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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중국-붉은기의 흔적:강소,호남(完)

남창에서 구강을 거쳐 여산을 올랐습니다

by 깜쌤 2015. 4. 4.

 

매표소에 가서 물어보았더니 구강(九江)가는 표는 청산객운참에서  판매하지 않으니 서방객운참으로 다시 가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객운총참에서 찍어둔 안내문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순순히 그들의 잘못을 시인하는 대신 친절하게 서방객운참으로 가서 구강을 거쳐 여산으로 가는 방법을 메모지에 써주는 것이었습니다. 제법 긴 글이었지만 대강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길건너편으로 가서 객운총참쪽으로 가는 버스를 알아보았습니다. 청산객운참에서 서방객운참으로 가는 버스는 88번이었습니다. 처음에 오는 차는 너무 복잡해서 그냥 보내버리고 그 다음에 오는 차를 탔습니다. 그 버스도 조금 혼잡스러웠지만 견딜만 했습니다. 왔던 길을 만원버스에 시달리며 되돌아가야하니 이게 무슨 고생인지 모르겠습니다.

 

 

마침내 서방객운참에 도착했습니다. 거기에서 제법 많은 승객들이 내리더군요. 한눈에 보기에도 규모가 제법 큰 버스터미널이었습니다. 

 

 

오전부터 많은 승객들이 몰려든다는 말은 그만큼 유동인구가 많다는 뜻이겠지요.

 

 

그 와중에도 한가롭게 구두를 닦는 사람이 보였습니다. 우리는 터미널 안으로 들어가서 표를 샀습니다.

 

 

남창에서 구강으로 가는 버스는 자주 있는 편이었습니다. 우리는 15분 뒤에 곧 출발하는 버스표를 샀습니다. 요금은 37원, 오전 10시 출발입니다.

 

 

 

그러면 이제 지도를 보여드리며 설명하겠습니다. 제가 여행기를 쓰면서 보여드리는 지도는 항상 클릭하면 크게 확대되어 뜰 것입니다. 지도를 보면 이해하기가 빠릅니다. 파란색 점으로 둘러싸인 곳이 강서성입니다. 강소성이 아닙니다. 강서성과 강소성을 두고 착각하는 일이 없어야합니다.

 

1 : 남창 - 강서성의 행정중심도시. 남창봉기로 유명한 도시며 등왕각이라는 누각이 있음.

2 : 구강 - 여산을 가기위한 전진기지.

3 : 경덕진 - 도자기로 유명한 도시, 길가의 전봇대도 도자기로 만든 것이 있을 정도임. 

4 : 황산 - 너무나도 유명한 황산이 있는 도시. 예전 이름은 둔계였음 

5 : 제주도 - 우리나라의 섬을 모른다면 할말이 없음.

 

 이제 다시 아래 지도를 봅시다.

 

 

 

1번이 남창입니다. 이제 우리는 남창의 서방객운점에서 2번지점인 구강으로 가려는 것이죠. 구강에서 버스를 바꿔탄 뒤 여산으로 갈 것입니다. 여산구경이 끝나면 4번 경덕진으로 갔다가 그 다음에는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골마을로 유명한 무원으로 갈 생각입니다. 그런 뒤에는 6번 황산으로 가서 황산 자락의 환상적인 시골마을인 굉촌이나 서체를 뒤질 계획이죠.

 

남창과 구강사이의 오른쪽에 보면 거대한 호수가 보이지 않습니까? 그 호수가 너무나 유명한 파양호입니다. 중국인들은 포양후 정도로 발음을 하더군요. 여산에서 내려다보는 파양호 풍광은 일품입니다. 나중에 소개해드릴 것입니다.

 

 

구강으로 가는 버스는 대형이었습니다. 손님이 그리 많지않아서 편안하게 갈 수 있었습니다.

 

 

버스는 정시에 터미널을 벗어났습니다.

 

 

남창에는 비록 하루밖에 머물지 못했지만 그런대로 의미있는 곳이었습니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다시 감강을 건넜습니다. 남창 시가지 한가운데를 흐르는 감강은 파양호로 흘러들어갑니다. 장사에 상강이 있다면 남창에는 감강이 있습니다. 이런 강들이 모조리 장강(=양자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이니 장강의 규모는 안봐도 짐작할 것입니다.

 

 

고속도로 양쪽으로는 너른 평야가 이어졌습니다. 산악지대는 드물더군요.

 

 

한창 신나게 달리다가 교통체증에 걸려있는 지점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사건이 벌어진 이유는 잘 모르지만 조금 후에는 풀리더군요.

 

 

구강까지는 두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구강부근에는 도로 공사중이어서 차량운행속도가 떨어졌습니다.

