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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중국-붉은기의 흔적:강소,호남(完)

여금호의 아름다움은 변화무쌍했습니다

by 깜쌤 2015. 4. 8.

 

새날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여산을 샅샅이 뒤져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하루만에 다 볼 수 있는 그런 산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가까운 곳부터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어제 밤에는 지도를 펴놓고 스마트폰으로 바이두 위성지도를 불러낸뒤 이리저리 대조를 해보았기에 중요 유적지들의 위치를 대강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만 직접 가보지 않고는 정확하게 파악할 수가 없으니 슬며시 부담이 되었습니다.

 

 

일단 호텔을 나온뒤 어제 저녁식사를 했던 곳과는 반대쪽으로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그쪽으로 가면 호수가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길가에서 빨간 우체통을 만났습니다. 이런 분위기와는 절묘하게 어울립니다.

 

 

1월이라고는 해도 남쪽지방이니 걷기에는 그저그만입니다. 플라타너스 가로수들이 운치를 살려줍니다.

 

 

한오분여를 걸었을까요? 왼쪽으로 호수가 보였습니다.

 

 

여금호입니다. 호수를 만났으니 그렇다면 호반길을 걸어보아야합니다. 나는 호수쪽으로 내려가보기로 했습니다.

 

 

호수로 내려가는 길은 돌로 예쁘게 포장되어 있었습니다.

 

 

호수가로 내려가자 정감넘치는 아름다운 호수가 속살을 말갛게 드러냈습니다.

 

 

호수가에 자리잡은 집들도 아름답기 그지없었습니다.

 

 

누가 여기를 중국의 산중 마을이라고 하겠습니까?

 

 

호수가에 자리잡은 집 마당 한켠에는 물고기를 말리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잉어나 향어 혹은 대형붕어같습니다. 배를 따서 깨끗하게 손질한뒤 햇살에 자연건조시키는가 봅니다.

 

 

저렇게 건조시킨 뒤 어떤 식으로 요리를 해먹는 것인지 그게 궁금해졌습니다.

 

 

나중에 우리는 그 요리를 찾아서 먹어보게 됩니다. 

 

 

한쪽에서는 댄스판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작은 소리가 나는 스피커를 옆에 켜두고는 춤을 연습하는듯 했습니다. 그게 왜 그리도 아름답게 느껴지던지요.......

 

 

호수 표면은 거울면처럼 잔잔하고 맑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조금뒤에 놀라운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렇게 평화롭던 경치가 또 다른 모습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것은 놀라운 체험이기도 했습니다.

 

 

여금호! 이 호수의 이름은 여금호(如琴湖)입니다. 이 호수가 있는 골짜기는 금수곡이라는 이름이 붙어있습니다. 산중호수가 원래 아름답다고 하지만 이런 수준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여기가 무슨 유럽도 아니고 말입니다.

 

 

나는 아름다움에 취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습니다.

 

 

호수가에 버려진(?) 돌집 하나가 단정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아무리봐도 인기척이 없는 곳입니다. 저런 집하나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람기 없는 날 마당에 흔들의자 하나를 내어놓고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말이지 나는 혼자만 쓰는 작은 서재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동차는 없어도 서재는 가지고 있어야 만족하는 사람인 것이죠.

 

 

그리 많은 책은 아니지만 내가 읽을 만한 책정도는 확보해두고 있습니다. 그래도 나는 책욕심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다행인 것은 집근처에 도서관까지 있다는 것입니다.

 

 

안내판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부근에 중요한 유적지가 다 몰려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화경공원이 부근에 있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정보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분위기가 슬슬 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어디에선가 안개가 몰려오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여산 날씨의 변화무쌍함은 들어서 알고 있던 터라 은근히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안개가 몰려오기 전에 가능한 한 많이 사진을 찍어두어야했습니다.

 

 

잔바람이 살살 일며 안개가 몰려오기 시작합니다.

 

 

도대체 이 안개는 어디에서부터 밀려오는 것일까요?

 

 

그거야 당연히 파양호에서 일어난 안개일 것입니다.

 

 

관망대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일품입니다.

 

 

여금호는 1961년에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인공호수라는 말이 되겠지요.

 

 

여금호 주변의 시설물들은 하나하나가 격조를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천한 구석이 없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여금호!  누가 봐도 달필입니다.

 

 

마침내 여금호 수면위로 안개가 밀려들기 시작했습니다.

 

 

호수 건너편에는 가득 서있던 버스들이 안개속으로 묻혀가기 시작했습니다.

 

 

한번 밀려들기 시작한 안개는 감당이 안될 정도로 사방을 에워싸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호수 안에는 자그마한 섬이 있었고 섬으로 이어지는 돌다리길은 갈 지(之)자 모양으로 구부러져 있었습니다.

 

 

사진을 찍고있는 동안에도 엄청난 양의 안개가 마구 밀려들었습니다.

 

 

작은 섬 안에는 정자가 세워져있었습니다.

 

 

정자로 향하는 길과 돌문이 일품입니다.

 

 

어디에서 이런 돌들을 구해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돌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봅니다.

 

 

아! 이런 것들이 중국인들인 가지는 미의식의 극치인가 봅니다.

 

 

그러는 중에도 안개는 꾸준히 밀려왔습니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선명하게 보이던 풍경들이 삽시간에 흐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안개창고가 터진 것 같았습니다.

 

 

이런 극적인 변화가 여산경치의 특색임과 동시에 자랑인가 봅니다.

 

 

순식간에 안개가 사방을 덮어버렸습니다.

 

 

이 정도면 환상적입니다. 내가 요술에 걸려든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다시 호수가로 나왔습니다. 물소리가 졸졸 흐르는 곳에 걸맞은 한자가 바위에 새겨져 있었습니다. 중국인들의 심미안이 놀랍습니다. 어찌보면 환경파괴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말이죠. 

 

 

온 사방이 안개로 휘감기는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어디가 어디인지 잘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요?

 

 

멋진 보트 한척이 분위기를 살려주고 있었습니다. 이 보트는 누가 타는 것일까요?

 

 

호수가 끝나는 곳에 백거이초당으로 가는 안내판이 서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백거이의 초당을 만나게 될 줄이야 상상을 못했습니다. 이런 것이 여산 풍광의 매력인가 봅니다. 백거이의 유적은 다음 글에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