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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중국-붉은기의 흔적:강소,호남(完)

조기귀국

by 깜쌤 2015. 3. 25.

 

장사서기차참(장사서 버스터미널)에 버스가 도착했을때는 오후 5시 40분경이었습니다. 다시 스마트폰을 켜서 현재 위치가 도대체 어디쯤인지 검색을 한뒤 장사화차참(=우리가 말하는 기차역)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검색했더니 312번 버스가 그쪽으로 가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환자를 잠시 도착장소에 기다리게 한 뒤 장사화차참으로 가는 시내버스 출발점을 찾으러 가보았는데 너무 쉽게 기차역으로 가는 버스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12번 버스도 화차참으로 간다는 사실을 덤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와서는 환자를 부축해서 버스를 타러갔습니다. 일이 잘 풀리려니 버스가 바닥이 낮은 저상버스여서 타기도 편했습니다. 

 

밖이 캄캄해지면서 비까지 부슬부슬 내리더군요. 나는 창밖을 유심히 살폈습니다. 그랬더니 익숙한 풍경이 나타나는 것이었습니다. 12번 버스는 며칠전에 우리가 왔던 서호공원부근을 지난 뒤 상강 다리를 건너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위치 파악은 다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5.1대로를 따라 달리던 버스가 장사역가까이 왔을때 내렸습니다. 부근에 민항대주점이 있기 때문이죠. 우리는 버스정류장부근의 빌딩밑에 환자를 앉혀두고 민항대주점을 찾아갔습니다. 이제는 민항대주점에 방이 있는지를 확인해야합니다. 3인실 방이 308원이더군요. 중국돈으로 1인당 103원이니까 우리나라 돈으로는 19,000원 정도입니다. 돈을 비싸게 준만큼 시설은 좋았습니다.

 

비싸게 주어도 묵어야할 처지길래 군말없이 묵기로 했습니다. 환자를 모시고 와서 체크인을 하고나니 비로소 마음이 놓였습니다. 내일 아침에 공항으로 가는 리무진버스는 우리가 묵게된 민항대주점 앞마당에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저녁은 장사역이 보이는 곳까지 가서 맥도널드가게를 찾은 뒤 햄버거를 사왔습니다. 각각 콜라 한잔과 햄버거 하나, 그리고 감자튀김으로 저녁을 때웠습니다. 참으로 길고 긴 하루였던 것입니다.  

 

 

아침 4시 50분경에 눈이 떠졌습니다. 1월 13일 화요일 새벽입니다. 귀국해야하는 분이 잠을 설쳤던 모양입니다. 샤워를 하고 공항으로 나갈 준비를 했습니다. 어제 밤에는 12시를 넘겨서 눈을 붙였으니 잠이 모자란 상태였지만 환자를 무사히 귀국시켜야하는 날이니만큼 긴장을 해야합니다. 6시 반경에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어제 위치를 확인해둔 매표소에서 리무진 차표를 샀습니다. 리무진 버스표는 민항대주점 출입문 옆에 붙어있었습니다. 1인당 15.5원입니다.

 

 

장사 황화국제공항까지는 30분 정도만 하면 도착할 수 있더군요. 환자의 배낭을 짐칸에 넣고 버스에 올랐습니다. 6시 38분에 출발했는데 7시 5분경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 도착해서는 출국장 출입문 맞은편 한가운데 있는 남방항공 안내소에 가서 휠체어 서비스를 요청했습니다.

 

영어가 통한다는 것이 얼마나 편한지 모릅니다. 안내를 맡은 아가씨들은 내 요청에 따라 뒤에 묶어두었던 휠체어를 꺼내주었습니다. 환자를 앉게하자 비로소 마음이 조금이나마 밝아왔습니다. 이제는 절뚝거리며 걷거나 한발로 걸어야하는 고통에서 해방되기 때문입니다.

 

 

남방항공 체크인 카운터에서 체크인을 할때 환자의 상태를 이야기했더니 모든 편리를 제공하겠다며 잠시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장사공항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기에 국내선과 국제선 로비가 서로 붙어있었습니다. 짐을 보내고나서 다른 손님들이 다 출국절차를 밟고나자 직원이 와서 환자를 모셔갔습니다. 그들이 출국수속까지 다 도와준다길래 안심하고 돌아섰습니다. 우리는 듬직한 동료였던 환자가 출국장으로 가는 것을 지켜볼뿐이었습니다. 

 

 

한분이 먼저 귀국했으니 이제는 둘만 남았습니다. 둘이라도 나머지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따로 떨어져 남게되었으니 너무 허전하기만 했습니다. 함께 출발해서 함께 돌아다니면서 보고 듣고 먹고 같이 귀국해야 마땅하지만 돌발사태가 벌어져 한분이 조기귀국을 했으니 한쪽 기둥이 무너져내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것입니다.

