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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중국-붉은기의 흔적:강소,호남(完)

여산의 진면목 - 오로봉 2

by 깜쌤 2015. 4. 24.

 

 여산풍광의 진면목은 오로봉에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은 시인묵객들이 오로봉과 삼첩천폭포에 관한 글을 남긴 것을 보면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동쪽으로 향한 오로봉들은 한결같이 절벽을 이루고 있습니다. 추락사고와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바위끝마다 노란색 선으로 표시를 해두었습니다.

 

 

절벽 끝머리에 돌로된 건물이 보였습니다. 저 정도면 정자라고 해야하나요?

 

 

거기가 1봉입니다. 정자부근에는 영문으로 새겨진 바위가 누워있습니다.

 

 

이름하여 마애석각이더군요. 여산에는 많은 수의 마애석각이 있는데 이 것은 특이하게도 서양선교사들이 1935년에 새겨서 남긴 모양입니다.

 

 

영어로 새겨진 마애석각에 의하면 저 건물도 선교사들이 세운듯 합니다. 그들은 키오스크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누가 봐도 서양식 키오스크가 맞습니다.

 

키오스크(kiosk)

 

기둥과 지붕만으로 이루어져 개방되어 있다. 이 용어는 여러 종류의 건축물에 두루 쓰이는데, 투르크의 술탄이 사용하는 여름 별장도 키오스크라고 하며 중앙을 돔으로 덮은 초기 페르시아 모스크는 키오스크 모스크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는 공원에 많이 설치해 야외음악당으로 쓰는 구조물을 가리키기도 하며 개인 정원의 전망대나 원두막을 일컫기도 한다. 그밖에도 지하철 입구, 공중전화 부스, 신문판매대, 안내소, 공중화장실, 그리고 유럽의 도시에서 광고 부착에 쓰이는 튼튼한 원통형의 독립 구조물을 가리키기도 한다.

 

 

 

거기에 서면 여산 아래쪽의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채 한눈에 들어옵니다.

 

 

나도 키오스크에 서서 아래경치를 살폈습니다. 멀리 안개속에 싸인듯한 풍경 너머로 파양호가 존재할 것입니다.

 

 

오른쪽으로는 함파구가 보입니다. 함파구 부근의 삭도도 눈에 어렴풋이 잡혔습니다.

 

 

제1봉을 살핀뒤 2봉으로 이동합니다.

 

 

어떤 이들은 이 바위를 두고 매부리를 닮았다고 해서 응취암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만..... 글쎄요...

 

 

바위틈바구니로 길이 이어집니다.

 

 

오로봉은 이름 그대로 다섯개의 봉우리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오로봉가운데 2봉은 그다지 화려하지도 않습니다. "어? 이게 2봉이야" 하는 정도였습니다.

 

 

2봉부근에서 조금 걷다가 중국의 여자대학생을 만났습니다. 구강에서 혼자 왔다는데 영어실력이 좋았습니다. 모처럼 영어로 대화를 해보았네요. 제가 보기에는 수재같습니다.

 

 

여산의 바위들은 하나같이 생김새가 좋습니다.

 

 

산밑에서 보면 평지에서 갑자기 우뚝 솟은 산으로 보일 것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여산의 최고봉같습니다.

 

 

켜켜이 쌓인 바위를 보니 여산이 지질공원으로 지정될 만한 자격을 갖추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산자락에는 우리가 잘 모르는 다양한 유적이 숨어있을 것 같습니다.

 

 

여산에서 백록동서원을 못본 것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네요.

 

 

우리는 지금 3봉으로 향하는 중입니다.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가 그리 멀지 않아서 앞으로 계속 걸어가볼만 했습니다.

 

 

길이 동굴 속으로 들어가는듯한 형상으로 변합니다.

 

 

바위틈바구니 사이에는 숨은 공간이 있었습니다.

 

 

누가 터잡고 수련을 했던가봅니다.  