 

 

우리는 마침내 구강버스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구강까지 왔으니 이제는 여산으로 가는 차편을 알아봐야했습니다. 수표청 속으로 들어가서 시간표를 확인해보았습니다. 구강에서 여산으로 가는 버스 시간표는 2015년 1월 현재로 아래와 같습니다.

 

06:01,  06,02,  08:50,  09:40,  15:40,  17:00

 

낮동안에는 가는 차가 없는 것으로 되어 있었습니다만 우리는 나중에 낮차를 구해서 타게 됩니다. 그 이야기는 밑에서 하겠습니다.

 

 

구강에서 경덕진으로 가는 버스 시간표도 미리 조사를 해두었습니다. 그래야 나중에 편하니까요.

 

구강에서 경덕진으로 가는 버스 시간표

 

07:50,  08:50,  09:30,  09:50,  10:50,  11:30,  12:50,  13:30,  13:50,  14:50,  15:50,  16:30

 

 

 

 

우리는 일단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오후 3시 40분이나 돼야 버스가 있다니까 그때까지는 시간을 때워야했습니다. 구강버스터미널 앞을 지나는 도로를 건너 맞은편에 있는 청진식당(이슬람 식당)에 가서 덮밥 비슷한 것으로 해결을 했습니다.

 

화장실에 들어가는데 종업원이 밖에서 불을 켜주는 것이었습니다. 밝은 곳에서 순간적으로 어두컴컴한 공간에 들어갔던터라 앞이 어두웠는데 종업원이 불을 켜주니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그런 작은 친절이 이미지를 좋게 만들어가는 법이죠. 덕분에 음식도 더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점심을 먹고 난 뒤 무작정 시간을 보낼 수가 없어서 다시 터미널로 와서 여산으로 올라가는 버스표를 샀습니다. 매표원 말에 의하면 손님이 차면 언제든지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혹시 손님이 찰 수도 있기에 희망을 가지고 개찰을 받고 나가보니 차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차는 보이는데 문이 잠겨져 있었습니다.

 

뒤쪽편에 여산이라고 쓰여져 있는 또다른 차가 보이길래 가서 창문을 두드리며 표를 보여주었더니 기사가 내려와서 앞차의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우리는 올라가서 다른 손님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의자에 앉아 일기를 쓰고 있는데 중국 젊은이 두사람이 올라탔습니다. 이런 식으로 하면 손님 채우기는 쉽지 싶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손님이 별로 차지도 않았는데 운전기사가 오더니 시동을 걸고 출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가 오후 2시경이었고 손님은 4명뿐이었습니다. 이런 수가 다 있는가싶어서 속으로 엄청 기뻐했습니다. 터미널을 빠져나간 차는 부근을 한바퀴 돌더니 큰 길가에 세워져 있는 다른 차 부근에 멈추는 것이었습니다.

 

이때 다른 차의 밖에 서있던 사나이가 손가락 넷을 펴보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운전기사는 우리들보고 차를 옮겨타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상황이 대강 짐작되었습니다. 우리는 내려서 다른 차에 다시 옮겨탔습니다. 일단 자리에 앉아서 잠시 기다렸더니 이윽고 차가 출발하는 것입니다. 오후 3시 40분까지 기다리지도 않고 한낮에 출발해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릅니다.

 

  

시내를 빠져나간 차는 도로 끝머리에 빤히 보이는 큰 산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산밑에까지 이르자 입장권을 파는 장소에다가 차를 세우더니 표를 사라는 것이었습니다. 처음 중국에 갔을때는 이런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해서 많이 황당했습니다만 이제는 숙달되어서 상황을 이해하고는 두말없이 내려서 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입장료가 자그마치 일인당 180위안이었습니다. 한사람당 중국돈으로 180원이면 우리나라 돈으로 32,400원에 해당하는 거금입니다. 은근히 짜증과 부아가 치밀었습니다. 벌써 오후 3시가 다되어가는데다가 우리가 오늘이라도 시내로 내려와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약 6만 5천원이라는 거금이 날아가게 생긴 것입니다.

 

 

그러나 어쩝니까? 여기가 중국인데.....  우리는 표를 샀습니다. 이윽고 차가 산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슬슬 산허리를 감아오르기 시작하더니 한없이 이리저리 굽이치며 달리다가 이리저리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산아래 동네가 까마득하게 뒤로 밀려나가면서 이윽고 인적이 사라졌습니다.

 

슬슬 하품이 나오기 시작하며 속이 슬슬 뒤틀리기 시작합니다. 이게 멀미 증상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중간에 내릴 수도 없으니 이를 악물고 참아야했습니다. 차가 고도를 높일수록 멋진 경치가 눈앞에 펼쳐집니다만 경치를 감상하며 감탄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렇게해서 40여분 넘게 달리자 전혀 상상도 하지 못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계속하겠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