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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야생화와 분재사랑 Wildlife Flower

타래난을 찾아서 1

by 깜쌤 2014. 8. 20.

 

8월 4일, 긴 가뭄을 끝내려는듯 비가 왔다. 집안에 가만히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너무 싫어서 남산에 오르기로 마음먹었다.

 

 

8월 4일,  자전거를 타고 상서장으로 갔다. 경주국립박물관에서 남쪽으로 있는 곳이다.

 

 

상서장은 당나라에서 귀국한 고운 최치원선생이 신라를 염려하여 왕실에 올릴 글을 썼다는 곳이다.  

 

 

박물관과 반월성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남산 자락에는 상서장이라는 멋진 건물이 숨어있다.

 

 

상서장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봉숭아가 만발했다. 참 오랫만에 보는 꽃이다.

 

 

상서장 건물에는 사람이 산다. 최씨 문중사람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사람이 있다.

 

 

입구에 자라는 대추나무에는 풋대추들이 가득 달려있었다. 추석때까지 익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상서장에서 내려다보면 월성이 보인다. 신라왕궁터가 있는 곳이 월성(=반월성)이다. 최치원선생은 신라멸망을 예언한 분으로도 유명하다.

 

 

나는 천천히 산자락으로 난 길을 걸었다.

 

 

경주남산을 오르는 가장 평탄한 길이 이길이다.

 

 

처음 30여미터 정도 슬그머니 다가오는 오르막을 오르면 그다음부터는 완만한 길이 이어지므로 노약자들도 걷기 좋은 길이다.

 

 

오솔길처럼 이어진 등산로 곳곳에는 무덤이 있다. 나는 무덤가를 유심히 살피면서 걸었다. 혹시 타래난초라도 만나볼 수 있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타래난은 내가 사랑하는 야생화다. 가녀린 꽃대를 쏙 밀어올리고는 거기에다가 실타래처럼 뱅뱅 돌아가며 자잘한 꽃을 매다는 애처로운 꽃이 타래난이다.

 

 

예전에 몇포기를 채집해와서 집에서 길러보았다.

 

 

녀석은 주로 무덤가에 잘 자란다.

 

 

그런데 보이지 않았다. 벌써 지고만 것일까?

 

 

남산에는 남산성이 숨어있다.

 

 

외적이 쳐들어올경우를 대비하여 임시피난용으로 만든 것이리라.

 

 

길은 음지쪽에서 시작했다가 점차 양지쪽으로 옮겨간다.

 

 

어느 정도 가다보면 서쪽 비탈로 옮아가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솔숲 사이로 너른 벌판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이경치를 좋아한다. 가장 한국적인 경치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왼쪽으로 보이는 산자락을 따라 경부고속국도가 지나간다. 그 산너머로는 고속철도가 숨어있고.....

 

 

아직도 식물들이 뿌리를 내리지 못한 붉은 모래층이 보였다. 예전에는 남산에 숲이 적었다. 그때는 이런 식으로 헐벗었으리라. 이럴 경우에는 약간만 비가 와도 산이 무너지고 홍수가 발생한다.

 

 

나는 입을 다물고 조용히 길을 걸었다. 어디선가 인기척이 들려왔다.

 

 

사람이 없는 호젓한 산길을 걷는 재미가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바위틈사이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소나무 몇그루는 저절로 분재가 되었다.

 

 

환경이 그렇게 만들어갔으리라.

 

 

누가봐도 멋진 자연산분재다.

 

 

그바람에 잠시 타래난초를 잊어버리고 있었다.

 

 

산에 돌들이 흩어져 있는 것을 보면 여기가 산성터의 흔적일 수도 있다.

 

 

경주남산은 높은 산이 아니다. 그래도 참 아기자기하다. 그게 이 산의 매력이다.

 

 

커다란 바위 하나를 발견했다. 바위 앞에는 적분이 있었다. 풀한포기 자라지 않는 무덤......

 

 

나는 괜한 호기심때문에 가던 길을 멈추고 바위위로 올라가보기로 마음억었다.

 

 

그랬더니 멀리 삼릉뒤로 솟은 봉우리와 탑이 나타났다. 왼쪽 상단 계곡속에 하얗게 보이는 것이 석탑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