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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가 올라가지 못하는 어도라면 문제가 크다

by 깜쌤 2014. 5. 19.

 

요즘 경주에서는 북천 정비사업이 한창이다.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경주 시내에는 제법 많은 개울이 존재한다. 지도에서 1번으로 표시한 것이 형산강인데 포항쪽을 향해 흘러가므로 북으로 흐르는 셈이다. 형산강에 흘러들어가는 개천이 몇개 있는데 각각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2번 : 북천

3번 : 남천 혹은 문천

4번 모량천

 

 

바로 위의 사진은 북천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서 형산강 본류쪽을 보고 찍은 사진이다. 북천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얕은 높이를 지닌 보를 만들어 둔 모습을 찍었다. 그 지점을 확대하여 지도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아래 그림이다.  

 

 

 

 

이 글 속에 올린 지도 두장을 클릭하면 모두 커다란 모습으로 새로 뜰 것이다. 어도가 있는 지점이 1번이고 푸른색으로 체크한 부분은 큰 비가 올 경우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는 곳이다.  

 

 

그동안 오랜 세월을 두고 관찰해 온 바에 의하면 경주교를 기준으로한 아래 위 지점만해도 이런 저런 모습의 보를 쌓았는데 큰 비가 오면 유실되기도 했고 망가지기도 했다. 돈은 들였지만 오래가지 못해 항상 안타까운 모습을 가지고 살았다.

 

 

작년부터 다시 정비를 하면서 이번에는 제법 튼튼하게 공사를 한다 싶어서 안심도 되었고 완공되면 어떤 모습일까 싶어서 기대를 가지고 살펴보았다.

 

 

그런데 잘 보면 이번 공사를 하면서 생태학적으로 약간의 문제가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전문가가 아니어서 잘은 모르지만 얕은 둑을 쌓은 한가운데 부분은 틀림없이 물고기가 오르내릴 수 있는 어도(魚道)로 생각하고 만들어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물고기가 오르내릴 수 있는 기능을 지닌 어도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면 문제가 있음이 틀림없다.   

 

 

사진을 잘보면 어도 부분에 물길이 말라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상태로는 물이 돌밑으로 흐르는 복류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처럼 물의 양이 줄어들 경우에는 물고기들이 오르 내릴 수 있는 길이 완전히 막혀버린다. 내가 생각한 문제점을 확인해보기 위해 현장으로 직접 내려가보았다. 바로 위의 현장 사진은 5월 13일 아침 6시 50분경에 찍은 사진들이다.

 

 

어제 12일 아침까지 비가 내렸으므로 평상시보다 수량이 많았다고 보면 된다.

 

 

다리위에서 확인했던 곳은 바로 여기다. 물이 흘러내려가고 있는듯이 보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징검다리 바로 앞에서 이미 물길이 끊어져버린 것이다.

 

 

돌로 만든 징검다리 바로 밑은 물길이 완전히 말라버렸다. 물은 이 밑으로 흐르는 것이다.

 

 

돌로 만든 보 밑에까지 도착한 물고기가 위로 올라갈 길은 처음부터 원천봉쇄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현실이 이렇다면 이 부분은 생태학적인 면에서 공사가 잘못된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이런 결과는 안일함의 소산이다. 

 

 

이번에는 신라중학교쪽으로 가보았다.

 

 

물은 이쪽으로 훌러넘치고 있다.

 

 

어도가 제기능을 하기를 바란다면 여기 이부분을 막아야 하는 것 아닌가?

 

 

물이 흘러넘치는 이 부분에서도 물고기는 위로 올라올 수 없게 되어 있다.

 

 

공사결과가 이렇다면 잘못된 모습이다.

 

 

문제는 또 있다.

 

 

이 사진은 신라중학교 쪽의 보 끝부분을 촬영한 것이다. 어도에는 물이 말랐지만 그나마 고인 물들은 산책로 바로밑 바닥을 지나 흘러넘치게 되어 있다. 

 

 

물이 흘러내리는 부분에 콘크리트로 만든 시설물이 있어서 물고기들이 올라 올 길이 없다. 결국 이 부근에서 물고기들의 회유가 차단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졌다는 말이다. 콘트리트 벽이 있는 부분을 확대해서 촬영한 모습은 바로 아래 사진과 같다.

 

 

어도 부분은 물흐름이 끊어져 있는 대신 이쪽으로 물이 흘러넘치는 것이다. 비가 많이 올 경우 현재의 모습대로라면 물은 북쪽 산책로 부근으로 몰릴 수밖에 없게 되어있다. 나에게는 그런 사실이 은근히 걱정으로 다가왔다.     

 

 

실제로 비가 많이 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지는지 사진으로 확인해보자.

 

 

이 사진은 지난 4월 30일 오전 6시 16분경에 찍은 사진이다. 전날 밤새도록 비가 왔었기에 나는 내가 문제있다고 생각했던 부분의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물은 위쪽 지도에서 체크표시를 해둔 부분으로 몰려 흘러넘치고 있었다.  

 

 

그러면 원래 어도 겸 물길로 생각하고 공사를 했던 부분의 수량은 어떤지를 확인해보기로 하자. 위 사진이 증거다.

 

 

이만하면 확연히 구별되지 않는가?

 

 

어도겸 물길로 생각했던 부분에는 비가 많이 와야만 물이 돌바닥 위로 흐르는 모습을 보인다.

 

 

평소에는 물흐름이 끊긴다는 말이다. 위에서 그 증거를 보여드렸다.

 

 

정말 큰 비가 올경우 물은 신라중학교쪽 벽을 훼손시켜 제방 붕괴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결론은 자명해진 셈이다. 어도가 어도 구실을 못하며 그로 인한 부차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형산강에는 동양 3국에만 존재하는 희귀종 물고기가 살고있다. 흰줄납줄개각시붕어다. 흰줄납줄개와 각시붕어는 조개에다가 알을 낳는다는 특징 이외에도 열대어 못지않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물고기이다. 이런 식으로 공사를 완료해버리면 그런 고기들이 번식할 공간을 잃어버리게 된다.

 

 

북천에는 피라미도 살고 갈겨니도 산다. 바로 위 사진은 경주교 윗부분과 북천을 가로지르는 철교사이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2010년 여름에 찍었다. 저녁 햇살을 받고 하얗게 뛰어오르는 것들은 갈겨니 아니면 피라미다. 멀리서는 두 종류를 확실하게 구별하기가 어려우므로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일반인들은 갈겨니와 피라미를 정확하게 구별할 줄 모른다.

 

 

물고기를 잡아먹고 사는 대형 새들이 북천에 자주 나타난다. 사냥을 하기 위해서다. 물고기의 회유가 끊어지면 새들이 물고기를 사냥하는 이런 모습을 보는 것은 불가능해진다.

 

 

이 글에서 지적한대로 그냥 이 상태로 공사를 완공해버리게 되면 물고기들이 회유할 길을 원천봉쇄하는 모습이 되고 만다. 비가 많이 올 경우 물이 흘러 넘치는 곳(지금 사진에서 보는 곳)으로 물고기가 움직이지 않겠느냐고 말한다면 나도 더 이상 할말이 없다.

 

 

아무쪼록 관계당국에서는 현장을 잘 살펴보고 세밀하게 뒷처리를 해주기를 바란다. 물고기 한마리조차도 이제는 관광자원이 되고 생태자원 되는 세상이기에 해보는 소리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