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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아르메니아, 조지아, 터키(完

기차표를 구하고 시내 탐방에 나섰다

by 깜쌤 2015. 11. 13.

후진국일수록 제복입은 사람의 권력과 권위가 대단한 법이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는 완장찬 사람들이 위세를 떨치기도 했다. 조지아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철도경찰인지 아니면 정식경찰인지는 모르지만 제복 입은 사람들이 3층 대합실내에서의 촬영은 제제하고 있었다. 간신히 몇장면만 건졌다. 3층 대합실이라고해서 별건 아니다. 그냥 보통 역건물이 가지는 대합실과 비슷했다.

 

 

그래도 전광판은 최신형 모니터로 대신하고 있었다. 트빌리시역에 도착하는 기차 시간표를 띄워놓기도 했다.

 

 

나는 국제열차시간표도 함께 살펴보았다. 국제열차는 트빌리시에서 아르메니아의 예레반으로 가기도 하고 아제르바이잔의 바쿠로 가기도 했다. 나는 흑해 연안의 바투미로 가는 기차시간표를 중점적으로 살펴보았다. 

 

새벽 0시 30분에 바투미행 열차가 있었다. 그 기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내일 카즈베기로 갔다가 하루를 묵고나서 트빌리시로 돌아온뒤 저녁 시간을 보내다가 그다음날 이른 새벽(실은 한밤중이지만)에 바투미로 가면 될 것 같았다. 그런 뒤에는 터키로 넘어가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번호표를 뽑아서 창구로 갔다. 매표를 담당하는 여직원의 얼굴윤곽이 아주 또렸했다. 미인이었다. 바투미행 심야열차의 2등칸이 매진되고 없어서 1등칸으로 했는데 나중에 결과를 보니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기차표를 구하는데는 여권이 필요했다. 우리 팀은 모두 네명이지만 여권은 한 명 것만 있으면 OK였다. 

 

 

매표소 여직원은 차표를 내어주며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트빌리시에서 바투미까지의 1등칸 요금은 40라리였다. 2만원이 넘는다는 말이다. 매표소가 있는 대합실 맞은편에 전자제품을 파는 가게가 있어서 들어가보았는데 삼성 40인치 LED 티비가 약 50만원선이었다. 이들에게 50만원은 엄청난 거금일 것이다.

 

 

기차표를 구했으니 이제 본격적인 시내탐방을 할 차례다. 역건물 저 멀리 맞은편에 올드타운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이제는 슬슬 걸어가보기로 했다. 역 앞에서 직선으로 뻗은 도로를 따라가보기로 했다.

 

 

기차역 부근은 극도로 혼잡했다.

 

 

차량과 사람이 엉겨서 잘못하면 사고당하기 십상이다. 도로에는 중앙선 표지도 없었다. 

 

 

역광장은 거대한 주차장이며 정차장이다. 노란색 시내버스 출발점이기도 해서 더더욱 혼란스러웠다. 거기다가 공사중이었으니.....

 

 

트빌리시 중앙역을 나타내는 표식보다 삼성이라는 글자가 더 위에 붙어있어서 잘못 보면 삼성역으로 착각할 수도 있을 정도였다. 남들이야 착각을 하건말건 은근히 자부심이 느껴졌다. 

 

 

역 앞쪽으로 직선으로 뻗은 도로를 따라 걸어가지만 사실 볼거리는 별로 없다. 그냥 사람살이 모습만 훑어보는 것이다. 페이박스라는 이름이 있는 이 시설은 뭘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어떤 건물에는 현금지급기가 장치되어있다는 표지판이 붙어있기도 했다. 아마도 은행이었던가보다.

 

 

거리는 한가했다. 건물들은 낡고 우중충했으며 지나다니는 사람도 적었다.

 

 

한번씩은 노랑색을 칠한 트롤리 버스가 옆을 지나가기도 했다. 노란 택시는 많이 보았어도 시내버스가 노란색으로 칠해진 나라는 그리 흔치 않을 것이다.

 

 

로터리도 지나고......

 

 

 사거리도 몇번 지났다.

 

 

그러다가 마침내 쿠라강까지 걸어왔다. 강변에는 거대한 건물 세 채가 나란히 서있었다. 하지만 건물 관리상태가 어딘가 이상했다.

 

 

강건너편 언덕에는 새 건물이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었다.

 

 

강물은 소리없이 흐르고 있었다. 물이 흐리니 수심을 알 길이 없다. 

