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비가 내렸어.
봄비가 내렸던거야.
이제 더 이상 값싼 낭만은 가지지 않아.
그런 걸 가질 나이가 아냐.
그런데도 마음 한구석이 비어있는거야.
몹쓸 병이지.
이젠 시를 쓸 나이도 아니야.
살아온 날들이 너무 많았었나봐.
흘러보낸 날들 무게도 내겐 지나쳤었나봐.
내 인생의 세월호는 늘 과적이었어.
집에 가만 있기에는 좀 그랬어.
그럴땐 집을 나서야해.
그게 내 천성인걸.....
나는 어디든 가는게 좋아.
새삼스럽게, 내가 가보지않은 길을 걷고 싶었어.
학문의 길을 걷고 싶었는데.......
그게 뜻대로 되지 않았어.
이만큼 와서 돌이켜보니 그것도 다 헛것이었어.
그래도 작은 의미는 남았어.
대낮 별빛처럼 큰 의미는 없었지만
존재는 했었거든.
난 봄비가 좋았어.
넌?
경주 보문이야.
봄이면 벚꽃앓이를 심하게 하는 곳이지.
오늘도 날이 흐려.
봄 햇살이 너무 그리워.
이제 내가 좋아하는 차를 마시러 갈거야.
항상 혼자 마셨어.
넌 어디 살아?
이렇게 온 천지에 꽃이 흐드러졌는데...
넌 어디에 사는거야?
뒤로 깔리는 음악이 궁금해? 배따라기가 불렀어.
그대는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
정말 궁금한데, 너도 이 노래 좋아해?
난 자주 흥얼거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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