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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1 (完)

경주남산 편안하게 내려오기

by 깜쌤 2015. 3. 9.

 

남산의 소나무들은 다른 지방에서 자라는 소나무들과는 다른 특색이 있다고 한다. 어떤 이들은 그 특색을 줄기가 꼬불꼬불하게 감기거나 뒤틀리는데서 찾기도 하는 모양이다.

 

 

확실히 남산의 소나무들은 척박한 환경속에서 힘겹게 자란다. 남산이라는 산이 화강암이 많은 산이니 그럴 수밖에 없으리라.

 

 

산에 올라 보는 풍경은 매양 같은 것이지만 그래도 산이 주는 매력때문에 나는 산에 오른다.

 

 

이젠 능선을 타고 저 밑에 보이는 곳까지 내려가야 한다.

 

 

내려가는데 무슨 왕도가 있을리 없다. 꾸준히 발품을 파는 수밖에.....

 

 

예전에 등산로가 나있던 곳을 막아버렸다. 뒤로 돌아가라는 말이겠지. 상사암부근이다.

 

 

상사암은 커다란 바위덩어리다. 땅밑으로 어디까지 연결되어 있는지는 모르지만 제법 거대한 바위덩어리여서 남산의 명물 가운데 하나다.

 

 

그위에도 소나무가 자란다. 소나무의 강인함은 도대체 어디까지인지 나는 잘 모른다. 연약한 식물이 강한 바위덩어리 틈바구니에 뿌리를 박고 자란다고 하는 것 그 자체가 하나의 경이로움이다.  

 

 

상선암으로 내려가는 길은 봉쇄되어 있었다. 낙석위험이 있단다.

 

 

그렇다면 일단 바둑바위로 해서 돌아내려가야한다. 나는 바로 옆 바위봉우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처음 가는 분도 길찾기는 쉽다. 오직 외길이기 때문이다.

 

 

바둑바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속이 다 시원해진다. 여기서부터 삼릉으로 내려갈 수도 있고 삼체석불이 있는 곳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사진의 오른쪽에 저수지가 보인다. 나는 아까 저 저수지 옆으로 난 산림도로를 따라 올라왔던 것이다.

 

 

저수지에서 밑으로 좀 더 내려가면 포석정이다. 포석정 주차장이 보였다.

 

 

내려가는 길은 그리 힘들지 않다. 산길이지만 비교적 편안하게 내려갈 수 있다.

 

 

포석정 남쪽이 삼릉이다. 삼릉숲이 주는 정감은 워낙 특별해서 나는 그쪽 솔숲을 좋아한다. 삼릉 솔숲이 끝나는 부근에 좋은 카페가 숨어있어서 한번씩 찾아간다.

 

 

형산강 상류 너머로 새로 만든듯한 캠핑장(?)이 보였다. 산에서 보면 영락없는 캠핑장같은데 실체가 궁금하다.

 

 

반드시 한번 날을 잡아서 가볼 생각이다.

 

 

나는 슬금슬금 걸어내려왔다. 이런 흔적은 묘를 이장한뒤 기념으로 남겨둔 것일까?

 

 

바위 바닥 위를 기어 뿌리를 뻗어간 솔들의 정열이 가상하기만 하다.  

 

 

솔뿌리가 굵은 신경다발처럼 느껴졌다.

 

 

나는 천천히 걸었다. 소나무 숲에 가득하다는 피톤치트를 마시기 위해서다.

 

 

내려오는데는 이십여분이면 족하다. 삼체석불이 나타났다.

 

 

석불을 모셔둔 곳인데 수십년 전만해도 전각이 없었다.

 

 

부근에는 절이 있다. 삼불사다.

 

 

나는 삼불사에서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걸었다. 저수지가 눈앞에 펼쳐졌다.

 

 

저수지부근에 이르자 이상한 소리가 맴돌았다. 나는 처음에 엄청난 숫자의 자동차들이 떼를 지어 달리면서 만들어내는 소리가 이어지는줄로 여겼다.

 

 

삼릉가는 길의 일부분이다. 저수지둑도 그 길의 일부분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저수지 물이 많이 줄어있었다.

 

 

나는 무엇인가 끊임없이 와글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한참 나중에서야 그 소리가 개구리들이 만들어내는 소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2월 중순에 개구리들이 나오기에는 너무 빠르지 않은가말이다. 

 

 

하지만 그게 사실이었다. 저수지 바로밑 논바닥에는 개구리들이 가득했다. 그것들이 모여 엄청난 합창을 부르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저수지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걸었다.

 

 

솔숲 사이에 숨은 작은 과수원이 정갈하게 다듬어져 있었다. 봄은 과수원 언저리에 바짝 다가와있었던 것이다. 확실히 봄이다. 포석정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