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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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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칡꽃과 어머니

by 깜쌤 2014. 8. 26.

꽃이라는것은 반드시 시들기 마련이다. 시들면 떨어져야 하고.......

 

 

학교에서 마주치는 조그마한 딸 아이들을 볼때마다 나는 가슴이 뛰면서 마음이 저려온다. 저 아이도 언젠가는 엄마가 되어 몇사람의 가슴속에 새겨지지 않을까싶어서 말이다.

 

 

여성으로 태어나서 어머니가 되어보지 못한 사람이나 자식으로부터 엄마라는 말을 들어보지 못한 분들은 어쩌면 비극의 주인공일지도 모른다.

 

 

아흔(90)중반이 된 어머니를 끔찍하게 섬기는 어떤 여교장선생님의 사연을 직접듣고나자 나는 다시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났다.

 

   

그 교장선생님의 어머니는 벌써 십년넘게 치매를 앓고 계신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로원이나 요양원에 보내지 않고 기어이 모시고 사는 그 정성을 보면 나는 부끄러워 할말을 잃고 말았다.

 

 

날마다 기저귀를 갈아드리고 아무것도 기억을 못하시는 어머니로부터 욕을 얻어먹어가면서도 섬기는 그런 놀라운 사랑과 정성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두달이 넘었다. 나는 매순간마다 어머니가 그립다. 어떨땐 마음이 아리고 아려 견딜 수가 없다.

 

 

이달 초순에 어머니가 아버지와 함께 묻힌 곳을 찾아갔었다.

 

 

엄마와 아버지를 만나려면 가고 오는 길에는 반드시 큰 고개를 넘어야했다. 나는 보통 자전거로 그 고개를 넘는다.

 

 

고갯마루에는 길가로 칡꽃이 가득했다. 이리저리 마구 엉겨 번져가는 거기에는 생존을 위한 치열한 본능이 존재하리라.   

 

 

우리들 부모들도 그러셨다. 일제강점기와 6.25사변을 거치는 동안 어떻게라도 살아남아 자식들을 먹여살리고자 몸부림을 치셨다. 한때는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의 백성이 아니었던가?

 

 

고개마루에 자전거를 세우고 한참을 서있었다. 칡꽃을 보며 어머니를 생각하며 하염없이, 하염없이  서있었던 것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