 

 

남은 두사람, 나와 다른 동료는 다시 리무진버스표를 사서 시내로 돌아왔습니다. 민항대주점행 버스는 4번 플랫폼에서 출발하더군요. 호텔에 돌아왔더니 9시 15분경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호텔1층에 있는 식당에 아침을 먹으러 갔습니다. 

 

 

1인당 103원정도를 주면 아침까지 줍니다. 뷔페식으로 되어 있으므로 마음에 드는 음식을 가져다 먹으면 되었습니다. 나는 몇가지를 주섬주섬 담아왔습니다.

 

 

죽한그릇까지 포함시켜 먹었더니 든든한 아침식사가 되었습니다. 식사후 방에 올라가서 짐을 정리한뒤 내려와서 배낭을 맡겨두었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좀 더 싼 가격의 호텔로 방을 옮길 생각이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일단 기차역으로 가서 기차표를 구한 뒤 내일은 장사를 떠날 생각이었습니다. 

 

 

나는 몇번을 거듭거듭 생각했습니다. 다시 장가계로 가서 구경을 하고 원래 계획했던대로 호남성 서부지역의 소수민족 마을을 살필 것인지, 아니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몇군데를 들렀다가 남경으로 향할것인지를 결정해야했습니다. 고민끝에 장가계와 봉황덕항 탐방은 포기하고 강서성남창으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위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뜹니다. 우리는 장가계(3번)으로 다시 가서 회화(4번)쪽으로 탐방하는 노선을 포기하고 남창(1번)으로 가는 길을 택했다는 말이 됩니다. 강서성 남창으로 가기 위해서는 기차표를 미리 사두어야했습니다.

 

 

동료와 나는 장사남참(장사남 기차역)으로 가서 기차표를 구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비가 부슬부슬 오는 거리를 걸어 지하철을 타기위해 거리를 걸었던 것이죠.

 

 

장사! 이 곳은 나에게 별별 경험을 다하게 해준 도시였습니다. 장가계를 자세히 보기 위해서는 언젠가 다시 한번 새로 들러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민항대주점에서 동쪽으로 조금 더 걸어나가자 화궁전이라는 유명한 음식점 건물이 나오더군요. 론리 플래닛에 소개될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음식점이지만 그냥 지나쳤습니다.

 

 

지하철역은 부근에 있으니 조금만 걸으면 되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장사남참 수표처에 가서 줄을 섰습니다.

 

 

매표원이 파는 곳에는 사람들로 가득메워져 있었고 자동화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곳에는 줄이 짧았습니다. 기계에 익숙하지 못한 노인들은 갈수록 설자리가 줄어준다는 사실을 거듭거듭 느껴보았습니다.

 

 

우리는 G1482호 열차표를 샀습니다. 1월 14일 아침 8시 50분에 장사를 떠나 남창서참으로 가는 열차입니다. 2등칸으로 두개의 좌석을 구했습니다.

 

 

차표를 구했으니 나머지 시간을 보낼 방법을 찾아야했습니다. 나는 장사에서 약 두시간 거리에 있는 소산에 꼭 가보고 싶었습니다.

 

 

장사시 상담현 소산시는 모택동의 고향이기 때문입니다. 모택동의 뒤를 이어 잠시 중국의 국가주석직에 올랐던 유소기의 고향도 그 부근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꼭 한번 찾아가보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장사기차역에 다시 갔습니다.

 

 

장사역앞에 있는 버스터미널에 찾아간 것이죠.

 

 

장사역앞의 장주담 버스터미널에서는 소산으로 가는 버스표를 팔지 않는다는 매표원의 대답을 듣자 힘이 쫘악 빠졌습니다. 지금 소산을 가보지 못한다면 평생 다시 가기는 글렀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RHK사에서 발간한 <중국 100배 즐기기> 최신판의 정보는 틀렸다는 말이 됩니다.

 

벌써 열두시가 되었으니 다른 버스터미널을 찾아서 소산까지 다녀오기에는 시간이 모자랄것 같았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대안을 생각해내야 했습니다.

 

 

상강 한가운데 있는 공원을 가보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다시 지하철을 탔습니다.

 

 

귤자주 공원역을 빠져나오자 강에는 비안개가 가득했습니다. 귤주공원은 상강 한가운데 길쭉하게 자리잡은 모래섬입니다.

 

 

버스를 타고 다니며 위에서만 섬을 내려다보았기에 직접 와보는 느낌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는 강변으로 내려갔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해야겠네요. 다음글에 계속하겠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