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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중국-붉은기의 흔적:강소,호남(完)

소주성밖의 번화가 산당가

by 깜쌤 2015. 6. 18.

 

산당가(山塘街)는 소주를 대표하는 거리가운데 하나입니다. 성벽안에 관전가라는 멋진 거리가 있다면 성벽밖에는 산당가라는 환상적인 거리가 존재합니다.

 

 

산당가라고 했으니 이 거리를 끼고 흐르는 운하는 당연히 산당하가 될 것입니다. 운하를 따라 심어진 버들의 휘늘어진 가지 모습이 멋진 경치를 만들어냅니다. 물길의 크기가 보통을 넘어섭니다.  

 

 

 

 

위 지도에서 2번으로 표시해둔 곳이 산당가입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산당가는 2번이라고 표시한 곳 위에 빨간색으로 표시한 지하철역 부근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보면 됩니다. 산당가는 요즘 소주에서 한창 뜨는 곳으로 봐도 틀리지는 않습니다.

 

 

지하철역에서부터 2번으로 표시해둔 곳으로로 도로를 따라 내려오면서 살펴보면 더 멋지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오늘 우리의 목적지는 한산사 가는 길에 있는 유원한산사로 정해두었기에 산당가는 슬쩍 훑어만보고 스쳐지나기로 합니다.   

 

 

산당가 남쪽거리의 입구에 해당하는 곳에는 패방이 서 있었습니다. 우리는 운하위에 걸린 다리를 지나 패방이 있는 거리 안쪽으로 걸어들어갔습니다.

 

 

휘파건물들이 운하 양쪽으로 줄지어 섰습니다.

 

 

패방에는 산당승적이라는 글씨가 뚜렸합니다. 이 안쪽이 칠리산당가라는 곳이죠.

 

 

산당가의 기원은 서기 825년 소주자사로 부임했던 백거이(=백락천)가 오나라때의 유적인 호구와 소주성내를 연결하는 물길을 낸 것이 시초라고 전합니다. 그러니 천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곳이죠.

 

 

 

물길 양쪽으로 민가가 들어서고 사람들의 왕래가 늘면서 이윽고 소주의 명물로 변해버린 곳이죠. 우리가 갔을때도 서민들 삶의 모습이 있는 그대로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었습니다.  

 

 

온갖 먹거리와 생필품을 파는 가게가 패방부근부터 가득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당소전백공사라고 쓰여진 현판이 걸려있는 사당으로 들어갔습니다. 백거이는 당나라때의 사람이고 태자의 스승격인 소전자리에 있었던 적이 있었으니 그렇게 부르는가봅니다. 

 

 

사당안 마당에는 백거이의 상이 서있었습니다. 강서성 구강 부근의 여산(=려산)에서 백거이의 흔적을 보고 소주에서 다시 그를 만나게 되니 감개가 무량했습니다.   

 

 

그가 소주자사를 역임하며 백성들을 위해 물길을 낸것이 산당하입니다. 산당하 양쪽으로 민가들이 들어서면서 번화가로 변했는데 그 거리가 산당가가 된 것이죠.

 

 

그의 석상이  사당 안 한가운데 탁자위에 모셔져 있었습니다.

 

 

옛날에는 정치가들이 시인의 역할을 했다는 것이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배운 사람들이 과거시험을 보아서 관리가 되던 시기니 시인묵객들 가운데는 관리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는 건물을 나와 운하쪽으로 가보았습니다. 정자처럼 생긴 건물 지붕 곡선이 놀랍도록 날씬합니다. 

 

 

 조금 걸어나갔더니 운하가 보였습니다. 아까 우리가 시내로부터 걸어왔던 도로가 물길 위를 지나면서 만든 다리도 보입니다.

 

 

나는 운하로 내려가보았습니다.

 

 

가만히 살펴보면 소주는 물길이 그물처럼 얽혀있는 그런 도시입니다. 그러길래 동방의 베니스라고 부르는가 봅니다. 베니스출신 마르코폴로도 여기 소주를 거쳐갔었습니다.  

 

 

동방의 베니스든 중국의 베니스든 간에 확실히 소주를 비롯한 양자강 이쪽 지방의 도시들은 물위에 떠있는 도시들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내 눈앞으로 노란색 지붕을 인 멋진 배가 운하의 물살을 헤치며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배도 배이지만 멀리 걸려있는 다리가 한결 더 이국적인 정취를 풍겨내고 있습니다.

