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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중국-붉은기의 흔적:강소,호남(完)

가장 아름답다는 무원에서도 이갱이 으뜸이다 1

by 깜쌤 2015. 5. 13.

 

패방을 지나서 안으로 들어가자 하얀 담으로 둘러싸인 정자같은 건물이 나타났습니다.

 

 

그 옆으로 작은 개울이 흐르고 있었는데 개울물 속에는 낡은 죽벌들이 떠 있었습니다. 죽벌이란 '커다란 대나무를 가지고 뗏목처럼 엮은 배'를 말합니다. 한쪽에는 새로 만든 죽벌들이 줄을 지어 있더군요.

 

 

우리는 다시 도로로 올라왔습니다. 이제부터 여관을 찾아야지요. 마을 입구에 있는 여관보다 동네 안쪽에 있는 여관이 나을 수 있다 싶어서 계속 걸어들어갔습니다.

 

 

마을 입구를 가로지른 고속철도의 다릿발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그런 장면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렸더니 개울쪽으로는 절이라고 생각되는 건물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둘러보면 되니 지금은 무시하고 그냥 걸어갑니다.

 

 

고속철도 노선을 조금만 더 조정했더라면 이렇게 아름다운 전통마을 한쪽으로 지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었겠지만 이제는 때가 늦습니다.

 

 

마을입구에 들어서자 곳곳에서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주더군요.

 

 

너른 마당에서는 성수기때 쓸 죽벌이 정돈되어 있었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배들이 제법 많이 보였습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턱없이 좁을 것 같은 물길에 저런 정도 크기의 뗏목을 띄울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여기가 무슨 무이구곡도 아닌데 말이죠. 

 

 

하지만 그건 어리석은 내 생각이었고요, 조금 더 걸어들어가자 마침내 이갱 마을의 전모가 슬슬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안으로 들어서자 하얀 집들이 개울 양쪽으로 줄지어 서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마을 한가운데를 흐르는 개울에는 널빤지로 만든 배까지 떠있었습니다.

 

 

개울은 이갱마을 사람들의 생활터전이었습니다.

 

 

그들은 거기에서 빨래도 하고 심지어는 식용물고기도 길렀습니다.

 

 

하얀 벽에 검은색 지붕! 전형적인 휘주 스타일의 건축물들입니다.

 

 

어떤 젊은이는 간판비슷한 그 무엇을 만드는듯 했습니다.

 

 

이 동네 사람들은 생선을 더 잘게 토막내어서 말리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골목에 가득하니 활기가 돌았습니다. 1970년대의 우리나라 시골모습같지만 동네자체는 훨씬 부유하게 보입니다. 

 

 

여관이 나타나야하는데.......  우리는 정말 우연하게 여관을 구했습니다. 골목으로 돌아가다가 우연히 여관주인을 만났고 교섭에 들어갔던 것이죠.

 

 

물길로 향한 쪽의 방을 원했습니다만 주인은 서쪽 방을 추천하더군요. 오후에 햇살이 들어오기 때문에 밤에 더 따뜻하다는 것이었습니다. 120원을 달라는 것을 이틀 머무르기로 하고 하루에 백원으로 약정했습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치면 하루에 한사람당 9,000원으로 묵는 셈이죠.

 

 

화장실은 수세식이지만 전형적인 중국 시골스타일입니다.

 

 

뜨거운 물이 콸콸 쏟아지니 샤워하기가 좋았습니다.

 

 

우리가 묵었던 작은 여관입니다. 하지만 주인 아줌마가 영어를 말한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고 시어머니되는 분은 요리 솜씨가 뛰어났습니다. 아줌마 남편은 운전을 할 수 있으니 삼박자가 척척 맞는 집이었던 것입니다. 

 

 

물론 깨끗했습니다. 비수기여서 그런지 방은 동네 전체에 가득가득했습니다. 

 

 

영어로는 Brook Hotel이네요. Brook은 작은 시내, 개울을 의미하는 낱말이니 한자 이름과도 잘 어울립니다.

