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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자전거로 천전리 각석계곡을 다녀오다 3

by 깜쌤 2014. 8. 11.

 

누가 무슨 목적으로 이런 의미심장한 그림을 남겼는지에 대해서는 알길이 없다. 그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신라시대 사람들이 남긴 한문기록도 새겨져 있다.

 

 

바위 벽면에 상당히 깊게 새겨두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바위 표면이 떨어져나가기도 했다.

 

 

사방에는 고요함 뿐이었다. 혼자 조용히 찾아와서 감상하는 것이 이렇게 좋은 줄은 미쳐 몰랐다.

 

 

새겨진 그림을 설명해둔 안내판을 찍은 것이다. 사람 모양으로 비친 것은 깜쌤의 모습이다. 1984년에 여기까지 찾아와 낙서를 한 양반은 대단한 사람이다. 이름을 밝혀두었더라면 두고두고 대대로 이어가며 욕을 얻어 먹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얻었을 터인데 영악하게도 자기 이름은 새겨두지 않았다. 기본 양심은 있었던 모양이다.

 

 

끝부분에 출입금지구역이 있다.

 

 

 

 

천전리 각석계곡에 대하여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은 분들은 위의 글상자 속 글이나 글제목 혹은 사진을 클릭해보시기 바란다. 제법 자세하게 써놓은 글이 뜰 것이다.

 

 

 

참 고즈녁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좋은 곳을 찾아내는 눈은 옛사람이나 오늘날을 사는 현대인이나 같은 모양이다.

 

 

이제는 돌아나갈 시간이다.

 

 

점심시간이 되었다.

 

 

점심은 두서면소재지에 가서 먹을 생각이었다.

 

 

두서면소재지까지는 십분 정도만 달리면 갈 수 있는 거리다.

 

 

두서면사무소 소재지에 있는 두서초등학교 맞은 편에서 중국집을 찾았다. 인보관이라는 이름을 가진 곳이었는데 서빙을 맡은 딸아이가 너무 기특했다. 오랜 시간을 두고 아이들을 다루어 보았기에 태도와 말씨를 보면 사람 됨됨이를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어찌나 서빙을 잘하는지 감탄할 지경이었다. 아이의 태도와 행동이 반듯했다. 그러니 음식맛까지 더 살아날  수밖에 없다. 밀면을 시켰는데 처음에 사진을 찍을 생각을 하지 못하고 한술 뜨려다가 카메라 생각이 나서 찍었기에 정갈한 모습이 되지 못했다.

 

 

모녀가 같이 일을 하는 것 같았는데 너무 보기가 좋았다. 다음에 슬며시 한번 더 찾아갈 생각이다.

 

 

서빙을 하는 아이는 초등학교 6학년 여자아이였다. 나는 마음속으로 음식점 영업이 잘되기를 빌었다.

 

 

나는 경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페달을 밟았다. 돌아갈 때는 두동면소재지로 들어가서 갈 생각이었기에 조금 가다가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두동면사무소가 있는 소재지로 방향을 틀면 얼마 못가서 대곡댐으로 인해 만들어진 호수 위를 건너가게 된다.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호수바닥이 다 드러났다. 고속철도 철길 밑으로 도로가 이어지고 있었다.

 

 

교각이 엄청 높은 다리가 시작되는 곳 부근에 망향대가 세워져 있다. 댐이 완공되면서 살던 마을이 물속으로 가라앉아 버린 수몰민들을 위한 시설이다.

 

 

마음이 아렸다. 내가 유년시절을 보낸 곳도 이제 곧 물속으로 가라앉게 되어있다. 어쩌면 올해안으로 잠길지도 모른다.

 

 

망향대에서 저수지 바닥을 보고 있으려니 괜히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실향민은 전쟁으로 인해서만 생기는게 아니다.

 

 

일직선으로 곧게 뻗은 다리밑에는 실향민들의 눈물이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 가뭄으로 바닥이 드러나면서 예전에 살던 터가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물이 빠지면서 한동안 물속에 잠겨있던 길이 드러나고 집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나는 자전거를 세우고 한참동안 다리 아래를 살펴보았다.

 

 

내가 유년시절을 보냈던 곳도 빨리 찾아가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더 많이 잠기기 전에 찾아가서 사진이라도 찍어두어야 한다.

 

 

골짜기가 제법 넓었다. 펀펀한 곳은 거의 논밭이었으리라.

 

 

수몰선이 또렷하게 구별되었다.

 

 

이 다리에서부터 경주까지는 자전거로 두시간이 안걸릴 것이다.

 

 

수몰지역이 제법 컸다.

 

 

다리가 끝나면 짧은 오르막이 나오고 곧 이어서 내리막이 나타난다. 그러면 두동까지 다 온 것이다.

 

 

바로 저기다. 두동면사무소와 농협건물이 보였다. 거기까지만 가면 평소에 다니던 길이니 길이 눈에 익었다. 

 

 

나는 꾸준히 페달을 밟았다. 결국 봉계불고기단지까지 와서야 잠시 쉬기로 했다. 이제는 한시간 30분 거리다.

 

 

따가운 햇살아래 정신없이 달렸더니 몸이 천근만근처럼 무거워졌다. 물론 피부가 까맣게 타버린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