 

 

상류쪽 모습이다. 트빌리시 상류에는 므츠케타라는 이름을 가진 멋진 고적도시가 자리잡고 있다. 그리 멀지 않은 것으로 알고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이 강을 므츠케타 강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모양인데 구글 위성지도에서는 한결같이 쿠라강이라고 표기하고 있었다. 

 

 

강을 건넜더니 도로는 입체교차로 모습을 띄고 있었다. 여기까지 걸어오는데 한 30분 정도는 걸렸지싶다. 

 

 

거대한 입체교차로 부근은 한가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시계 가게가 문을 열고 있었다.

 

 

입체교차로를 이루는 도로는 복잡하게 얽혀있었는데 보행자들이 안심하고 건널만한 곳이 보이지 않았다.

 

 

결국 우리는 무단횡단을 해야했다. 차들이 무서운 속도로 덤벼들듯이 다가와서는 쏜살같이 꽁무니를 뺐다.

 

 

도로한쪽 끝에는 제복을 입은 위병 둘이서 사람 이름이라고 생각되는 글자들이 가득 쓰여진 벽앞을 부동자세로 지키고 서 있었다.

 

 

그 앞에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고......

 

 

 이런 식의 건축물이라면 거의 예외없이 충혼탑이나 위령탑 혹은 위령벽일 것이다.

 

 

언제 어디에서 희생된 사람들을 기리는 것일까?

 

 

2008년 당시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희생된 영혼들을 기리는 시설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로 된 안내판이 하나도 없어서 그저 막연하게 짐작만 할 따름이다. 

 

 

나는 이런 건축물을 대할때마다 약소국의 슬픔을 공감하는 편이다. 

 

 

그나마 유리 초소가 있어서 비나 눈이 올때는 위병들이 피할 수 있도록 한것이 마음에 들었다. 

 

 

복잡한 입체교차로를 지난 우리는 올드타운쪽으로 걸었다.

 

 

사람사는 곳으로 다시 돌아오니 살맛이 났다. 도시가 아무리 화려하고 예뻐도 사람들이 없다면 그것은 단순한 세트로서 촬영장이지 사람사는 곳이 아니다. 

 

 

거리에는 빨간색 2층버스도 다니고 있었다.

 

 

우리는 이 부근에서부터 도시 탐방을 시작하려고 하는 것이다. 트빌리시 워킹투어는 쇼타루스타벨리 기념탑에서부터 시작한다. 아마 이 부근 어디엔가 그 기념탑이 있을 것이다.

 

 

핵심지대여서 그런지 건물들과 가게들의 세련미가 남다르다.

 

 

트빌리시 워킹투어는 루스타벨리 지하철역 부근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트빌리시 콘서트홀을 찾아냈다.

 

 

콘서트홀 앞에는 멋진 분수대가 자리잡았다.

 

 

콘서트 홀 밑에는 카페를 겸한 멋진 패스트푸드점이 있다. 이름하여 엘비스다. 엘비스 프레슬리라는 이름에서 따온 것이리라.

 

 

패스트푸드 가게앞 광장 건너편에는 기아회사 광고판을 옥상에 인 건물이 보인다.

 

 

카페겸 패스트푸드점 안으로 들어가자 종업원들이 우리가 한국인임을 알고 환장하듯이 반가워했다. ㄱ장로는 특히 대인기였다. 이게 다 한류의 위력때문이다.

 

 

우리는 바깥에 앉기로 했다. 시원한 바람을 쐬며 커피를 마시고 싶었기 때문이다.

 

 

곳곳에 엘비스 프레슬리의 모습이 가득했다.

 

 

나는 아메리카노 한잔을 주문했다. 설탕을 넣지않고 블랙으로 마시기를 좋아한다. 

 

 

콘서트홀 건너편에는 이제는 정말 보기 힘든 코닥 상표가 걸려있었다. 코닥! 한때는 세계를 점령했던 카메라 필름 제조회사 이름이었다.

 

 

이야기를 하다가 심심해진 우리는 기차표를 꺼내 확인해보았다.

 

 

어느 정도 땀을 식힌 우리들은 다시 출발했다.

 

 

멜론 장사꾼이 자동차 뒤 트렁크에 과일을 실어두고는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가로수 사이로 러시아풍의 건물이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난전에 펴놓은 책을 살피기도 하며 천천히 걸었다.

 

 

곳곳에 참한 카페들이 줄을 이었다. 트빌리시의 거리는 그렇게 세련되고 아름다웠던 것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