 

 

여관도 잡았으니 이젠 동네 구경을 나서야지요. 어디가서 점심도 먹어야하고 말입니다.

 

 

개울을 끼고 양쪽으로 자리잡은 집은 그나마 환경이 좋은 편에 들어갑니다. 작은 골목 안쪽으로도 집이 수두룩하게 들어차있습니다.

 

 

젊은이들이 모여서 그림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거의 다 외지인들 같더군요.

 

 

이집저집 모두 수리하느라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골목에는 고풍스런 집들이 즐비했습니다.

 

 

좋은 벼루를 파는 집들도 있는 모양입니다.

 

 

어떤 할머니는 개울물에서 채소를 손보고 있었습니다.

 

 

전통주를 파는 집들도 보였습니다만 점심 먹을 곳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이갱을 방문한 젊은이들은 그림을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다가올 관광철을 대비해서 대대적인 수리를 하고......

 

 

유채꽃이 활짝 피는 봄철이 되면 이 동네 골목은 관광객으로 차고 넘친다고 합니다.

 

 

마을입구를 가로질러가는 고속철도노선이 흉물처럼 다가옵니다.

 

 

이 아름다운 전통마을을 망치는 방법도 참 가지가지입니다. 이갱마을보다는 좀 더 떨어져 있지만 경주양동마을 앞쪽으로도 고속철도가 지나갑니다. 그런 식으로 따지면 피장파장이죠. 

 

 

어지간한 집은 민박을 겸하는 것 같더군요.

 

 

집 뒷마당에는 채전밭이 있었습니다.

 

 

골목에 늘어선 집들은 거의다 이층 이상입니다. 골목은 좁지만 어쩌면 외적에 대한 방어시설도 겸해서 설계한듯 합니다.

 

 

물길에 모여있는 붉은 색을 띤 고기들이 보이는지요? 나중에 보니 저게 다 식용으로 기르는 것이더군요.

 

 

시골마을이어서 그런지 아직도 전통 한자를 쓰는 분들이 많은가 봅니다. 정자체 한자를 볼 수도 있어서 좋았습니다.

 

 

별별 가게들이 다 있습니다. 벼루를 나타내는 연()자가 자주 보였습니다. 물길 끝 산에 정자가 보였습니다. 위치를 찾아두었으니 나중에 한번 올라가봐야지요.

 

 

이집은 찻집인가 봅니다. 지금 우리들은 배가 고프니 민생고를 먼저 해결해야만 했기에 찻집에 들어갈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골목은 끊어질듯 하면서도 위로 계속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계속 물길을 따라 상류쪽으로 올라갔습니다.

 

 

상류쪽으로 갈수록 물이 맑아집니다.

 

 

골목은 지저분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이지성고거라는 간판이 나왔습니다. 이지성이라는 분이 나름대로 유명한 분인가 봅니다.

 

 

어떤 집앞을 지나는데 손들이 가득했습니다. 좋은 일이 있는가 봅니다.

 

 

폭죽을 터뜨린 흔적이 가득한 것으로 보아 결혼식을 했거나 환갑잔치를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골목끝까지 올라가자 동네가 끝났습니다. 마지막 끝에서 우리는 아주 정감있는 작은 음식점을 찾아냈습니다. 안으로 들어섰더니 주인 아주머니는 우리를 마당 한구석에 있는 작은 정자로 안내를 했습니다.

 

 

새로 지은듯 합니다. 우리는 마주 앉았습니다.

 

 

 담장밖은 논밭들이 산으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시골에 와서 멋진 좌석에 앉아 전원경치를 감상할 수 있으니 우리도 횡재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찻집을 나타내는 깃발은 완전히 낡아있었습니다.

 

 

 전원풍경을 보며 늦은 점심을 주문했습니다.

 

 

점심을 먹고나서는 저 산골짜기 안으로 가볼 생각입니다.

 

 

주인 아주머니가 차를 내어왔습니다. 우리가 저런 시골동네의 작은 음식점에서 무슨 음식을 먹게 될지 궁금하시지요? 다음 글에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