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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밭을 이런 식으로 훼손해도 되는지 묻고싶다

by 깜쌤 2014. 11. 14.

 

 말끔하기만 했던 잔디밭이 행사를 끝내고 난 뒤 이 지경으로 변했다면 누가 봐도 지나쳤다고 할 것이다. 처참하게 변해버린 잔디밭을 보고 나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할말을 잊었다. 더 기가 찬 것은 행사가 끝나고 난 뒤 거의 한달이나 다 되어가는데도 아직도 비슷한 모습으로 상처를 간직하며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10월 18일부터 20일까지 금장대 맞은 편의 서천 둔치 잔디밭에서는 금장대강변축제행사가 열렸다. 행사 며칠전부터 천막을 치고 준비를 하길래 지나치다가 호기심이 생겨서 그냥 사진을 찍어두었다.

 

 

이름하여 금장대 강변축제다. 워낙 축제가 많은 시대에 사는지라 흥미도가 좀 떨어지긴 해도 이번에는 강변에서 축제를 하는구나 싶어 은근히 기대를 했다. 주최는 경상북도와 경주시로 되어 있었고 주관단체는 그린경주21로 되어 있었다.

 

 

경주의 자랑가운데 하나가 아름답기 그지없는 서천둔치 잔디밭이다. 이 정도로 세련된 아름다움을 간직한 강변산책로는 선진국에서도 그리 흔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의자도 가져다 두어야하고 천막도 쳐야하므로 물건을 운반하는 차량들이 드나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준비측의 편리함만을 고집하여 아무 생각없이 함부로 운반용 차량을 들락거리도록 하는 것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이것이다. 사진이 모든 것을 웅변으로 증명해준다. 사실 말이지 남의 흉을 잡거나 잘못한 것을 자꾸 들추어내는 것은 인간으로서 옳은 일이 아니지만 이런 것은 해도 너무했다 싶어서 참을 수가 없어서 포스팅을 해보는 것이다. 아무리 좋게 봐주려고 해도 이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행사가 끝나고 나서 며칠 뒤에 찍은 사진인데 그동안 애써가꾼 잔디밭 모습이 이게 뭔가?

 

 

성건동에서 동국대학교 방면으로 연결되는 다리 아래부분의 모습이다. 교각 밑으로 난 시멘트 포장부분으로 차가 들락거리도록 신경을 썼더라면 잔디밭이 이 지경까지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군데만 그런 모습이었다면 이해해 줄 수도 있었겠지만 잔디밭 서너 곳에 자동차바퀴자국이 난 것으로 보아 조심해서 드나들었다고는 도저히 생각해줄 수가 없는 것이다. 만약 개인 정원에 이런 식으로 자동차 바퀴자국이 나있다면 주인 입장에서 그냥 넘어갔겠는지 궁금하다.  

 

 

한곳에 모아놓은 마지막 쓰레기는 11월 6일경에 치운 것으로 안다. 약 보름만에 뒷정리를 한 것이다. 그 전날까지도 방치되어 있었는데 7일 금요일 아침에 출근하면서 보았더니 없어졌기에 일부러 정확하게 기억해 두었다. 행사끝난 뒤 2주일이나 지나서 마지막 쓰레기가 치워졌다.    

 

 

이런 식으로 잔디밭을 훼손할 행사라면 다음부터는 강변 잔디밭에서는 개최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강변로를 따라 산책하는 시민들이 그동안 이런 모습을 보며 얼마나 많이 혀를 찼을지는 헤아려보지 않아도 관계기관에서 더 잘 알 것이다.

 

 

이제 곧 겨울이 다가온다. 아무리 강인하고 생명력이 질긴 잔디라고 해도 이런 식으로 겨울을 나게하면 얼어죽을 수도 있다.

 

 

행사에 사용했던 물건과 쓰레기를 실어내가고 난 뒤 로울러같은 것으로 살짝만 눌러주면 잔디도 아무 탈없이 잘 자랄 수도 있을 것이다. 조금만 신경을 써서 잔손질을 했더라면 이렇게까지 처참하게 일그러진 모습을 남기지 않았겠지만 아직까지도 나몰라라하고 방치하는 것은 바른 행정을 했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도로쪽 잔디는 너무 처참한 상태여서 할말을 잊는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은가? 행사관계자나 관리담당부서에서는 한번이라도 현장 확인을 했는지 모르겠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결정적 차이는 공공시설에 대한 관리면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후진국의 공공시설물은 처음설치 할때는 그럴듯하게 해두지만 관리를 못해서 이내 망가지고 만다는 특징이 있다. 제정로마시대의 원형극장이나 도로를 아직도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수두룩한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조금만 신경쓰면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는 일을 가지고 한달이 다되도록 흉물스럽게 방치한다는 것은 관리부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