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15 아르메니아, 조지아, 터키(完

나귀와 수도사 1

by 깜쌤 2015. 10. 13.

 

 

소녀와 헤어진뒤 나는 서둘러 마그니트 비앤비로 돌아왔다. 아침식사 시간이 다 되어가기 때문이다. 아침햇살을 머금은 개울물이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다.

 

 

얼핏 식탁을 보았더니 배낭여행자에게 주는 아침식사치고는 너무 화려해서 감탄사가 저절로 쏟아졌다.

 

 

방에 들어가서 짐을 살펴본 뒤 다시 식당으로 갔다. 드디어 기다리던 아침식사시간이다. 

 

 

주인 아줌마가 계란요리를 새로 가져다 주었다. 분명 아까는 보이지 않았던 요리다. 무엇이 차려져 있는지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빵이다. 빵도 워낙 종류가 많아서 이름을 잘 알지도 못하지만 척보기에도 겉은 약간 파삭하고 속은 촉촉해보인다. 나는 속살이 촉촉한 빵을 좋아한다. 

 

 

잼이다. 빛깔만 보면 살구잼일 가능성이 높다.

 

 

요거트였을 것이다. 벌써 두달 가량 전의 일이라고 음식맛을 까먹었다. 

 

 

롤빵이다. 슬쩍 달달해서 입가심으로 먹기에는 그저 그만이었다. 

 

 

아마 햄이었지? 분명 고기다.

 

 

우리나라에서 파는 단팥빵 겉모습과 비슷하지만 맛은 그게 아니었다.

 

 

치즈! 내가 정말 좋아하는 치즈다. 어떤 이들은 콤콤한 냄새가 난다고 해서 거뜰어보지도 않는다지만 나는 좋아한다. 좋아도 너무 좋다.

 

 

계란요리다. 스크램블로 봐야하나?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다.

 

 

이것도 치즈였던가? 그렇다면 버터는 어디 있는 거지?

 

 

우와, 새로운 잼이다. 가만, 이것도 잼이었던가? 뭘 이렇게 푸짐하게 주는 거지?

 

 

이제 마지막으로 커피, 그리고 차......   아침 식사를 푸짐하게 잡숫고 싶다면 딜리잔의 마그니트 비앤비로 가시라. 아르메니아 가정식 요리로는 최고를 맛볼 수 있다.

 

 

살다가 말이다, 한번씩은 이런 복도 누려봐야 하는 법이다. 우리 팀은 항상 잘되는 일만 가득하므로 이런 횡재를 하는 것이리라.

 

 

아침 햇살이 슬쩍 비켜가는 식탁에 둘러앉아 멋진 식사를 했다. 혹시 아르메니아의 딜리잔에 갈 계획이라면 그집 홈페이지를 미리 방문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것이다. 마그니트 비앤비의 홈페이지 주소는 아래와 같다.

 

                    http://magnit-dilijan.am/

 

만약 다른 이들의 평가가 궁금하다면 다른 홈페이지를 방문해보시기 바란다. 아래 주소를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식사를 마친 뒤 우리는 다운타운으로 내려갔다. 오늘은 하가르친 수도원과 고쉬(고시)방크를 둘러볼 예정이다. 그런 뒤 시간이 남으면 딜리잔 마을 탐방을 해볼 생각이었다.

 

 

어제 오후에 물 때문에 고생을 했으므로 오늘은 물 하나는 단단히 챙겼다.

 

 

집에서 8시 55분에 나와 걸어갔더니 이제반으로 가는 버스가 출발해버린 뒤였다. 그렇다면 오늘 일정 소화를 위해서는 택시를 불러서 교섭해야만 했다. 택시를 어디에서 불러야 할 지 몰랐기에 정차해있는 차 중에서 한대를 골라야했다.

 

 

인상이 좋아보이는 탹시기사를 골라 교섭에 들어갔다. 하가르친에서 한시간의 대기시간을 갖고 고쉬방크에서 다시 한시간의 대기시간을 갖는 것을 기본조건으로 걸고 10,000드람을 주기로 했다. 우리돈으로는 2만5천원이나 되는 거금(?)이다. 모르긴 몰라도 우리같은 이런 관광객을 만나면 운수좋은 날 축에 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교섭이 이루어졌기에 택시를 타고 이제반 방향으로 달렸다. 산을 등진 곳에 딜리잔 동쪽 지역의 마을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따가 오후에는 저 마을에 들어가 볼 생각이다.

