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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경주를 이렇게이렇게 For Gyeong Ju

사정동에는 옛날 풍경이 녹아있다

by 깜쌤 2014. 11. 11.

경주에서 1970-1980년대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사정동으로 가면 된다. 경주 시가지 안에 있는 유일한 기와집 동네인 황남동에서 그리 멀지 않다.

 

  

외지인들은 사정동이라고 아무리 외쳐도 알아듣기가 어려울 것이지만 의외로 찾기 쉽다. 시외버스 터미널이나 경주고속버스 터미널에 도착한 뒤 4차선 도로를 따라 대릉원쪽(동쪽)으로 올라가면서 제일 처음 만나는 커다란 사거리 른쪽으로 있는 동네가 사정동이라고 생각하면 거의 틀림없다.   

 

 

사정동은 황남동과 연결되어 있다. 인왕동과 황남동, 그리고 사정동은 한줄로 늘어서 있다고 보면 된다. 1970년대의 골목경치를 보고 싶으면 사정동이나 황남동으로 가자.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황남동과 인왕동쪽을 서성댄다. 대릉원 주위가 황남동이라고 보면 되고 첨성대동북쪽 동네가 인왕동이라고 보면 거의 틀림없다. 경주의 대표적인 주거단지는 황성동과 용강동인데 사실 그쪽은 가봐도 별로 볼게 없는 동네다. 관광객들이 흔히 보는 도시 풍경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경주는 신라를 먹고 사는 동네다. 하지만 언제까지 신라에만 목을 매고 살 수는 없는 법이다. 대구는 근대문물거리를 관광지로 개발하여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런 사실에서 배우는게 없다면 무엇인가 이상하지 않은가?

 

 

사정동에서는 흘려보낸 세월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곳이기에 외지인들에게 한번쯤은 서성거려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50대 이상이라면 더 마음에 와닿을 수 있다.

 

 

당신이 젊은이라고 해도 상관없다. 젊은이라면 초등학교 시절에 보았던 외갓집의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을테니까..... 영화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더더욱 동네 탐방을 권하고 싶다. 위에 언급한 동네에서 촬영이 이루어진 영화들이 제법 많다. <생활의 발견>, <경주>, <신라의 달밤>......,  얼핏 꼽아봐도 제법 된다.  

 

 

나는 이런 동네를 마구 뜯어낼 생각만 하는 위정자들을 보면 그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가 없다. 물론 개발을 하지 않을 경우 이 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그런 아픔을 해결해주면서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자가 현명한 위정자다. 

 

 

무조건 뜯어내고 철거하고 잔디밭만 만들어두면 최고라고 여기는가? 그런 식으로 희생된 대표적인 곳이 쪽샘골목이다. 인왕동의 정감어린 골목길이 그렇게 해서 거의 다 사라졌고 결과적으로는 시가지 상권을 다 죽여놓고 말았다.

 

 

잘 개발하여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관광자원을 만들 수도 있었지만 단견을 가진 지도자들이 다 망쳐놓고 말았다. 경주변두리에 즐비한 고층 아파트들을 보면서 큰 발전을 이루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가득하다면 무엇인가 문제가 많다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유럽의 고풍스런 도시들을 보자. 그들이 개발할 줄 몰라서 그런 식으로 남겨두었다고 생각하는가?

 

 

속은 현대식으로 수리할 수 있게 하되 외관은 어느 정도 통일시켜 두자. 환경정비사업도 좀 하고 도시가스같은 것도 설치비를 지원해주는 식으로 도움을 주어야할거다. 세금 혜택을 줄 수도 있으며 민박업을 지원할 수도 있겠다. 생각해보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지만 규정과 법만 따지고 있으면 무슨 일을 할 수 있으랴 싶다.   

 

 

사정동에서 제일 좁은 골목을 찾아 표시해두어서 관광객들이 재미로 통과해보도록하고 포토존도 만들고 골목 빈터에는 한평 공원도 많이 만들자. 공터에는 벤치도 좀 설치해두고 말이다.

 

 

골목에는 예술인들이 자리잡고 살도록 유인하자. 예술인이라고 해서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사람만 생각할 게 아니라 생활의 달인이나 명인과 장인, 그리고 특별한 아마추어 화가와 연주가도 예술인의 범주에 넣을 수 있다. 그런 분들이 들어와 살도록 유인해보자.

 

 

장성한 자녀들이 떠나가고 난 뒤 어른들만 사는 동네여서 그런지  사정동 골목은 항상 깨끗하다. 이런 것도 강점이라면 강점이다.

 

 

군데군데 한옥을 수리하여 멋진 미감(美感)을 가진 집들이 더 많이 늘어날 수 있도록 지원책을 강구해보자. 이런 집들이 즐비한 골목 하나만 있어얼마 안있으면 명물 동네가 될 것이다. 전주 한옥마을이 괜히 만들어진게 아니며 노력없이 저절로 만들어진게 아니다.

 

 

전통양식에 충실한 목조한옥만 한옥으로 인정할게 아니다. 주민들이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사는 동네도 앞으로 100년 세월만 지나면 근대문화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신라시대 유적지만 관광자원으로 가치를 가지는게 아니라는 말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