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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중국-붉은기의 흔적:강소,호남(完)

경덕진 도자기의 아름다움을 미리 맛보았습니다

by 깜쌤 2015. 4. 1.

등왕각 출구의 마지막에 등장한 것은 심봉사의 감겨진 눈도 번쩍 뜨게할 만큼 화려한 도자기 세상이 었습니다.

 

 

나는 계단에서 아래를 보고는 내 눈을 의심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계단의 좌우 장식도 시시한 것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파랑색을 주조로 해서 이중벽을 만들고 그 속에 깔끔한 감각을 지닌 도자기들을 배치해두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바닥으로 내려갔더니 온 사방에 화려함의 극치를 달리는 도자기 작품들이 수두룩하게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전시장 바닥에는 작은 물길이 만들어져 있었는데 그 속도 도자기 파편으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뒤편으로 방금 내려온 계단 일부분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물길 속에는 금붕어들이 노닐고 있었습니다.

 

 

나는 도자기 작품들을 하나씩 살펴보기로 작정했습니다.

 

 

온갖 진귀한 보물이 가득하다는 말은 이럴때 쓰는 표현인지도 모릅니다.

 

 

나는 등에 멘 내 보조가방이 도자기작품들을 건드릴까 싶어 조심하며 천천히 걸었습니다.

 

 

여기에 전시된 작품들은 거의 모두가 경덕에서 생산된 것이라고 합니다.

 

 

갑작스런 사고로 인해 장가계를 포기한 대신 경덕진을 한번 둘러보겠다고 마음은 먹었습니다만 이럴 정도로 대단한 작품들을 만들어내는 곳인줄은 상상을 못했습니다.

 

 

경덕진은 예로부터 도자기로 이름을 날린 도시입니다.

 

 

남창에서는 두세시간만 투자하면 갈 수 있는 곳이니 이번 기회에 반드시, 꼭 한번 가보리라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습니다.

 

 

이런 색깔은 어떻게 낼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드라큐라 소설의 배경이 된 루마니아의 브라쇼프 인근에 자리잡은 브란성에서 강희제 시대의 도자기를 보고 놀란적이 있었습니다.

 

 

경덕진에서 생산된 도자기들이 근대 세계 최고의 첨단제품들이었다는 것을 나는 이제사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한번씩은 가격표를 슬쩍 들여다보기도 했는데 그저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장난삼아 부르는 그런 가격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도자기 찻잔세트는 그런대로 구할 정도가 되었습니다만 참기로 했습니다. 배낭여행자 입장에서는 짐이 많아지면 고생만 하기 때문입니다.  

 

 

살다가살다가 별것을 다 보았습니다. 제 견문이 좁고 작아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림을 도자기로 구울 수 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도자기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는 것이 이번 여행의 큰 수확입니다.

 

 

나는 눈이 휘둥그레해져서 그저 감탄사만 연발했습니다.

 

 

도기와 자기의 아름다움이 이런 정도라니......

 

 

다기들이 제 눈길을 끌어당겼습니다.

 

 

밑천이 된다면 이런 그릇들을 수입해서 부자들에게 팔면 돈을 좀 만져볼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문제는 제가 가진 안목이 되겠지요. 도자기를 보는 식견말입니다.

 

 

사진이라도 마음대로 찍게 해주니 고마울 따름이었습니다.

 

 

"얼마든지 사진을 찍어도 좋다. 모방을 하려면 해보아라. 그러나 당신들은 죽었다가 깨어나도 이런 수준의 작품들은 만들 수 없다."는 식의 자부심에서 스며나오는 행동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저도 선생님들에게 아이들을 다루는 요령과 수업기술을 아주 세밀하게 공개합니다만 그렇게 상세히 가르쳐주어도 흉내내는 사람들은 드물더군요.

 

 

봐도봐도 끝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제한된 전시장이니 바닥을 드러내는 순간이 오기 마련입니다.

 

 

어느 정도 보고나자 나도 모르게 긴 한숨이 나왔습니다.

 

 

출구를 통해서 밖으로 나왔습니다.

 

 

풋풋한 젊음을 지닌 중국아가씨들이 담쟁이가 타고 오르는 벽면에 붙어서서 다양한 포즈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담쟁이 넝쿨도 나무처럼 예술적으로 자라고 있었습니다.

 

 

이제 강변을 보고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나는 파양호로 흘러드는 감강에 모래가 이렇게 많이 쌓여있을 줄은 미쳐 생각을 못했습니다.

 

 

모래 색깔도 좋았습니다. 나는 어린 시절을 내성천자락에서 보냈습니다. 그러기에 은모래 금모래라는 표현의 의미를 잘 알고 있습니다.

 

 

동백이 활짝 피었다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겨울날이었던 것이죠.

 

 

등왕각 밖으로 나온 우리들은 걸어서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다음 글에 계속하겠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