 

 

이제반으로 가는 도로를 따라 달리던 택시는 철교 아래를 지나서 산골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울창한 숲속으로 난 도로를 따라 달렸다. 산에 자라는 나무들은 밤나무나 상수리나무들 같았다. 아래에 올려둔 지도에 의거해서 위치를 확인해보기로 하자.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다. 지도에 빨간색 동그란 점이 네개나 있다. 제일 왼쪽이 바나(드)조르이고 아래쪽 호수부근에 있는 점은 세반 호수가의 세바나방크를 나타낸다. 지도 한가운데가 딜리잔이고 노란색 점은 하가르친의 위치를 의미한다. 지금 우리가 가는 곳이 하가르친이다.

 

초록색 점은 고쉬방크를 나타내며 오른쪽의 빨간색 점은 이제반의 위치를 나타낸다. 이제반은 딜리잔보다 더 큰 도시다. 딜리잔의 인구가 17,000명 정도라는데 이제반은 2만명을 넘어서는 모양이다.   

 

 

 

 

좀 더 확대한 지도를 살펴보자. 

빨간색 점  - 딜리잔

노란색 점 - 하가르친 수도원

분홍색 점  - 하가르친 마을

초록색 점 - 고쉬방크(=고샤방크)

 

하가르친 수도원에서 딜리잔으로 이어지는 멋진 트래킹 코스가 유명하다고 지도에 나와있었다. 고쉬 마을에서 딜리잔으로도 걸을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하나도 해보지 못했다. 지금 생각하니 너무 아쉽다. 

 

 

 이리저리 산을 감아돌며 오르던 차는 마침내 공터에 도착했다. 아쉽다. 숲이 좋았기에 자동차를 타고 조금 더 올라갔더라면 하고 바랬지만 내가 원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이미 몇대의 차들이 도착해있었다. 우리가 타고온 차는 독일이 자랑하는 오펠사의 진한 잉크색 승용차다.

 

 

도로 아래쪽에 예배당이 몇개 모여있었다. 저 건물들이 바로 하가르친 수도원인 것이다.  

 

 

자세히 보면 건물 세채로 이루어진 집합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예배당 벽돌 색깔이 선명한 것으로 보아 최근에 보수를 한듯 하다.

 

 

하가르친 수도원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런 깊은 계곡에 교회를 세울 계획을 한 사람들은 대체 누구였을까? 

 

 

계곡쪽으로 조금 더 접근하면 건물이 한채 나타나는데 접근금지 표시가 선명했다. 군사용 시설이거나 고위층이 이용하는 시설같아 보였다.

 

 

제일 큰 건물이 성 아츠바차친교회다.

 

 

입구쪽에 기둥들이 몇개 남아있었다.

 

 

이 수도원 건물들은 2011년에 전면적으로 새로 보수되었다고 한다.

 

 

안으로 들어가보기로 했다. 건물속에 안들어가보면 여기까지 온 의미가 사라지고 만다.

 

 

안은 휑할 정도로 비어있었다 벽면을 따라 사진들이 조금 전시되어 있었고 전면에는 의자들이 조금 놓여있었다. 

 

 

정면 중앙에는 아주 인자해보이는 수도사의 사진이 붙어있었다. 십이사도 교회의 총대주교정도는 되는 인물이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나무로 만들어놓은 사진 전시대에는 새로 손보기 직전의 하가르친수도원 모습을 찍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예전의 모습을 보니 폐허나 다름없었다.

 

 

수리하도록 거금을 희사한 분의 성함은 아랍식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그게 의아했다. 아랍식 이름을 가진 크리스찬이었을까?

 

 

중앙의 돔은 유리로 덮여있었다.

 

 

저분은 도대체 누구일까?

 

 

아르메니아 십이사도교회는 로마카톨릭과는 무관한 교회다. 그러니 총대주교정도의 인물이 아닐까 하는 식으로 내나름껏 상상을 해본 것인데 어떤 근거를 가지고 하는 말은 아니다. 

 

 

아까 우리가 들어온 입구는 왼쪽 문이다.

 

 

나는 다시 밖으로 나갔다.

 

 

마당에는 현지인 몇명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어찌보면 동화속의 세상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단정하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나는 두번째 건물쪽으로 다가갔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