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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중국-붉은기의 흔적:강소,호남(完)

장가계를 향해 정신없이 달렸습니다

by 깜쌤 2015. 3. 11.

 

우리는 남문쪽을 향해 걸었습니다.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이 보기에도 좋았습니다.

 

 

여학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가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무척이나 신기해했습니다.

 

 

겨울이라고는 해도 꽃들이 가득한 곳! 중국 호남성의 장사만 해도 아열대기후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우리는 밖으로 나와서 136번 버스를 탔습니다.

 

 

난주라면은 중국 어디에서나 유명해서 인기가 대단한 것 같았습니다. 앞에 써둔 청진(淸眞)이라는 말은 주인이 이슬람교도라는 것을 나타냅니다.

 

 

시내버스 종점은 장사기차역 기차표판매소 뒤편이었습니다. 거기에 엄청나게 큰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이제사 장사역앞에서 시내버스를 탄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자세하게 이해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다시 장사 기차역앞을 지나 호텔로 돌아갔습니다.

 

 

기차표를 파는 수표처 앞에는 사람들이 바글거렸습니다.

 

 

호텔에서 한시간 가량을 쉬었다가 밖이 컴컴해졌을때 저녁을 먹으러 나갔습니다.

 

 

기차역 야경도 제법 아름답습니다.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는 저녁날이었습니다.

 

 

예로부터 기차역이나 버스터미널 부근의 음식점은 이용하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뜨내기 손님들을 상대하는 곳이므로 불친절하고 맛이 없고 가격은 비싸다는 말이겠지요.

 

 

하지만 나같은 배낭여행자 처지에는 맛집을 보러 다닐 시간이 없으므로 청결하고 싸다는 느낌만 들면 들어갑니다.  내가 주문했던 음식입니다. 13원입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하자면 2,340원 정도가 되겠네요.

 

 

저녁을 먹은 후엔 일찍 쉬기로 했습니다. 오늘도 제법 많이 걸었으니까 말이죠.

 

 

2015년 1월 10일 아침입니다. 오늘은 장가계로 이동하는 날입니다.

 

 

아침 8시 30분에 출발하는 버스여서 일찍 아침밥을 먹어야했습니다. 장사역앞 큰 도로의 왼쪽에 있는 맥도널드에 가서 햄버거를 먹었습니다. 우리 좌석은 17번부터입니다.  

 

 

장가계행 고속버스는 약속한 정시에 출발했습니다.

 

 

손님이 가득차지 않았기에 출발하자말자 다른 자리로 옮겨 창가 좌석을 확보하고는 카메라를 꺼내 들었던 것이죠.

 

 

빠리 라데빵스 지구에 있는 그랑다르쉬(La Grande Arche)같다는 느낌이 드는 건물 앞을 지나갑니다. 이런 스타일의 건물은 조금 떨어져서 보아야 진가가 나타나는 법이지만 고속버스를 타고 바로밑을 지나치는 중이니 그럴 겨를이 없었습니다.

 

 

버스는 다시 상강을 건너갔습니다. 상강은 나중에 동정호로 흘러들어갑니다.

 

 

상강 한가운데 있는 귤자주 섬을 지나쳐서 부지런히 달렸습니다. 저 섬에는 언제  한번 들어가볼지 모릅니다. 이제는 영영 가볼 일이 없다는 생각이 슬쩍 들기도 했었지만 세상일은 그렇게 뜻대로 되지 않더군요. 나중에 우리들은 기막힌 사연을 안고 다시 장사로 돌아오게 되거든요.

 

 

장사시에서 장가계시까지는 고속버스로 4시간이 걸립니다. 장가계! 워낙 유명한 관광지니 그 이름 정도는 누구라도 한번 정도는 들어보았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금 장가계를 향해 달리는 중입니다. 우리가 가고 있는 곳을 아래 지도를 통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확대되어 뜹니다. 지도 안에서 푸른색으로 둘러싼 곳이 호남성의 위치입니다. 초록색으로 밑줄을 그어 놓은 도시는 악양입니다. 저번 글에서 소개한 두보의 등악양루라는 시와 관계있는 도시입니다. 푸른색으로 칠해진 호수는 당연히 동정호죠.

