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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아르메니아, 조지아, 터키(完

난생 처음 시나고그(유대교 회당)에 들어가보았다

by 깜쌤 2015. 10. 29.

 

트빌리시에는 조지아 전체인구의 25%, 그러니까 4분의 1이 몰려 산다. 한 나라의 수도답게 사람들이 복닥거리며 교통혼잡이  발생하기도 하는 그런 도시다.

 

 

조지아는 코카서스 산중으로 둘러싸인 나라지만 여기도 사람사는 곳이다. 제정 러시아시대부터 휴양지로 인기를 끌었던 곳이 코카서스 산록지대와 흑해연안 아니었던가? 그런 역사적인 바탕이 있기에 도시에는 세련된 기풍이 넘쳐흐른다.

 

 

세련됨에서 있어서는 아르메니아의 예레반보다 한 수 위가 아닐까 싶다. 트빌리시의 기후는 온화한 편이라고 한다. 위도상으로는 결코 낮은 곳이 아니지만 인근에 흑해와 카스피해가 있기에 바다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가보다.

 

 

우리는 지금 올드타운의 핵심거리를 걷고 있는 중이다. 올드타운이라는 이름 그대로 부근에는 온갖 유적지와 유서깊은 교회를 품고있다. 

 

 

올드타운을 관통하는 도로는 박석으로 깔려있었다. 돌을 잘게 끊어서 땅에 박아넣듯이 포장했다. 유럽에는 이런 스타일의 길이 많다. 

 

 

길 양쪽으로 플라타너스 나무들이 있어서 짙은 그늘을 만들어 주었다. 트빌리시는 여름에도 크게 덥지 아니하고 겨울에도 평균기온이 1도 정도로 온화한 곳이니 사람살기에 좋다는 말이 된다.

 

 

7년전에 왔을땐 우리나라 자동차를 보기가 어려웠는데 지금은 심심치않게 자주 만날 수 있었다.

 

 

건물 사이로 어머니상이 보였다. 아르메니아에서도 저런 모습의 조각상이 있었다. 구소련권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조각상같다.  

 

 

과일가게 앞을 지나는데 각종 다양한 과일들이 선보이듯이 진열되어 있었다. 조지아는 전반적으로 아열대성 기후를 띤다고 한다. 포도송이들이 크고 실해보였다. 무화과도 그랬다. 

 

 

도로를 따라 걷다가 교회를 발견했다. 즈바리시 마마 처치(church)일 가능성이 크다. 나는 안으로 들어가보았다.

 

 

이 교회 마당에는 나무들이 울창했다. 그늘이 많아서 뜨거운 여름날엔 잠시 쉬어가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마당에는 샘도 있어서  목을 축이기에도 좋았다.

 

 

두채의 건물이 나란히 서있는데 한쪽 구석에는 또 다른 작은 건물이 숨어있었고 거기에서 어떤 의식이 엄숙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교회마당에 사람들이 좀 모여있길래 의식 사진을 찍어도 괜찮겠느냐고 했더니 사진을 찍어도 별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주었다. 혹시 실수할까봐 미리 확인하고 의식을 잠시 살펴보러 간 것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잘못을 범한 셈이 되고 말았다. 

 

 

바로 이 사진인데 사진기 셔터소리에 그들은 의식을 멈추더니 모두들 놀란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는게 아닌가? 나는 순간적으로 일이 잘못된 것을 깨달았다. 고개를 숙여 미안함을 표시하고 황급히 돌아나왔다. 너무 미안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어린아이에게 세례를 베풀고 있는 중이었다. 이런 의식의 경우 비디오 촬영은 허락하지만 사진은 안된단다. 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조지아인들인데 고국에 돌아와서 자녀들에게 세례를 받게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들은 이방인이 모르고 저지른 실수를 너그럽게 감싸주고 이해해줄줄 알았다. 점잖게 대해주는 조지아인들이 고맙게 여겨졌다.

 

 

젊었던 날엔 그런 실수는 실수도 아니지만 이 나이에는 그렇지 않다. 여행경험도 어느 정도 쌓였기에 그런 실수를 저지르고 나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실수를 막기 위해 바깥에 있는 사람들에게 미리 확인까지 해두었지만 문제는 당사자들의 허락여부가 아니겠는가?

 

 

교회를 나와 다시 거리를 걸었다. 인근에 유대인들이 모이는 시냐고그(=시나고그)가 있다. 한쪽엔 조지아 정교회예배당, 한쪽에는 유대교인들이 모이는 시나고그(=회당), 그 사이를 잇는 도로에 주차시켜둔 자동차 예술(?)작품! 재미있는 나라가 아니던가?

