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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1 (完)

경주를 품은 또 다른 산을 오르다 - 선도산 1

by 깜쌤 2014. 10. 6.

 

가만히 생각해보니 선도산에 올라간지가 제법 된 것같았다. 찍어둔 사진 자료를 찾아보니 2008년 12월에 올라가본 것이 끝이었다. 그게 벌써 6년전 일이라니 싶어서 화들짝 놀랐다.

 

 

기회가 생겼을때 올라보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여겨 자전거를 타고 슬슬 출발했다.

 

 

김유신장군 묘로 연결되는 도로를 따라갔다. 봄이면 벚꽃 구경하는 사람들로 미어터지는 도로다.

 

 

경주여중 앞쪽 공터를 둘러친 이유가 무엇일까? 발굴이 끝나면 어떤 건물이 들어서는지 알게될 것이다.

 

 

 

 

지도가 작게 보여서 불편하다면 직접 클릭해보시기 바란다. 그러면 오늘 내가 올라가보려는 선도산이 어떤 곳에 어떻게 자리잡고 있는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바로 저 산이다. 경주시 서쪽끝에 자리잡은 산이다. 경주에 남산만 있는 것으로 아는 분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선도산에도 한번쯤은 올라가볼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나는 무열왕릉과 충효동으로 가는 길이 엇갈리는 사거리에 서서 서악 너른 벌판을 살펴보았다.

 

 

벌판에는 가을이 지나가고 있음이 확실했다.

 

 

일단 충효동쪽으로 가다가 선도산 밑으로 난 들길을 따라 가기로 했다.

 

 

멀리 남산이 보였다. 초록색 속으로 스며드는 노랑의 배합이 절묘했다.

 

 

오른쪽 산밑으로 보이는 철길은 중앙선이다. 경주에서 영천으로 이어지는 철길이다.

 

 

나는 다리 위에 자전거를 세우고 아래를 살폈다. 왼쪽 멀리 보이는 산이 남산이다.

 

 

이윽고 나는 철길가로 이어지는 샛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 원래는 농로였는데 이제는 자동차도 슬금슬금 다닌다.

 

 

경주시가지가 보였다.

 

 

경주여중 건물이 뒤쪽으로 보였다. 원래 형산강 건너 서쪽편은 가을이면 황금색으로 익어가는 멋진 벌판이었는데 공립학교가 하나 들어서더니 이제는 부근 농지를 슬슬 전용하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경주여중은 시내 한복판에서 이사를 왔다.

 

 

조악하던 시멘트 도로가 끝나자 아스팔트로 깔끔하게 포장된 도로가 나타났다. 사람마다 사물을 보는눈이 다르기에 내 기준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우길 수는 없지만 나는 허연 시멘트길보다 깔끔하게 여겨지는 아스팔트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벌판 한가운데를 가로질러가는 둑은 기찻길이다. 기찻길 너머로 보이는 산이 경주남산이고..... 하늘에 흘러가는 구름이 많아서 그런지 햇살로 인한 색깔 변화가 심했다.

 

 

선도산 부근에는 무열왕릉이 있다. 무열왕릉 인근 동네를 서악이라고 부르는데 그쪽에는 집을 지을 경우 기와집만 허락이 된다고 들었다.

 

 

경주초등학교는 원래 서악에 있었다. 그러다가 충효동이 새로 개발되면서 그쪽으로 옮겨간 것이다. 예전 초등학교에는 직업학교가 들어섰다. 나는 그 직업학교 뒤까지 온 것이다.

 

 

마을 경로당이 참했다.

 

 

요즘은 어딜가도 저런 식으로 어르신들을 위한 쉼터가 잘 만들어져 있다.

 

 

주민들을 위한 운동시설도 잘 꾸며져 있었다.

 

 

경주를 잘 모르는 관광객들은 시내에서 무열왕릉으로 갈 경우, 터미널에서 형산강을 건넌 뒤에는 도로를 따라 단순하게 달리는 것으로 끝내는데 그렇게하면 편하기는 하지만 경주의 진면목을 살필 수는 없게된다.

