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15 중국-붉은기의 흔적:강소,호남(完)

황석채 위를 걸었습니다 1

by 깜쌤 2015. 3. 17.

 

우리는 지금 황석채 위를 걷는 중입니다.

 

 

뾰족하거나 각기둥같은 모습을 가진 봉우리들만 보이는데 황석채 위에 무슨 너른 평지가 있느냐는 식으로 궁금증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만 사실이 그러합니다. 나도 처음에는 그런 사실을 믿기가 어려웠습니다.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황석채 위에 올라와있었습니다. 이런 곳을 산적들이 소굴로 썼으면 세상에 둘도없는 요새가 될 것같습니다.

 

 

장씨성을 가진 사람들이 집성촌을 이루었으니 장가계라는 이름이 붙었을 것같습니다. 부근에 원계라는 곳도 있는데 사연은 거의 비슷할 것입니다.

 

 

황석채 정상에는 차밭이 있었습니다. 이미 만들어져서 잘 다듬어진 것도 있었고 지금 한창 조성중인 것도 있었습니다.

 

 

차밭 옆을 지나 절벽쪽으로 다가서니 단번에 숨겨진 비경들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장가계시는 2개의 구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하나는 영정구이고 다른 하나는 무릉원구입니다. 무릉원구는 다시 3개로 구별지어져 있습니다.

 

 

북쪽의 천자산자연보호구(天子山自然保護區)와 장가계국가삼림공원(張家界國家森林公園) 그리고 동쪽의 삭계곡자연보호구(索溪自然保護球)가 그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국가삼림공원 중에서도 황석채지역에 와 있는 것이죠.

 

 

황석채의 압권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경치입니다. 아까 우리가 걸어서 올라왔던 길이 밑에 보였습니다.

 

 

황석채 위에는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이런 식으로 길이 나있습니다. 그냥 한방향으로 따라만 가면 원래 자리로 돌아오게 되어있습니다. 

 

 

멋진 경치를 볼 수 있는 곳에는 전망대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어디에 서서 무슨 경치를 보았다고 하는 것도 중요하긴 하지만 나에게는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 하나하나가 모두 평범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진시황이 건설했던 중국역사상 최초의 중앙전제국가였던 진제국을 무너뜨리고 천하를 제패한 이가 유방입니다. 그가 세운 나라가 한()이라는 이름을 가졌던 바로 그 나라입니다. 유방이 한나라를 건설하는데 도움을 준 몇몇의 현신(賢臣)들 가운데 장량이라는 이름을 가진 분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장자방으로 부르는 사람이죠.  


 

 

장량이 젊었던 날, 이 장가계에서 도를 닦던 중 조난을 당해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때 만난 사람이 장량의 스승이라고 알려진 황석공(黃石公)이라고 합니다.

 

 

황석공이 살았기에 황석채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가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바위 기둥들이 누렇게 숲을 이룬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황석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도 한답니다. 무엇이 맞는 이야기인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신비로운 곳입니다.

 

 

멀리 보이는 저런 절벽들을 보면 황석채라는 이름이 그냥 붙여진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황석채의 정상은 해발고도가 1,300여미터가 된다고 합니다. 우리는 그런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이죠.

 

 

어떤 이들은 장가계의 절경을 두고 봉삼천수팔백리(峯三天水八百里)라고 했다고 하는데 봉우리 수가 3천여개요 봉우리 사이를 누비고 흐른 물길은 팔백리라는 뜻으로 그렇게 묘사했던 같습니다.

 

 

골짜기 사이를 흐는 물길의 모습은 나중에 다시 소개를 하겠습니다만 그 모습도 정말 멋진 풍경이었습니다.

 

 

봉우리가 다섯 손가락처럼 보인다는 의미에서 어떤 봉우리들은 오지봉이라고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고 전합니다만 그런 식으로 보면 하나하나가 전부 다 기묘한 자태로 여겨집니다.

 

 

밑에서부터 걸어서 올라왔던터라 배가 출출했기에 우리는 잠시 쉬어가기로 했습니다. 돌의자에 앉아 쉬면서 초콜릿을 하나씩 베어물었습니다.

 

 

장가계에는 뱀이 많다고 합니다. 뱀도 그냥 뱀이 아니라 맹독을 가진 뱀이라니까 여름철에는 특별히 조심해야할 것입니다. 겨울철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안전한 길로만 다녔습니다.

 

 

천연벽화라는 이름이 붙은 암벽을 앞에두고 정신없이 바라다보기도 했습니다.

 

 

세상에 어찌 이런 풍경이 존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장가계에는 여섯가지의 기이한 것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 여섯가지는 산과 하늘, 물과 사람, 그리고 나무와 동물들이라고 합니다. 앞에서 보여드린 원숭이들과 뱀이 동물가운데 특히 유명하다네요. 

 

 

우리는 발밑으로 펼쳐진 기관에 정신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내가 영화 아바타의 주인공이 된것 같은 착각속에 빠졌다면 지나친 것일까요?

 

 

장가계의 경치가운데서도 황석채의 아름다움이 으뜸이라더니 전혀 틀린 말은 아닌것 같습니다.

 

 

한곳에 너무 오랫동안 머무를 수가 없었기에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사람 눈이라는게 참으로 간사해서 워낙 경치좋은 장면들이 연이어서 나타나니까 나중에는 그것마저도 시들해져 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못믿을게 인간들 눈이라더니 딱 내게 들어맞는 말입니다.

 

 

어떤 곳에서는 봉우리들이 바로 눈앞에 다가와 서기도 했습니다.

 

 

유네스코에서 이런 곳을 세계자연유산으로 정하지 않았다면 그 자체가 너무 이상할 것입니다.

 

 

사람마다 보는 눈이 다르겠지만 확실히 장가계의 경치는 남성적이고 야성적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거기에 비해 무이산이나 계림의 경치는 여성적인 것 같습니다.

 

 

어떤 이들은 장가계의 경치를 두고 중국 명산들 경치의 장점만을 빼다박은 곳이라고 말하기도 한답니다. 어쩌면 맞는 말일수도 있습니다.

 

 

이 여행의 중간쯤에 나는 여산을 오르게 됩니다. 지금까지 중국을 떠돌며  어지간한 산들은 조금씩 올라보기도 하고 쳐다보기도 했지만 확실히 장가계는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닌 산입니다.

 

 

혹시 장가계를 가보고 싶다고 계획하는 분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지금 당장이라도 한번 가보시라고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장가계는 일평생에 한번은 꼭 가서 올라볼만한 산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다음 글에 계속하겠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