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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경주에서 자전거로 천전리 각석계곡을 다녀오다 1

by 깜쌤 2014. 8. 4.

 

방학이지만 그냥 시간을 보내기가 너무 밋밋해서 자전거를 가지고 울산 천전리 각석계곡을 다녀오기로 했다. 가벼운 간식거리를 배낭에 넣고 일단 시내에서 출발했다.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 고단위 비타민제를 한알 삼켰다. 1000밀리그램짜리 고단위 비타민제는 감기예방과 피로회복에 확실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시간을 달렸더니 내남농공단지부근까지 다다랐다. 공단 인근의 마을 쉼터에서 잠시 땀을 닦았다. 다시 힘을 내어 출발했다. 오늘 내가 다녀오고자 하는 곳을 지도로 소개해본다. 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큰 모습으로 뜬다.

 

 

 

 

쉽게 표현하자면 경주에서 울산을 다녀오는 셈이다. 울산이라고는 해도 울산시가지쪽이 아니라 언양쪽이라고 보면 된다. 경부고속국도를 따라 다녀온다고 여기면 되지만 일반 국도를 이용하는 것이므로 달릴 만하다. 분홍색점은 돌아올때 사용한 일부구간을 표시한 것이다.

 

 

경주에서 언양가는 길은 새로 만든 35번 국도와 구도로가 한번씩은 겹쳐지기도 하지만 나는 주로 옛날 도로를 사용했다. 교통량이 훨씬 적기 때문이다. 이내 봉계불고기단지까지 이르렀다.

 

 

보통 봉계까지는 한시간 반이면 된다. 나는 봉계에서 내려갈때는 일단 35번 국도를 따라 달리기로 했다. 갓길이 넓직하므로 조금만 주의하면 된다.

 

  

오른쪽으로 펼쳐진 공단에는 공장들이 가득했다. 확실히 울산 부근에는 공장들이 많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빈터였는데 그새 거의 다 들어찼다.

 

 

서서히 오르막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 정도는 그냥 오를 수 있다. 물품을 가득실은 대형트럭들이 질주하는 곳이므로 조심해야했다.

 

 

나는 일반 도로용 자전거를 탄다. 경주용 사이클이나 산악용 자전거는 아니다. 복장도 전문가들처럼 때빼고 광낸 차림을 하고 나서는 사람이 아니다. 그냥 슬금슬금 다니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오르막을 한참 오르다가 자전거를 세워두고 뒤를 살폈다. 내가 저 길을 올라왔다는 말이지?

 

 

앞으로 치고 나갈 길이 까마득하게 이어져 있었다.

 

 

길가 주유소에 들러 화장실부터 다녀왔다. 어느새 온몸은 땀범벅이 되어 있었다.

 

 

주유소 직원들은 친절했다. 머리카락 허연 늙은이가 자전거를 타고 생고생을 한다고 여겼던듯 하다.

 

 

예전에 길렀던 풍산개 풍식이가 생각났다. 녀석은 화장실 앞을 지키고 있었다. 풍산개는 잘 짖지 않는다. 대신에 먹이감을 노리다가 단번에 물고 늘어지는 성질이 있다.

 

 

주유소를 출발해서 다시 오르막을 올랐다. 고개마루에서 옛도로를 찾아내고는 미련없이 다시 내려섰다. 이런 길을 달려야 사이클링하는 느낌이 든다.

 

 

이제부터는 내리막길이다. 오르막을 힘들게 오른 보람이 있다.

 

 

풍요롭게 펼쳐진 좁은 골짜기를 따라 난 도로다. 한쪽으로는 고속철도가 보였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다가 나는 다시 35번 국도로 올라섰다. 거의 직선으로 뻗은 도로이므로 달리기에는 그저그만이었다.

 

 

마침내 두서면소재지까지 왔다. 나는 농협 하나로마트를 찾아 들어갔다. 어지간한 면소재지에는 농협매장이 있다. 이름하여 하나로마트다. 물과 오렌지 주스, 그리고 초콜렛바를 하나 샀다.

 

 

면소재지는 깨끗했다. 두서면이 있으면 두동면이 있는 법이다. 두동면에는 박제상유적지가 있어서 자전거를 타고 자주 갔었다.

 

 

면소재지라면 초등학교가 있을 것이다. 학교에는 나무그늘이 있는 법이니 잠시 쉬어가는 장소로는 최고다.

 

 

면사무소 부근에 두서초등학교가 있었다. 나는 교문 부근에서 나무그늘을 찾았다.

 

 

학교도 관공서건물이므로 내집처럼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 공간이 아니길래 입구에서 쉬어가기로 했다.

 

 

교문을 들어서자 맞은편에 체육관 건물이 보였다. 참하다.

 

 

그늘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아까 구해온 주스 병마개를 땄다. 땀이 마구 솟아올랐지만 상쾌했다.

 

 

운동장 한구석에는 주민들을 위한 운동시설이라고 여겨지는 기구들도 보였다.

 

 

아이들 소리가 없어서 그런지 사방이 한결 더 조용하게 느껴졌다.

 

 

7월 28일의 일이었으니 딱 일주일 전 모습이다.

 

 

안으로 더 들어가보려다가 참았다.

 

 

한 십여분 쉬었더니 힘이 솟았다. 새로 길을 떠날 시간이다.

 

 

동네 개한마리가 슬며시 다가오더니 내 앞에 자리를 잡고 쳐다본다. 재미있는 녀석이다.

 

 

나는 검둥이와 이별하고 다시 길을 떠났다.

 

 

남쪽으로 조금 내려가자 갈림길이 나왓다. 이정표에 천천리각석가는 길이 선명하게 나타나있었다. 왼쪽 다리밑으로 간단 말이지?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