 

1 - 장사 (고속버스를 타고 출발한 곳입니다)

2 - 장가계시 (장가계와 구별하기 위해 일부러 장가계시라고 표현했습니다)

3 - 중경직할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있었던 곳으로도 유명한 도시입니다)

4 - 성도 (삼국지에 등장하는 유비가 근거지로 삼았던 곳이죠. 지방의 중심도시입니다)

5 - 귀양 (소수민족들이 가득한 귀주성의 중심도시죠)

6 - 회화 (호남성 서부 교통의 요지입니다)

 

초록색선 - 오늘 우리가 이동할 노선

검은색선 - 원래 계획했던 여행 이동노선 

 

 

이제 대강 이해되셨지 싶습니다. 우리는 위 지도에서 초록색 점선으로 이어진 고속도로를 달리는 중입니다. 창밖으로는 광활하고도 비옥한 대지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광미라는 쌀이름 정도는 들어보셨지 싶습니다. 중국사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유명한 쌀이죠. 호남성에서 생산된 쌀이 송나라와 명나라 전중국을 먹여살렸다는 식으로 약간은장된 평가를 받은 쌀입니다. 우리는 지금 그런 어마어마한 곡창지대를 지나고 있습니다. 

 

     

오죽했으면 호광숙 천하족(湖廣熟 天下足)이라는 말이 생겨났을까요? 호광평야에 풍년이 들면 천하가 만족해한다는 뜻이죠. 이 호광미를 사서 중국에서도 인구밀도가 높기로 유명했던 강소성, 절강성, 복건성으로 가져가서 팔았던 사람들이 휘주상인강서상인들입니다.

 

 

휘주! 2015년의 양자강 남쪽여행과 2014년의 복건성여행, 그리고 2013년의 절강성 여행에서 나는 휘주상인들의 활약상을 뼈저리게 느껴보았습니다. 휘주문화에 대해서도 참으로 많이 배운 여행이었던 것이죠. 차창밖으로 나타나는 건물들은 휘주스타일의 건물들이 아니었습니다. 건축양식까지도 서서히 바뀌고 있었습니다.

 

 

거의 세시간 정도를 연속해서 달린 뒤 고속버스는 휴게소에 들어갔습니다.  

 

 

그때쯤엔 버스의 유리창밖으로 나타나는 산들의 모습이 서서히 바뀌어가고 있었습니다.

 

 

나는 산들의 변화모습을 보고 장가계가 가까워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리현 부근부터는 확실히 산들의 모습이 신비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평야지대가 끝나고 높은 산들이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꾸준히 달려나가더니......

 

 

마침내 오후 1시경이 되자 버스가 장가계시로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벌써 4시간하고도 30분이 지나고 있었습니다.

 

 

장가계시 부근에도 강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법이고, 골이 깊으면 물이 있는 법 아니겠습니까?

 

 

여객기 고도가 낮은 것으로 보아 부근에 비행장이 있는가 봅니다.

 

 

오후 1시 10분이 되어 마침내 장가계 버스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장사를 출발한지 4시간 40분이 지난 셈이네요.

 

 

일단 터미널 밖으로 나가기로 했습니다. 점심을 먹어야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을 꺼내서 바이두 지도에 연결한뒤 현재 위치를 검색해보았더니 위치가 조금 수상했습니다. 여행안내서에 있는 버스터미널 위치가 아니었던 것이죠.

 

 

광장바깥에 있는 저 큰 건물은 무엇일까라는 의심이 밀려왔습니다. 확인해보았더니 새로지은 장가계기차역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새로지은 버스터미널과 기차역은 이웃에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었죠. 중국의 교통시설가운데 좋은 점 가운데 하나가 기차역부근에는 거의 예외없이 버스터미널이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만약 기차를 탔더라면 새로 지은 장가계역 광장에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서 있었겠지요.

 

 

기차역인지 아닌지를 다시한번 더 확인해보았습니다. 맞습니다. 확실히 기차역입니다.

 

 

이제는 점심을 먹을 차례입니다.

 

 

우리는 차표판매소 부근의 간이식당에서 만두국으로 간단하게 시장기를 속였습니다. 허기를 면하고나자 정신이 조금 맑아졌습니다.

 

 

역광장을 천천히 둘러보고는 다시 터미널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이제 버스를 타고 장가계풍경구로 향해야지요.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