 

 

바로 저 다리죠. 다리 중간을 높여서 어지간한 배들은 쉽게 통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나는 다시 운하를 끼고 있는 사당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거리에는 결혼식을 앞둔 예비부부들이 웨딩 촬영을 하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예비부부들은 언제봐도 흐뭇하게 여겨집니다.

 

 

가만히보면 제법 미남미녀들입니다.

 

 

반사판을 든 청년도 촬영을 맡은 사람도 모두들 호흡이 척척 맞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다시 산당가 입구쪽으로 걸어나왔습니다.

 

 

뭐라도 먹고 가야할 것 같아서 먹거리를 살폈습니다. 중국족발은 우리와는 요리법이 다른 것같습니다.

 

 

엄청 먹음직스럽긴한데 엄두가 나지않아 포기했습니다.

 

 

결국 내가 택한 것은 양고기탕이었습니다.

 

 

동행인은 양고기가 들어간 국수를 주문했습니다.

 

 

우리같은 서민들이 드나드는 곳에서 간단히 요기를 했습니다. 중국북쪽 내몽고자치구의 호화호특에서 먹었던 양고기탕이 생각났습니다.

 

 

양고기! 보기보다 정말 맛있습니다. 거기다가 뜨끈한 국물까지 있었으니 금상첨화였습니다.

 

 

여행의 즐거움은 이런데 있습니다. 서민들과 어울려 평범한 음식을 맛보고 그들의 삶을 건성이나마 슬쩍 들여다본다는 것 말입니다. 현지인들의 삶을 엿본다는게 얼마나 큰 즐거움이던가요?

 

 

산당가를 나온 우리들은 운하를 따라 걸었습니다. 서쪽으로 마냥 걸어가면 유원과 한산사가 나올 것이니 슬슬 걷기만 하면 됩니다.

 

 

아까 산당하에서 본것과 비슷한 멋진 아치를 지닌 다리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1월에 연두색이 슬쩍 묻은 버들가지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입니다. 강남풍정은 확실히 운치가 넘치더군요. 그러니 사람들이 땅에는 소주항주가 있다고 입에 달고 다니는가 봅니다.  

 

 

배가 한 척 지나가면 더 멋질텐데요......

 

 

이만하면 멋지지 않습니까? 우리는 이런 길을 따라서 걸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걸어가야 할 저 멀리 앞에 다가오는 풍광도 아름답기 그지 없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해보았더니 이 부근에 유원이 숨어있을 것 같았습니다.

 

 

다 아는 이야기지만 소주는 운하와 물과 정원의 도시입니다. 기막히게 아름다운 정원들이 도시 곳곳에 숨어있으니 정원을 찾아가는 기대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것이죠.

 

 

골목을 지나고 곳곳에 숨겨진 다리를 지났습니다. 바닥 장식도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릅니다. 골목바닥을 장식한 돌에 새긴 조각의 정교함이라니.......

 

 

 작은 골목을 요리조리 돌았더니 시내버스가 다니는 도로가 나왔습니다. 유원으로 오는 버스노선도를 확인해두는 의미에서 그냥 한번 살펴보았습니다. 소주기차역에서 오는 버스도 있더군요.

 

 

소주에도 항주와 같이 자전거를 빌려주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는가 봅니다. 연두색 자전거들이 유원을 둘러싼 담장 부근에 정렬되어 있었습니다. 

 

 

마침내 우리들은 유원앞까지 왔습니다.

 

 

소주가 자랑하는 정원 가운데 하나가 유원입니다. 나는 은근히 기대가 되었습니다.

 

 

유원입구 앞의 도로모습입니다. 시내버스가 손님들을 내려놓고 황급히 사라져갔습니다. 높은 빌딩들이 없으니 도시가 얼마나 단정하게 보이는지 모릅니다.

 

 

유원입장권을 샀습니다. 나는 반표를 샀습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여러가지 혜택을 누릴 나이가 된 것이죠.

 

 

유원! 자그마치 5A급 관광지구입니다. 그러니 어찌 기대를 안할 수 있겠습니까? 이제 안으로 들어가봅니다. 다음 글에 계속하겠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