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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중국-붉은기의 흔적:강소,호남(完)

가장 아름답다는 무원에서도 이갱이 으뜸이다 4

by 깜쌤 2015. 5. 18.

 

골짜기 양쪽을 흘러온 물은 마을 한가운데서 마주칩니다.

 

 

통제교 부근의 모습인데요, 물길 양쪽으로 쌓은 석축의 정교함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사진을 통해서 이젠 익숙해졌으리라고 봅니다만 하얀색 담벽에 짧은 처마를 지닌 까만 기와지붕을 올린 건축물들을 우리는 휘파건축이라고 부릅니다.

 

 

중국 동남부의 강소성, 강서성, 안휘성 같은 곳에 많이 존재하는 건물 양식인데 굉장히 단정하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제갈량의 후손들이 모여사는 절강성의 팔괘진 마을에서 제가 처음보고 받은 충격은 상당히 큰 것이었습니다.

 

 

이런 마을이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사실 무원관광의 제철은 유채꽃이 활짝 필때라고 합니다.

 

 

가만히 살펴보니 온 집이 거의 객잔이었습니다. 저런 곳은 외국 관광객이 머무르는 것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중국여행의 별미는 이런 동네에서 머물러 보는 것입니다. 도시로만 다니기보다 이런 시골마을을 둘러보는 것이 얼마나 편한지 모릅니다.

 

 

물길 끝머리에 정자가 하나가 보입니다. 바이두 지도를 가지고 검색해보았더니 고산정이라는 건물이었습니다.

 

 

이 정자는 신명정(申明亭)입니다. 아마 이 마을의 제일가는 번화가는 이 부근일 것입니다.

 

 

찻집, 객잔, 가게들이 모여있습니다.

 

 

여긴 술집인 것 같습니다. 중국 무술영화에 등장하는 기예절정의 무림고수가 슬며시 출몰할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간판위에는 돼지고기 뒷다리가 세월을 안고 말라가고 있었습니다.

 

 

곧 다가올 성수기를 맞아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우리는 다시 마을 입구쪽으로 슬슬 걸었습니다.

 

 

나는 사람살이를 유심히 살펴봅니다. 그게 여행의 참 목적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아까 그림을 그리던 사람들은 어느 정도 완성을 시켜가는듯 했습니다.

 

 

중국! 참으로 무궁무진한 볼거리를 가진 나라입니다.

 

 

지역마다 음식이 다르고 건축양식이 다르고 사람이 다르고 말이 다르니 봐도봐도 끝이 없는듯 합니다.

 

 

부근에 대부제라는 건물이 있습니다.

 

 

제(第)라고 하면 원래는 순서를 의미하는 낱말이지만 이때는 건물을 가리키는 말이 됩니다. 대부정도가 되면 중앙정계에서 어느 정도의 벼슬을 한 사람을 의미하기도 하니 큰 인물이 살았거나 그런 사람이 만든 집이라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청나라 말기 함풍제 연간에 만든 건물이라니 약 150여년전의 건축물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떼어놓은 문짝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보통 솜씨가 넘는 것들입니다.

 

 

안에서는 작은 기념품들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그저 그렇고 그런 물건들인지 고급품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내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든 것은 정작 따로 있었습니다.

 

 

나는 대나무로 만든 죽간에 눈이 갔습니다.  

 

 

 꼭 하나 구하고 싶었지만 애써서 참았습니다.

 

 

 책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사람이니 대나무책에 어찌 눈이 가지 않으며 탐이 나지 않겠습니까?

 

 

 하나같이 정교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다음에는 꼭 하나 정도를 구해와야겠습니다.

 

 

외국에서 골동품을 구하는 것은 전문적인 식견이 없으면 바가지를 쓸 일이 많기에 신중하게 행동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수석도 제법 그럴듯 했습니다.

 

 

이런 집을 소유하려면 엄청난 부를 가져야만 가능했을 것입니다. 중국에서 명성을 날린 휘주상인들이기에 이런 동네를 만드는 것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우리는 대부제 밖으로 나갔습니다.

 

 

대부제 앞의 돌사자는 지나가는 나그네들이 하도 쓰다듬어서 그런지 반질반질하기만 했습니다.

 

 

우리는 다시 마을 입구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마을 한가운데를 흐르는 개울물은 수량이 줄어드는 겨울철이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오염도가 심했습니다. 

 

 

경치는 좋지만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개울에서 건져내는 물고기의 크기로 보아서는 잉어 종류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울가를 놀이터로 삼고 있는 아이에게는 오리도 친구일 것입니다. 

 

 

어디에서 나타났는지는 모르지만 도사인듯한 사람이 마을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전기인두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보였습니다. 그리 우수한 작품을 만드는 장인은 아닌듯 합니다.

 

 

어떤 이들은 건물수리용 목재를 운반하고 있었습니다.

 

 

먹이를 먹은 오리들은 제갈길을 갑니다.  

 

 

아이는 오리를 따라가고.......

 

 

할아버지와 손녀는 개울가에서 정답게 이야기를 나눕니다.

 

 

여기는 평화로움, 그 자체입니다.

 

 

나는 오랜만에 여유를 느꼈습니다.

 

 

긴 장대를 이용해서 오리를 원래 자리로 몰고가려는 엄마곁에 아이가 붙어서서 응원을 합니다.

 

 

우리는 마을 입구에 마련된 장터로 가보았습니다. 관광객들이 몰려들면 여기가 장터로 변하겠지요.

 

 

지금은 비수기여서 그런지 모든 점포들이 문을 닫고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마을 입구쪽으로 조금만 더 내려가면 절인지 사당인지 구별이 잘 안되는 건물이 나타납니다.

 

 

저 밑에 매표소가 있는 이갱마을 입구가 보입니다. 

 

 

마을에서 거쳐온 물길은 이렇게 흘러서 외지로 연결되는 큰 도로가의 물줄기와 합하는 모양입니다.

 

 

이런 동네라면 한번 살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하지만 중국인들의 환경의식이 문제겠지요.

 

 

이제 해가 질 시간입니다.

 

 

흐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모처럼 파란 하늘을 살짝 보았으니 기분이 나아진 것 같았습니다. 나는 더 아래로 내려가보았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