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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4 일본-오사카, 교토 외(完)

지진을 딛고 일어선 도시 코베 4

by 깜쌤 2014. 7. 31.

 

1995년 1월 17일 대재앙이 코베를 덮쳤다.

 

 

초강력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우리는 지금 그 사건의 현장에 와있다.

 

 

엄청난 피해를 이겨낸 인간승리의 현장에 서있는 것이다.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수만 6400여명 정도였으니 실로 엄청난 사건이었다.

 

 

피해금액이 얼마이며 사상자수가 얼마니 하는 것은 밑에 올려둔 자료속에 다 등장하므로 그걸 참고로 하면 되겠다.

 

 

그때 우리나라의 철없는 어떤 이들은 일본열도가 물속에 가라앉을 전조라며 고소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우리 냉정하게 가슴에 손을 얹고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보자.

 

 

1억이나 되는 거대한 인간 생명을 지닌 섬이 물속에 가라앉는 것을 고소해할만큼 우리 한국인은 정직하고 성실하게 그리고 깨끗하게 바르게 살고 있는지를 따져보자는 말이다.

 

 

그런 비극이 우리에게 닥친다면 일본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그들 가운데도 철없는 인간들은 고소해하고 좋아할 것이 틀림없다. 아베를 포함한 일본의 극우 정치인들은 그럴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들은 한반도에서 다시 한번 동족상잔의 전쟁이 발생하여 남북한이 서로를 철저하게 때려부수어주기를 간절히 빌고 있을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좀더 인간답게 살아보자는 것이지 누구 편을 들어 하는 말은 아니다. 오해없기 바란다.

 

 

나는 극일주의자다. 일본에게만은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이겨보자는 생각으로 가득찬 사람이라는 말이다.

 

 

그들이 이런 고난을 이겨내고 새로운 코베시를 만들어내었듯이 우리도 새롭게 전진해보자는 말이다.

 

 

남의 불행을 나의 행복으로 여기는 인간들이 의외로 많았다.

 

 

남불행 나행복이라는 시각일랑 이제는 그만 접어두자.

 

 

심판은 신의 영역이다. 복수는 인간의 영역일지 몰라도 심판은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나는 묵묵히 글을 읽었다.

 

 

내가 사건의 현장에 있어더라면 나는 어떤 식으로 처신을 했을지를 생각해보았다.

 

 

대지진이 발생했다. 바닷물이 역류하고 도로가 무너져내리는데 그때 내가 남의 집 귀한 아이들을 수십명 인솔하고 있었다면?

 

 

상상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순간적으로 혼란스러웠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이지?

 

 

나는 잠시 머리를 식히기로 했다.

 

 

저 멀리 오리엔탈 호텔이 보였다.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나는 교사의 자세를 다시 한번 더 생각했다.

 

 

선생은 희생하는 직업이지 영달을 누리는 직업이 아니다.

 

 

수십년 선생을 하면서 수많은 선생님들을 만났다.

 

 

희생을 하려는 분들보다 영달을 누리고자 하는 교사들을 훨씬 더 많이 만났다.

 

 

내가 교직에서 실망한 점은 바로 그것이었다.

 

 

그들을 탓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들 입장에서 보면 나같은 인간은 패배자며 무능력자로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최근 10여년간은 수없이 많은 표창 제의와 추천을 거부하고 살았다.

 

 

모범공무원 추천까지도 단호히 거부했으며 국무총리급과 그 이상의 표창추천도 거부했다.

 

 

남들은 기를 쓰고 받으려할때 나는 끝까지 받지 않으려고 했다.

 

 

나는 교육의 본질에 충실하고 싶었던 것이다.

 

 

어차피 세월이 흐르면 아무도 나를 기억해주지 않는 법이다.

 

 

자부심이나 자긍심도 내가 죽는 순간부터는 그냥 사라지고 말 존재들이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같은 로마제국의 황제는 이런 사실을 미리 깨달았기에 명상록에서 그런 명언을 남길 수 있었을 것이다.

 

 

나 역시 아무 것도 아닌 어리석은 존재다.

 

 

모든 면에서 부족하기만한 시골 선생에 지나지 않는다. 흔히 볼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선생인 것이다.

 

 

지진 현장에서 별 쓸데없는 생각을 다해보았다.

 

 

현실로 돌아온 나는 아이들과 함께 시내로 들어갔다.

 

 

시가지로 들어오자 한결 기분이 나아졌다.

 

 

도시는 언제 그런 무서운 일이 있었느냐고 반문하는듯 했다.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었고 시민들은 활기에 넘쳤다.

 

 

더구나 아름답기까지 했던 것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