 

 

원래 경주초등학교가 있던 곳이다. 다양한 농기구가 운동장에 잘 정리되어 있었다.

 

 

석류가 익어가고 있었다. 석류는 이란에서 생산되는 것을 최고로 친단다.

 

 

이란산 석류가 알이 크고 특별히 달고 새콤하기 때문이리라.

 

 

마을안길에는 고추도 널어서 말리고 있었다. 한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겨났다.  

 

 

나는 서악서원을 지나쳤다.

 

 

서악서원에 관해서는 다음에 글을 쓸 생각으로 있다.

 

 

직업교육을 시키는 사회교육시설물 앞을 지났다. 옛날의 경주초등학교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마을 한가운데는 커다란 파밭이 있었다. 인도네시아 자바섬에 갔을때 활화산 부근 고지대에서 거대한 파밭을 본적이 있었다. 나는 그때부터 이상하게도 파농사를 짓고 싶어졌다.

 

 

파농사를 지어서 라면회사에 스프용으로 납품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이룰 수 없는 꿈이겠지만..... 

 

 

나는 동네 안길로 들어섰다. 안길을 따라 올라가면 선도산으로 오르는 등산로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동네 속으로 파고 들면 의외로 깔끔하고 정결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기자기한 집들이 제법 보였다.

 

 

조금만 더 신경을 쓰면 일본의 시골처럼 될 수 있을 것이다.

 

 

잔디마당 너른 집이 그대로 있었다. 6년 전에도 이집 마당은 잔디가 깔려있었다. 잔디위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마을 제일 위로 올라가자 도봉서당이 나타났다.

 

 

나는 자전거를 세워두고 안으로 들어가보았다.

 

 

이름은 서당으로 붙여두었지만 서원정도의 규모를 가지고 있었다. 현재는 고택체험공간으로도 사용중이니 경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은 이런 곳에서 묵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고택체험을 해가며 여행을 즐겨본다는 것은 정말 멋진 낭만적인 여행방법 가운데 하나다. 나는 터키 샤프란볼루에서 실크로드를 오가던 옛상인의 저택에서 머물러 본 추억을 가지고 있다.

 

 

서당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도 널찍하거니와 무엇보다 조용해서 좋았다.

 

 

곳곳에 벤치를 두어 어디에서도 쉽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동네 제일 위에 자리잡고 있어서 민가의 소음도 거의 들리지 않을뿐더러 서당을 둘러싼 산세가 절묘하여 아늑함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다.

 

 

나는 서당안을 조심스레 둘러보았다.

 

 

비가 오는 날이나 눈이 오는 날에는 한옥의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으니 잘만 선택하면 고택체험을 멋지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서당 뒤 산에는 소나무 숲이 우거져 있다.

 

 

한쪽 모퉁이에는 우물이 보였다. 나는 우물쪽으로 다가가서 건물사이로 보이는 탑을 감상하기로 했다.

 

 

툇마루는 제법 오래된듯 하다. 대청마루에는 물건들이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단정하게 걸린 쓰레받기와 빗자루, 그리고 품격을 지닌 나무탁자가 운치를 더해주었다. 주인장 성품이 보통 단정한게 아닌듯 하다.

 

 

뒷담장너머로는 새로 만든것처럼 색깔이 깨끗한 탑이 단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우물 옆에는 펌프를 박아두었다. 물을 담은 통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마중물은 길어서 사용하는가 보다.

 

 

안전을 고려해서 그런지 우물뚜껑을 해놓았다. 서당 어느 한곳에도 빈틈이 없었다.

 

 

뒷뜰에는 금잔화가 가득했다. 보기에 좋았다.

 

 

산에서 흘러들어온 물이 담장 밑 구멍을 통해 마당안으로 흘러들고 있었다. 확실히 주인은 운치를 아는듯 하다. 나는 탑이 있는 곳으로 가보기로 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