 경험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돔에 설치된 틈을 통해 들어온 빛이 교회내부를 비춰주고 있었다.

 

 

제단 장식이 화려했다. 일부 벽면에는 프레스코화들이 그려져 있기도 했다. 바닥은 다듬은 돌로 깔았다. 

 

 

제단 부근을 장식한 그림속의 인물들은 누구였을까? 성모 마리아와 예수 그리스도 같은 분들이 아니었을까하고 짐작을 해본다.

 

 

나는 다시 밖으로 나갔다.

 

 

출구부근에는 신도들을 위한 양초를 팔고 있었다. 이목구비가 단정한 꼬맹이 아가씨가 왜 그리 사랑스럽게 보였는지 모른다. 

 

 

밖으로 나오자 아까 우리가 지나온 다리가 보였다. 저 다리에서 아나누리요새를 살펴보면 한눈에 구조를 환하게 파악할 수가 있다.

 

 

주차장 가의 나무 그늘에는 장사치들이 진을 치고 앉아서 여러가지 간식거리 음식들을 팔고 있었다.

 

 

누가 구해왔던가? 차안에서 컵에 담은 블랙베리 비슷한 것을 건네주었다.

 

 

어느 나라 사람이었을까?

 

 

차안에서 블랙베리(?) 한움큼을 집어 입속에 덜컥 털어넣었더니 양쪽 아구가 갑자기 아파왔다. 

 

 

우리를 태운 차는 아나누리 마을을 지난 후 개울을 따라 곧장 북쪽으로 신나게 달렸다.

 

 

하늘은 갰다가 갑자기 흐려지기도 했다. 한번씩은 빗방울을 슬쩍 떨어뜨리기도 했다.  어쨌거나간에 고도를 슬슬 높여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