 

 

우리는 계속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바람이 제법 불어서 춥다는 느낌이 듭니다.

 

 

한번씩 보이는 골짜기 경치가 환상적입니다.

 

 

동굴 비슷한 길을 빠져나와서 되돌아보았더니 바위에 글씨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오로동이네요.

 

 

돌길을 따라 계속 나아갑니다.

 

 

이윽고 삼봉이 나타났습니다.

 

 

아래쪽으로 깎은듯이 떨어져내린 절벽이 일품입니다.

 

 

절벽에 매달린 기형적인 소나무 한그루!  중국인들이 오로봉의 여산송이라고 이름을 붙인 나무가 저나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니 모두들 여산여산하는가 봅니다.

 

 

나는 이리저리 카메라를 대어보았습니다.

 

 

어느 정도 살펴본뒤 감탄사만을 남기고 돌아섰습니다. 4봉이 또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3봉에서 4봉으로 이어지는 길도 단정하게 손을 봐두었습니다.

 

 

아까 3봉에서 보았던 풍경들이 다가옵니다.

 

 

천연바위를 다듬어 길을 내어놓은 곳이 제법 많습니다.

 

 

멀리 바라보면 겹겹이 봉우리인데 가까운 발밑은 절벽의 연속입니다.

 

 

이 부근이 4봉입니다. 건너편에 보이는 것이 5봉입니다.

 

 

4봉에서 5봉으로 가는 길은 다시 손을 보고 있었습니다. 바위에 뿌리를 박은 소나무 한그루가 4봉의 상징이 되겠습니다.

 

 

우리는 4봉 전망대로 다가갔습니다. 바람이 엄청 몰려왔습니다.

 

 

드디어 우리 발밑에 여산자락 아래의 풍경이 확 펼쳐졌습니다.

 

 

날이 조금만 더 맑았더라면 파양호의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났을터이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흠이었습니다.

 

 

 

놓치기에는 아까운 경치였습니다.

 

 

온화한 기후에 멋진 경치를 지녔으니 시인묵객들이 여산으로 몰려들었던가 봅니다.

 

 

오죽했으면 바위에 천지장관이라는 글자를 남겨두었겠습니까?

 

 

3봉에서 얼굴만 슬쩍 마주친 아가씨도 여기까지 찾아와서 구경을 하더군요.

 

 

5봉으로 가는 길은 공사중이었습니다. 단 두사람이 그렇게 멋진 단길을 만들어나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 바람에 우리는 5봉으로 가는 계획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4봉에서 5봉을 건너다보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어쨌거나 오로봉 모두를 가까이에서 쳐다본 셈이 되었네요.

 

 

걸어온 길을 보았더니 제법 아득했습니다.

 

 

이제는 다시 돌아가야지요. 오른쪽 바위 절벽이 날카로운 저 봉우리 부근까지 걸어가야합니다.

 

 

우리는 발자취만 남기고 돌아섰습니다. 산에서든 바다에서든 다녀간 흔적을 남기지 않는 그게 제일 아름다운 법입니다.

 

 

오로동 바위위에는 중국 젊은이들이 모여앉아 한껏 기분을 내고 있었습니다.

 

 

내려가는 길은 쉽습니다. 이내 입구가 나왔습니다.

 

 

우리는 아까 보아둔 입구 부근의 식당에 가서 먹을 것을 찾았습니다. 결국 우리가 선택한 것은.....

 

 

컵라면이었습니다. 중국인 단체팀은 바깥에서 먹고 있더군요. 외국인임을 알아챈 주인은 우리들을 조용한 다른 공간으로 안내를 했습니다. 덕분에 따뜻한 햇살이 들어오는 창가에서 비록 한사발의 컵라면이지만 맛있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민생고를 해결하고나서는 다시 도로를 따라 걸었습니다. 식물원쪽으로 돌아가는 것이지요.

 

 

고요한 평화가 도로에 가득 내려앉아있었습니다. 몸과 마음이 한없이 상쾌했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