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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야생화와 분재사랑 Wildlife Flower

개망초와 고라니

by 깜쌤 2014. 8. 14.

 

나는 자전거를 타고 진평왕릉을 찾아갔다. 그쪽으로 가면 개망초를 볼 수 있을 것같았다.

 

 

숲머리마을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예쁜 주택들이 많다. 한번 살아보고 싶은 동네다.

 

 

낭산과 명활산성 사이에 있는 너른 벌판은 경주시에서 가장 조용한 곳일지도 모른다.

 

 

도로와 철길로부터 멀리 떨어져있어서 그렇다.

 

 

동네 할머니 한분이 천천히 걸어가고 계셨다.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났다.

 

 

봇도랑에는 물이 가득했다.

 

 

경주시가지가 멀리 보였다. 여긴 시가지보다 약간 높은 곳이다.

 

 

벌판 끝자락을 가로막고 있는 산이 낭산이다. 남산이 아니다.

 

 

나는 남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비로소 남산이 다가왔다.

 

 

마침내 개망초길을 찾았다. 진평왕릉으로 이어진 길에는 개망초가 가득했다.

 

 

자세히 보면 경주시가 있는 벌판이 참 넓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앞에 있는 산이 낭산이고 뒤에 있는 산은 남산이다. 푸르름과 싱그러움은 여름만이 가지는 특권이다.

 

 

개망초꽃은 여름날을 수수하게 밝히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꽃이 화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뒤를 돌아보았더니 할머니는 아직도 산책중이셨다.

 

 

아이들은 개망초꽃에서 계란 프라이를 생각하는 모양이다. 사진 속에서 한눈에 나비를 찾아낸 분들은 관찰력이 대단한 분이다.  

 

 

한여름날꿀을 찾아다니는 벌과 나비들에게 개망초꽃은 알짜배기 공급처나 마찬가지다. 

 

 

진평왕릉을 둘러싼 논길에 개망초꽃이 가득가득 피었다.

 

 

사방이 고요하기만 했다. 시내에서 이런 풍경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나 다름없다.

 

 

낭산은 크게 두부분으로 나누어진다. 가운데 허리가 잘록한 곳이 있어서 그렇게 보인다. 선덕여왕은 낭산 소나무숲에서 영원한 잠을 잔다.

 

 

이제 제법 왔다. 진평왕릉이 저만큼 떨어진 곳에서 손짓하고 있었다. 한쪽에 우뚝 선 미류나무가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갑자기 주위가 서걱대는 소리로 가득차더니 갈숲 안에서 누런 고라니 한마리가 뛰어나왔다.

 

 

녀석은 임팔라처럼 뛰어오르더니 이내 산을 향해 무작정 달렸다. 논으로 들어가 마구잡이로 뛰기 시작했다. 사람 소리에 엄청 놀랐던 모양이다. 나도 괜히 심장이 벌렁거렸다.

 

 

녀석이 사라지고 난 뒤 나는 다시 차분하게 가던 길을 갔다. 다음 개망초꽃을 찾아서.....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