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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인 경주(Istanbul in 경주)! - 뭔가 찜찜했다

by 깜쌤 2014. 11. 8.

 

현재의 이름은 이스탄불! 과거의 이름은 콘스탄티노플 혹은 비잔티움! 구도심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엄청난 곳이다.

 

 

서기 330년, 로마제국의 황제였던 콘스탄티누스는 로마제국의 수도를 비잔티움으로 옮긴후 나중에는 콘스탄티노플개명했다. 도시에 자기 이름을 붙인 행위는 필시 자기 이름을 후세에 길이 남겨놓고 싶은 마음에서 우러난 것이었으리라.

 

 

이때부터 비잔틴 제국이라는 이름의 국가가 등장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제국의 핵심을 이루었던 사람들은 로마인이라기보다는 그리스인들이었다. 로마를 건국한 사람들은 라틴인들이었고.

 

 

터키 역사에서 1453년은 역사적인 해다. 메흐메드 2세가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한 해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콘스탄티노플이 이스탄불로 이름을 바꾸게 되면서 헬라인(그리스인)의 땅에서 터키인들의 땅으로 실질적인 주인이 바뀐 셈이다. 이제는 그들이 원래부터 주인이었다는 식으로 기득권을 주장하며 설쳐댄다.

 

 

터키 동남부지역의 주인은 터키 민족이 아니다. 거기는 쿠르드민족의 땅이다. 그럼에도 터키인들은 자기들 땅이라고 우겨대면서 쿠르드인들을 탄압하고 있고 국제사회는 독립을 염원하는 쿠르드인들의 눈물어린 호소를 애써 외면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9월, 경주에서는 이스탄불 인 경주라는 행사를 개최했다. 경주문화엑스포 행사의 2014년판 버전이라고 봐도 틀린 말은 아니다.

 

 

터키에 관심이 많은 나는 지금까지 4번의 배낭여행을 통해 터키 여기저기를 헤집고 다녔다. 4번 돌아다녔다고 하지만 아직도 뭔가 부족해서 적어도 두번은 더 가볼 생각으로 있다.

 

 

아직도 나는 터키의 실체를 잘 모른다. 여행 몇번 했다고 그들이 가진 모두를 다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나라는 아닌 것이다. 한가지 확실히 깨달은 것은 우리가 터키를 너무 피상적으로 이해한다는 것이다.

 

 

한국전쟁 참전국으로 우리와 혈맹관계에 있는 <형제의 나라>라고 말하며 대단한 친분이 있는 나라인것처럼 말하지만 과연 그럴까하는 의문을 품을 때가 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도와준 것을 잊어버리자는 말은 아니다.

 

 

터키와 우리나라가 <형제의 나라>라는 말을 할때는 누구나 다 돌궐과 고구려와의 관계를 끄집어낸다. 돌궐은 수나라 당나라때 등장한 유목민족의 이름이다. 돌궐이 서진하여 오늘의 터키를 이루었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는 근거는 있는 말이지만 그 사실을 두고 형제의 나라라고 정의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옳은 일일까?

 

 

 터키 동부 산악지대에는 아르메니아라는 나라가 있다. 20세기 초반에 터키 사람들에게 대량학살을 당해 지금은 산간에 고립되어 있는 약소국의 신세로 전락한 나라다. 아르메니아인들에게 터키는 씻을 수 없는 불구대천의 원수 나라다.  

 

 

터키 북쪽 흑해에 면한 곳에 시놉(Sinop)이라는 도시가 있다. 이명박 정권당시 터키 시놉에 원자력 발전소를 수출할 수 있을 것처럼 이야기하더니 결국은 우리나라가 밀려난 대신 일본과 프랑스에게 수주를 빼앗기고 말았다. 터키는 그런 나라다. 그렇게 형제의 나라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선전하고 다녔으면 당연히 우리나라에게 공사를 맡겼을 것 아닌가? 

 

 

고의적으로 터키에 대해 비하하고 악담을 퍼붓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국제사회는 냉혹하며 현실은 엄혹하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 뿐임과 동시에 터키의 실체를 정확하게 알자는 말이다.

 

 

터키의 국민소득과 성향으로 보아 이런 성격의 행사를 이스탄불에 투자하기보다는 유럽의 다른 도시를 선택하여 투자하는 것이 국익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예컨데 여행이라면 미치고 못사는 독일의 도시들은 어떨까? 관광대국 프랑스와 스페인의 도시들은 또 어떨까?

 

 

혹시 우리가 우리돈을 들여 터키인들에게 경주와 한국을 소개하는 것보다 우리 한국인들에게 이스탄불을 과장되게 선전해주고 있는게 아닐까? 나는 한번씩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행사를 끝낸 이 시점에서 이제는 손익계산을 명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과연 누가 이익이고 누가 손해며 이런 사업과 행사가 어느 정도의 장래성과 효용성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봐야 하는게 아닐까?

 

 

잘끝낸 행사에 초를 친다는 식으로 판단하지는 말아주었으면 좋겠다. 개막식 행사에 갔다온 어떤 사람이 하는 말을 듣고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시민들 앞에서 내빈들 축사와 인사말에만 한시간씩이나 투자를 하는게 과연 정상적인 행사진행인가 말이다.

 

 

이런 귀한 행사가 유력인사들의 얼굴 내밀기 장소인가? 운영방식에 대한 점검도 필요할 터이고 소프트웨어격인 프로그램에 관해서도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봐야할 시점이 되었다고 본다. 공청회나 평가반성회를 통한 시민들의 여론도 한번쯤은 들어보아야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별로 아는 것도 없어서 주변인물에 지나지 않는 나같은 사람은 그동안 이루어진 일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으니 이러니저러니하고 함부로 말할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도 잘 안다. 어리바리하기 짝이 없는 나같은 인간보다 훨씬 똑똑한 분들이 그런 모든 절차를 알아서 다 밟아갔으리라고 애써 자위하지만 글쎄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