 

 

길거리에 면한 초미니 공연장이 나같은 관광객의 시선을 잡아당긴다. 나중에 보니까 여기에서 실제공연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제 올드타운의 거리 분위기가 대강은 짐작되리라.

 

 

올드타운 부근에는 수많은 카페들이 몰려있다. 거리 전체에는 자유분방함이 묻어있다. 인근 터키에서는 절대 느낄수 없는 그런 자유로움을 조지아에서는 마음껏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유대인들의 회당에 들어가보기로 했다. 시나고그를 구경한다는 것은 체험하기 힘든 경험이다.

 

 

이 시나고그(synagogue)는 길거리에 면해있다. 입구 왼쪽에는 일곱개의 가지가 달린 촛대인 메노라를 닮은 가지 9개짜리 메노라가 서 있었다. 촛대 아래부분에는 '다윗의 별'이 새겨져 있었고......

 

 

정문을 이루는 철제대문에는 가지 일곱개짜리 메노라가 만들어져 있었다. 메노라의 상징성은 다양하다. 7일동안의 천지창조를 의미하기도 하고 모세가 호렙산에서 하나님을 처음 뵈었을때 본 떨기나무와 그 사건을 상징하기도 한다.

 

 

입구에는 제각기 다른 시각을 가리키는 시계가 결려있었다. 히브리 글자는 읽을 줄 모르니 정확한 내용을 짐작하기 어렵지만 도시 이름이나 국가이름을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중앙의 시계는 트빌리시 현지시각을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웰컴호스텔을 나온 것이 오후 4시 반이었으니 지금은 5시가 되는 것이리라.

 

 

실내로 들어가는 문을 통과하기 전에 나는 부근을 서성이는 사람에게 허락을 구했다. 그는 기꺼이 안에 들어가서 살펴보라고 했다. 사진을 찍는 것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타종교시설을 방문할때는 바짝 신경을 쓰는 것이 여러모로 안전하다. 죵교시설 안에서 잘못 행동을 하거니 예배의식같은 것을 방해하는 행동은 신성모독으로 오인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나고그 속으로 들어가보는 것은 나에게도 처음있는 일이다. 건물 안쪽은 단정했다. 의자들이 줄지어 서 있는데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다. 한 100여명 정도 들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가운데 연단 비슷하게 생긴 곳은 비마(Bimah)일 가능성이 크다.

 

 

비마는 예배를 집례하기도 하고 토라를 낭독하기도 하는 특별공간이다. 

 

 

의자는 뒷사람이 사용하는 부분과 앞사람이 앉는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성경같은 펴놓은 그런 부분은 경사져 있었다. 시나고그에 모이는 유대인들은 구약성경만을 본다. 

 

 

유대교와 기독교의 가장 큰 차이는 메시아(=메시야)를 누구로 보느냐 하는 것이다. 기독교도들은 예수님을 그리스도, 즉 메시야로 인정한다. 하지만 유대교인들은 그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아직도 메시야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므로 그들은 신약성경을 부인하고 구약성경만을 성경으로 인정한다. 

 

 

유대인들이 즐겨보는 구약성경 안에서도 제일 앞부분 다섯권을 특별히 소중하게 여긴다. 모세가 하나님과 대면한 뒤 나중에 쓴 글이라고 해서 토라라는 이름으로 더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다. 유대인들과 시나고그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분들은 아래에 소개해둔 주소를 방문해보기바란다. 이스라엘 문화원 주소다. 

 

 

                           http://www.iscc.co.kr/index.php  

 

 

 

천장에 매단 작은 샹들리에를 늘어뜨린 부분에도 '다윗의 별'이 붙어있었다. 삼각형 두개를 하나는 바르게 놓고 다른 하나는 뒤집어서 결합한 도형이 바로 다윗의 별이다.  

 

 

나는 최대한 정숙하게 실내를 살폈다. 안을 다보았으니 이제 밖으로 다시 나갈 차례다.

 

 

오른쪽 벽 아랫부분에는 메노라가 장식되어 있었고 촛대 가지 위쪽으로 수많은 사진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옷차림새와 모자가 비슷한 것으로 보아 랍비들일지도 모르겠다. 

 

 

랍비는 성경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유대교의 스승이나 회당지도자를 의미하는 말이다.

 

 

그들은 거의 빠짐없이 매일매일 탈무드를 읽거나 공부한다고 한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꼭 읽어봐야할 책이 탈무드라고 한다. 나도 사서 벌써 몇번을  읽어보았는데 그때마다 느끼는 감회가 새롭기만 하다.

 

 

시나고그를 보고 다시 올드타운의 도로로 나섰다. 

 

 

그 다음 행선지는 나리칼라 요새다. 구시가지 뒷산에 있는 요새라고 보면 된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