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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중국-붉은기의 흔적:강소,호남(完)

대천지구역과 용수애는 그저 비경의 연속이었습니다

by 깜쌤 2015. 4. 15.

 

우리는 여금호에서부터 선인동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한번 더 걸었습니다. 여금호 부근의 천교쪽으로 입장한뒤 호운석, 담판대, 선인동, 어비정을 보고 출구로 나간뒤 다음 행선지를 향해 걸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런 사실을 몰랐기에 바보처럼 행동한 것이죠. 그러면 아래 지도를 보겠습니다.  

 

 

 

위 지도를 클릭하면 제법 크게 뜰 것이지만 전체를 이해하는데는 이것만큼 좋은 것도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 선인동 코스를 살펴보았으니 다시 계속 능선을 타고 내려가서 천지사용수애를 보고 난뒤 현수교가 걸려있는 곳까지 내려갔다가 삼보수를 보고 미려산장을 거친 뒤 우리가 묵고있는 호텔로 되돌아오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여산 서남부쪽을 확실히 훑어보겠다는 것이죠.

 

1 - 여금호 (여금호 부근에 있는 빨간색 점은 백거이초당을 의미함)

2 - 선인동입구

3 - 어비정

4 - 선인동

5 - 대천지 입구

6 - 현수교

 

지난 글에서 우리는 노란색 실선을 따라 걸었습니다. 이제는 초록색 실선을 따라 산능선을 타고 계속 내려갔다가 다른 길을 통해 다시 여산 정상부로 올라올 것입니다. 이 글 제일 위 첫번째 도로 사진은 우리가 초록색선을 따라 가며 찍은 것이죠.

 

 

한 십여분을 걸어내려갔더니 드디어 유적지가 하나 나타났습니다. 대천지용수애를 탐방할 수 있는 능선의 등산로 입구가 되는 곳입니다.

 

 

패방에는 대천지라는 글씨가 뚜렷했습니다.

 

 

대천지 경내에 원래 천지사라는 절이 있었으며 현재는 폐허뿐이나 용수애, 문수대, 천지탑, 원불전, 천심대등이 남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방금 보고온 선인동까지는 불과 1.2킬로미터이고 현수교까지는 2.3킬로미터이니 걸을만 하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유적지 사이의 거리가 짧으니 지루하지는 않을 것 같았습니다.

 

 

입구를 들어서서 조금 걸어가니 원불전이 나타났습니다.

 

 

원불전이라는 이름 그대로 둥근 절이었습니다만 문이 잠겨져 있었습니다.

 

 

이 깊은 산중에 저런 절이 만들어졌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었습니다.

 

 

원불전을 슬쩍 훑어본 뒤 아래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갔더니 천지탑으로 이어지는 길이 나타났지만 유감스럽게도 폐쇄되어 있었습니다. 사연인즉 탑이 기울어 위험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산중에 있는 탑 하나 보려고 목숨까지 걸 일은 없으니 다른 길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산으로 이어지는 돌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조금 내려가자 나무로 만든 입구가 슬쩍 고개를 내밉니다.

 

 

오른쪽을 보니 대천지로 가는 길이 이어져 있었습니다.

 

 

호기심을 접지 못한 나는 직진해서 길 끝에 보이는 건물의 정체를 알고 싶었습니다. 이 일대 산중의 유적을 관리하는 직원이 거주하는 관리동이었습니다.

 

 

우리는 다시 돌아와서 아까 봐 둔 오른쪽길로 갔습니다. 바로 이 길입니다. 우리는 계단을 밟으며 걸었습니다. 사방에는 아직도 안개가 끼어있었습니다.

 

 

천지사 영역임을 표시하는 돌문이 곧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중국 곳곳에는 천지가 있습니다. 하늘 천, 못 지를 쓰는 호수의 숫자가 60여개가 넘는다고 하더군요. 백두산 천지도 중국인들 입장에서는 수많은 천지 가운데 하나라는 말이 됩니다.

 

 

우리는 방금 저 돌문을 거쳐 들어온 것이지요.

 

 

돌문을 지나자 길 양쪽으로 차나무밭이 나타났습니다.

 

 

그리 크지도 않은 차밭 끝머리에는 하얀 벽체 속에 동그란 모습의 문이 한번 더 등장합니다.

 

 

참 기묘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왼쪽의 글자는 노을 라는 글자같은데 오른쪽 글자는 자신이 없네요. 우리는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우리라고 해봐야 단둘뿐이지만요.

 

 

제법 너른 공터에는 돌의자와 탁자들이 여기저기 놓였고 작은 매점도 있었습니다. 파라솔 밑에서 의자에 앉아 무슨 일인가에 골몰하는 여자도 한명 보이더군요. 

