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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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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4 일본-오사카, 교토 외(完)

일본의 초등학교를 찾아서 4

by 깜쌤 2014. 7. 8.

 

집단체조 공연이 끝난 뒤 무대 앞쪽으로 몰려든 그들은 입을 맞추어 합창을 시작했다. 화성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는 합창이라기보다는 함께 부르는 떼창이라고 표현하는게 맞지 싶다. 

 

 

무대 밑 오른쪽에 마련한 스크린에 가사를 띄워주었다.

 

 

익숙한 느낌이 드는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알고보니 프랭크 시나트라가 부른 <마이 웨이>였다.

 

 

그걸 일본아이들이 일본말로 불러준 것이었다.

 

 

그들의 노래가 끝나자 우리 아이들은 감사의 표시로 박수를 쳐주었다.

 

 

흐뭇한 기분이었으리라.

 

 

음악을 지도한 나이 든 여선생님의 목소리가 참 맑고 고왔다. 음악지도에 소질이 있다는 것은 목소리를 듣는 순간 깨달은 사실이다. 이제 우리 아이들 발표차례가 되었다. 아이들은 무대에서 내려와 왼쪽편에 앉았다.

 

 

가이드가 통역을 하는 동안 재빨리 클라리넷을 든 우리 아이가 무대에 올라갔다.

 

 

클라리넷 독주다. 초등학생이 불기엔 어려운 악기지만 연주실력이 워낙 뛰어난 아이라 무리없이 잘 넘어갔다.

 

 

부드럽고 맑은 소리가 강당안에 고요히 흘러넘치기 시작했다.

 

 

초등학생이 다루기에는 약간 독특한 악기일지도 모르기에 일본 아이들은 조용히 듣고 있었다.

 

 

이번에는 태권도 공연이다.

 

 

일본에 가라테나 유도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태권도나 택견이 있다.

 

 

어느 무예가 더 유명하고 더 낫다는 식의 비교를 하기보다는 자기 나라 고유의 문화를 소개하고 전파하는 것이 더 소중하다.

 

 

능숙하게 격파를 끝내자 박수가 울려퍼졌다.

 

 

절도있게 인사를 하고 내려왔다.

 

 

이번에는 여학생들의 공연이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제일 하고 싶어하는 공연이다. K-Pop에 맞추어 추는 춤동작을 일본 아이들은 엄청 신기해했다. 단번에 박수를 치며 함께 즐기기 시작했다. 

 

 

요즘 아이들은 성숙도가 빨라서 그런지 졸업할 시기가 되면 아가씨들같은 몸매를 갖게 된다.

 

 

거기에다가 춤사위까지 예쁘니 누가봐도 영락없는 걸 그룹이다.

 

 

대중문화의 전파는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

 

 

우리 아이들이 공연을 보여준 뒤에는 평소의 반듯한 자세로 돌아가자 일본쪽에서도 약간은 놀란듯 했다.  

 

 

그 다음 차례는 리코더 중주였다. 사실 우리쪽에서 가장 많이 신경을 쓴 공연이었다. 리코더에도 많은 다양한 종류의 음색을 지닌 악기들이 있다.

 

 

여러가지 음색을 지닌 악기들이 모여서 멋진 화음을 만들어냈다.

 

 

일본이나 독일같은 나라에서는 초등학교에서 리코더 연주에 상당히 많은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안다.

 

 

내가 근무했던 학교에는 리코더 연주지도에 뛰어난 특기를 지닌 멋진 선생님이 계셨기에 특별히 부탁을 해서 연주지도를 받게 했다.

 

  

그게 빛을 보는 순간이다.

 

 

한곡 연주가 끝나면 또다른 음역을 지닌 다른 리코더를 든 학생이 가세하는 식으로 연주를 해나갔다.

 

 

마지막으로 수화를 했다. 하얀 장갑을 끼고 <사랑으로>라는 노래에 맞추어 수화공연을 했던 것이다.

 

 

일본 아이들이 앉아있는 자세는 약간 독특하다. 다리를 앞으로 내밀고 무릎을 세운 뒤 두손을 무릎위에 앉는 식이다. 어떤 아이는 꿇어앉는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그들에게는 그게 편한 자세인 모양이다.

 

 

가사를 스크린에 일본글자로 띄웠다.

 

 

그렇게 공연이 끝났다.

 

 

공연의 수준이나 질적인 면에서는 우리측이 월등히 우수했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그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다. 나는 정치 논리로 양국간의 교육을 논하는 것을 싫어한다. 일본 학교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며 일본 교사들과 아이들은 무엇을 생각하며 가르치고 배우는지 그것이 궁금한 것이다. 교과서 같은 것도 보고싶고 교육환경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것은 무엇인지 그런 것을 살피고 싶은거다.

 

 

양측의 공연이 끝난 뒤 다시 장소를 옮겨 대기실로 돌아갔다.

 

 

아이들이 교환선물로 받은 물건의 포장지를 열어 내용물을 확인하는 동안 나는 대기실 안을 살폈다. 

 

 

소규모학교여서 그런지 컴퓨터실 규모도 자그만했다.

 

 

컴퓨터실 같은 시설은 규모를 따지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기계가 아무리 좋아도 활용을 못하면 헛것이기 때문이다. 활용정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우열을 가리는 눈으로만 교육을 비교하자고 덤벼들면 때로는 난감해지고 만다.   

 

 

한일간에 비교의식과 열등의식 내지는 우월의식에 젖어들어 대립하기 시작하면 양국간의 관계개선은 요원한 일이 되고 만다. 갈등을 만들어나가는 것은 일부 정치인들의 몫이지만 아무리 문제있는 정치인이라도 대중의 지지를 상실할때 그 존재가치를 잃고 만다. 문제있는 정치인을 지도자로 계속 지지해주는 국민의식이 문제이긴 하지만......  

 

 

잠시 휴식시간을 가졌다. 새로운 시간이 시작될때 교실을 순방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1학년 교실부터 가보기로 했다.

 

 

개인용품을 복도 창가밑에 정리해두었다는게 특이하다. 정리해둔 물건은 학년별로, 그리고 반에 따라 달랐다. 

 

 

걸레를 빨아서 복도에 널어두었다. 집게로 단정하게 집어둔 것은 기본이고.....

 

 

우리 아이들이 일학년 교실에 들어가자 환영의 인사를 해주었다. 이제부터 교실에서의 본격적인 교류활동의 시작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