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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중국-붉은기의 흔적:강소,호남(完)

명효릉의 주인 3

by 깜쌤 2015. 8. 7.

 

저 문 앞쪽으로 신도가 연결되어 있을 것입니다.

 

 

제 예상이 맞긴 맞았네요.

 

 

안에서부터 밖으로 나가서 확인해보니 문 이름은 영성문이었습니다.

 

 

홀을 잡고 있는 문인상이 안에 있습니다. 출구를 향하여 거꾸로 나가면서 구경을 하게 되니 순서잡기가 힘들어집니다.

 

 

양쪽으로 마주서 있습니다.

 

 

문인과 무인이 쌍을 이루어 신도에 서 있습니다. 이 길 이름이 옹중로신도입니다. 효릉의 경우 옹중로신도만 해도 길이가 250 미터 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 다음에는 무인이 등장합니다. 역시 둘이 쌍으로 서서 마주보고 있습니다.

 

 

갑옷을 입은 모습으로 되어 있습니다.

 

 

무기를 잡은 자세가 늠름합니다.

 

 

아주 특이하게도 신도가 굽어져 있습니다.

 

 

하늘에서 보면 북두칠성 모습으로 굽어져 있다고 합니다. 원주형 돌 위에 구름과 용을 조각해서 세운 기둥이 등장합니다. 그 이전 시대에는 주로 연꽃을 조각해서 세웠다고 합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새로운 양식이 등장했다고 봐야겠지요. 

 

 

이번에는 석상로신도가 등장합니다. 돌로 만든 신령한 동물들이 황릉으로 가는 길을 지키고 섰습니다. 제일 안쪽에 말이 배치되어있었습니다.

 

 

석상로신도의 길이만해도 615 미터 정도라고 하니 효릉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이 말은 서있는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밖으로 나가면 꿇어앉은 자세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말이 모두 네마리인데 두마리는 서서 근무하는 중이고 두마리는 휴식중이라는 의미가 된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발상입니다.

 

 

이 짐승은 모습이 아주 특이하지 않습니까? 무엇일까요?

 

 

척보고 한눈에 무슨 짐승이라고 알아맞추는 분은 드물지 싶습니다. 저도 말만 들었지 구체적인 형상을 가까이에서 자세히 살펴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지 싶습니다. 이 짐승이야말로 중국인들이 상상해왔던 기린입니다. 목이 긴 기린이 아니고요....

 

 

중국인들이 상상한 기린의 몸뚱아리입니다. 비늘이 가득함을 묘사한 것일까요? 조카의 자리를 뺐은 3대황제 명 영락제는 환관 정화를 시켜 아프리카까지 대함대를 파견했습니다.

 

 

아프리카의 토인들이 선사한 기린을 배에 싣고 돌아와서 황제에게 바쳤던바 영락제가 크게 감격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예로부터 기린이 등장하면 태평성대가 찾아온다고 전해졌기 때문에 황제가 감격해했던 것이죠. 물론 그 기린과 전설상의 기린은 다른 것이지만 말입니다.

 

 

공자도 기린이 잡혔다는 말을 듣고 깊이 탄식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생긴 말이 획린(獲麟)이라는 단어입니다. 이 기린은 앉아 있습니다. 

 

 

기린! 고대의 중국인들은 기린과 봉황, 그리고 거북과 용을 신령스럽게 여겼다고 합니다. 기린이라는 짐승속에 용과 호랑이와 사자와 소의 형상이 한몸 안에 다 들어있다고 여겼습니다. 조각한 모습을 보면 그런것 같기도 합니다.   

 

 

그랬기에 기린은 황제의 능에만 사용되었던 것이죠.

 

 

그 다음에는 코끼리가 등장합니다.

 

 

귀가 작은 것으로 보아 아시아코끼리의 형상같습니다. 저만치 앞에도 코끼리가 보입니다.

 

 

이번에는 역시 앉은 자세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앉아있는 코끼리라니 재미있는 모습 아니겠습니까?

 

 

녀석이 설마 졸고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코를 어느쪽으로 말아있는가 싶어서 정면에서 찍어보았습니다.

 

 

그 다음엔 서있는 낙타가 등장합니다. 쌍봉낙타네요.

 

 

혹등이 두개나 있으니 동아시아 품종인가 봅니다.

 

 

당연히 그 다음에는 앉아있는 낙타입니다.

 

 

무릎을 꿇은 낙타의 자세가 꽤나 재미있게 묘사되었습니다.

 

 

이 짐승은 무엇일까요?

 

 

제과회사 이름과 관련이 깊습니다. 그렇습니다. 해태입니다.  

 

 

우리가 흔히 해태 혹은 해치라고 부르는 전설상의 괴물이 바로 여기에서 버티고 있더군요.

 

 

마지막으로 등장한 것이 사자였습니다. 정문에서부터 차례대로 관람한 분들이라면 이 사자상부터 먼저 만나게 될 것입니다.

 

 

중국 청년들이 신상들을 하나씩 촬영하고 있더군요.

 

 

이제 거의 다 온것 같습니다. 신도가 이렇게 긴 황릉도 흔치는 않을 것입니다.

 

 

사자상 부근에 벚꽃동산이 있더군요.

 

 

앉아있는 사자 뒤로 날렵한 처마를 가진 정자가 보이지요? 그쪽이 모두 벚나무 천지였습니다.

 

 

이제 석상로신도가 끝났습니다. '석상들이 있는 신도'라는 뜻으로 석상로신도라고 이름붙인 모양입니다.

 

 

모두 사자, 해태, 낙타, 코끼리, 기린, 말, 이렇게 여섯종류의 신상들이 신도를 지키고있었습니다.

 

 

우리는 벚나무 동산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중국 유적지에 벚나무 동산이 있다는게 어딘가 수상했습니다.

 

 

한 수 더 떠 도리이까지 버티고 서있다는게 너무 이상했습니다. 주위를 잘 살펴보니 중국 강소성과 일본의 후쿠오카 사이에 맺은 친선우호 기념으로 조성한 동산이었습니다.

 

 

왜인들의 이런 교섭능력은 아마 세계 최고수준이 아닐까 싶습니다. 갑자기 비위가 상해 대강 둘러보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럴땐 나도 편협한 사고방식을 지닌 국수주의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만 기분이 상한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1월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꽃망울을 터뜨린 나무도 있었습니다.

 

 

왜구들에게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은 것이 명나라일텐데 간교한 왜인들은 명태조릉의 참배도인 신도 부근에 벚나무 동산을 조성하도록 했으니 이들의 간교함은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중국 당국의 통이 큰 것인지 무신경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