 

 

그녀는 차 잎을 고르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가 중국인인줄로 알았는지 차를 사가라는 표현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여산의 안개때문에 운무차가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만 사실인가 봅니다. 천지운무차를 팔고 있더군요. 건물은 돌로 되어 있었고 옥상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계단이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건물 끝머리에는 돌로 만든 정자가 보였습니다.

 

 

그녀가 팔고 있는 것은 여산운무차였습니다.

 

 

나는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옥상에서 보면 산아래 경치가 환하게 드러나야했습니다만 안개 때문에 뵈는게 없었습니다.

 

 

안개때문에 멋진 경치를 못보는 것도 내 복이니 어쩔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조금 전에 저기 동그란 문을 통해 여기로 온 것이죠. 문 오른쪽으로 절이라고 생각되는 건물이 숨어있네요.

 

 

돌정자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경치도 그지없이 좋을 것이지만.....

 

 

돌로 만든 정자의 이름은 두모정이었습니다.

 

 

나는 옥상에서 내려가 두모정에 가보았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사방이 모두 안개때문에 가리워져있었습니다.

 

 

나는 동그란 문 옆에 숨어있던 건물로 가보았습니다.

 

 

천지사였습니다. 명태조 주원장과 관련있는 유적인 모양입니다. 그가 한때 중의 신분을 가지고 떠돌아다녔던 것은 사실입니다.  

 

 

천지사는 거의 폐사가 되어 있었습니다.

 

 

절 앞 마당에는 천지라는 작은 못이 있습니다. 주원장이 황제로 등극하기전 여기와서 소원을 빌었던 것은 역사적인 사실이라고 합니다. 

 

 

한쪽에는 화장실도 잘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우리는 대천지 공간을 벗어나서 주막(?)으로 갔습니다. 경내 바깥에는 주막 정도의 작은 매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유명하다는 용수애도 그리 멀지 않습니다.

 

 

우리는 매점에서 먹거리를 찾았습니다. 이 산중에서 외국인이 찾을 수 있는 먹거리라면 단연 컵라면과 달걀이겠지요.

 

 

일단 용수애로 내려가는 길을 찾아두었습니다.

 

 

그런 뒤 매점쪽으로 다시 돌아와서 컵라면을 찾았습니다.

 

 

아침도 굶고 이제 컵라면 하나로 점심겸 아침을 때우는 것이지요.

 

 

이번 여행에서는 몸무게가 3킬로그램 정도가 빠지더군요. 못먹고 엄청 걸었던 날들이 많았기에 그랬던가 봅니다.

 

 

매점 한쪽 끝머리에 자라는 동백나무에는 꽃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시들지 않고 그대로 떨어지는 동백! 참 신기한 꽃입니다.

 

 

컵라면으로 시장기를 잠시 속인 뒤 우리는 돌담길을 따라 내려갔습니다.

 

 

용수애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나는 다시 찾아오지 못할 대천지구역을 돌아보았습니다. 기억속에 심어두기 위해서 말입니다.

 

 

돌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니 앞이 탁 터지는 절벽이 나타났습니다.

 

 

용수애라는 곳입니다.

 

 

절벽 밑에는 아득한 천길 낭떠러지가 펼쳐지는데 맞은편 산과 이쪽 산을 이어주는 계곡에는 현수교가 걸려있었습니다.

 

 

대단한 곳입니다.

 

 

현수교가 있는곳까지 걸어서 간 뒤 우리는 다시 위로 올라올 생각입니다.

 

 

용수애 밑에는 아득한 절벽이 만들어내는 절경이 아낌없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용수애를 벗어난 뒤 이어지는 길을 따라 밑으로 내려갔습니다.

 

 

혼자 보기에 아까운 경치들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여산의 안개.....

 

 

신비로움의 극치입니다.

 

 

골짜기 밑에는 삭도건물이 보였습니다.

 

 

내려가는 길은 제법 가파르기도 합니다.

 

 

곳곳에 전망대가 숨어 있어서 심심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여산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한 것은 정말 잘한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다리가 점점 가까워옵니다.

 

 

내려가는 것은 쉬운데 올라갈 일이 까마득합니다.

 

 

곳곳에 전망대가 숨겨져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러다가 여산송을 만났습니다.

 

 

저 나무입니다.

 

 

여산에도 소나무가 많더군요.

 

 

괜히 여산여산 하는게 아니었습니다.

 

 

산길에 깔아둔 돌길도 아름답기 그지 없습니다.

 

 

중국인들의 미의식이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아무리 봐도 여산의 소나무와 절벽은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우리는 비경에 취해 그저 밑으로 정신없이 내려갔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