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진으로 기름이 둥둥 뜬 국물있는 탕 사진을 올렸습니다만 이런 사진을 보고 벌써부터 속이 메스껍다느니 토할 것 같다느니, 혹은 역겨워서 보는 것조차 힘든다는 생각부터 떠오른다면 그런 분들은 중국 배낭여행을 하기가 힘들지도 모릅니다. 중국여행의 재미는 음식을 먹는 재미도 상당합니다. 오히려 이번에는 무엇으로 끼니를 떼울 것인지를 적극적으로 고민하는 분이 되어야 여행하기가 수월합니다.
다 알 알다시피 중국요리의 맛과 다양성은 세계적입니다. 우리나라의 고급 호텔에서 중국요리 좀 먹어보았다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잡숴본 요리의 종류는 너무 제한적이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습니다. 중국인으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못해보는 것이 몇가지 있다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그 많은 중국요리를 다 못먹어보고 죽어야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만큼 많은 요리가 있기에 오히려 적극적으로 찾아서라도 먹어보아야합니다.
호텔에다가 큰 배낭을 놓아두고 우리는 작은 배낭만을 메고 길거리로 나섰습니다. 벌써 길거리가 어둑어둑해졌기에 우선적으로 호텔 부근을 뒤져보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호텔 뒷골목에 음식점이 몇개 있기에 거기에서 먹을만한 음식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용기를 내어서 일단 들어가봅시다. 좌석을 찾아앉은 뒤 주인에게 '차이단'이라는 정도로만 말하면 메뉴판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영어를 할 줄 아는 분이라면 "메뉴, 플리즈!"정도로만 해도 알아듣습니다.
중국배낭여행기를 쓰면서 몇번 말씀드린 사실이 있습니다만 한자를 알고 있을 경우 메뉴판의 글씨만 잘보면 요리의 종류와 재료, 요리방법에 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잠시 아래 사진을 보시겠습니다.
사진 속에 등장하는 고기는 무슨 고기일 것 같습니까? 고기에 일가견이 있는 분들은 이 요리의 재료는 닭고기 아니면 오리고기라고 말씀하실 것입니다. 맞습니다. 정확하게 찍으신 것입니다. 두개중에 하나입니다.
이 요리의 제목은
이 채소요리의 이름은 량반황과(凉拌黃瓜)입니다. 서늘하고 시원하게 한 오이라는 뜻이겟지요. 저는 그런 식으로 제 마음대로 짐작해서 요리를 시켰습니다. 결과는 거의 틀리지 않았습니다. 중국요리라는게 그런 식이므로 주문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이 요리의 가격은 8원이었고 마파두부요리는 16원이었습니다. 다른 고기요리 한가지는 22원이었네요.
밥값을 뺀 요리 4가지의 총액이 73원이었으니 밥을 더 보태도 80원내외가 됩니다. 세사람이 먹은 것이니 3으로 나누면 일인당 27원 정도의 식사비가 들었습니다. 우리 돈으로 3,780원짜리 저녁이라고 여기면 됩니다. 그 정도만 투자하면 중국에서는 제법 푸짐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혼자서 요리 4가지를 시키면 부담스럽지만 일행이 서너명만 되면 아무런 부담없이 온갖 요리를 슬금슬금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중국배낭여행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부요리와 오리고기 요리, 그리고 채소요리와 또 다른 고기 요리를 시켜서 정말 푸짐하게 먹었습니다. 밥은 미반(米飯,
우리나라에서는 기본반찬이나 음식을 더 달라고 하면 더 주는 곳도 많습니다만 중국에서 그런 서비스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더 시키면 돈을 더 내셔야한다고 알아둡시다. 밥도 먹었으니 이제는 호텔로 돌아와서 오늘 하루 생활을 정리해보고 내일 일정을 저울질해볼 일만 남았습니다.
새벽에 경주를 출발해서 중국 남경까지 와서 밥을 먹고 호텔방에 누운 것이 오늘 하루 동안에 일어났던 일의 전부입니다. 따지고 보면 엄청난 일을 해낸 것이나 마찬가지지만 워낙 해외여행이 일상화되어버려서 그런 정도는 아무런 감흥을 불러 일으키지도 못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모두들 피곤했던지 쉽게 곯아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오늘 1월 7일에는 남경남점에 가서 장사로 가는 기차표를 구한뒤 남는 시간을 이용해서 시내의 유적지를 관광하면 됩니다. 장사는 호남성의 성도(省都)인 큰 도시입니다. 부근에 장가계라는 유명한 관광지가 있고 중국의 건국자인 모택동의 고향 소산과도 아주 가깝습니다.
아침에 모두들 거뜬하게 일어났으니 이제 우리도 중국인들처럼 가볍게 아침 식사를 해결할 차례입니다.
현지인들처럼 식사를 하려면 현지인들이 사는 동네로 가는게 제일 좋은 방법입니다. 호텔 창문에서 살표본 결과 호텔 바로 뒤에 키낮은 아파트들이 많이 보였기에 그쪽으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아파트부근 주차장에서는 온갖 다양한 마크를 단 차들이 주차하고 있었습니다. 현대차도 보입니다.
아파트동네이니 아이들 놀이터와 유치원도 보였습니다. 중국이 달라지는 모습이 이런데서도 뚜렸하게 나타납니다.
현지인들이 들락거리는 가게를 찾아냈습니다. 이제는 들어가서 시키기만 하면 됩니다.
중국인들은 일반적으로 아침식사를 간단하게 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우리도 현지인들처럼 간단히 먹기로 했습니다.
만두 두통과 죽 한그릇씩, 그리고 만두국을 시켰습니다.
그렇게만 먹어도 아침식사로 든든합니다. 좋은 호텔에서 묵으면 보통 아침식사를 주기도 합니다만 우리가 머물렀던 이비스 호텔에서는 아침이 포함되어 있지 않더군요.
남경만해도 제주도보다 남쪽동네여서 그런지 밖에서 먹는 사람들도 제법 많았습니다.
우리는 만두국 작은 것으로 주문했습니다. 괜히 욕심을 내어 큰그릇을 시키면 나중에 다 먹기가 벅찰지도 모릅니다. 중국인들은 우리보다 훨씬 많이 먹는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주문을 해야 곤란한 겨우를 당하지 않습니다.
만두국 사진을 자세히보면 새우가 동동 뜬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산동성이나 강소성의 만두국에는 새우젓으로 간을 해주는 음식점들이 많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우리 입맛에 잘 맞았습니다. 외국에서 입맛에 맞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에 속합니다.
그렇게 먹고나서 계산을 해보았더니 한사람당 8원 정도가 되었습니다. 약 1,500원짜리 식사라고 보면 됩니다.
아침도 해결했으니 이제는 남경남참으로 가서 기차표를 구해야합니다.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초등학교 앞을 지나면서 조회를 하는 아이들을 보니 괜히 가슴이 뜨거워져왔습니다. 왜 그런지는 다 아시지 않습니까? 다음 글에 계속합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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