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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4 일본-오사카, 교토 외(完)

만찬장에서

by 깜쌤 2014. 7. 1.

 

정확한 시간에 행사가 진행되었다. 일본측에서는 토요오카시교육장이 나와서 환영사를 했다.

 

 

공식적인 환영식이 시작되기 전, 나는 우리 아이들을 입구 한쪽에 조용히 대기시켜두었다가 어른들이 좌석에 앉은 뒤에 서너명씩 모둠을 나누어 자리에 가서 앉도록 했다. 어른들이 말을 할때는 반드시 말하는 사람을 쳐다보도록 지도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토요오카시 교육장은 첫인상 자체가 좋았다. 목소리도 좋았고 행동거지가 당당했다. 한가지 특이한 것은 교육장이 시장 산하에 있다는 것이다. 그 말은 교육행정을 담당하는 별개의 조직이 독립적으로 만들어져 교육에 관한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르는 교육장이 아니라는 말도 되겠다. 

 

나중에 보니 교육장실도 시청건물 안에 존재하고 있었다. 독립적인 기관으로 존재하는 우리나라 시스템과 견주어 장단점을 가지고 있겠지만 한번 연구해볼만한 가치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쪽에서는 내가 모셨던 교장선생님이 인사말을 하기 위해 무대에 올라갔다. 내가 평생 만났던 많은 교장들 가운데 보기드물게 인품이 좋고 행동이 바른 분이었다. 언제 준비하셨는지 개량한복을 단정하게 입고 나오셨다.

 

 

인물도 뛰어나지만 패션감각이 섬세한 분이어서 일본쪽에서 많은 감탄을 했었다.

 

 

가이드가 통역을 겸했다. 뒤편 왼쪽에 보이는 남자가 토요오카시교육청에서 이번 행사를 담당하는 업무 책임자다. 그는 아주 치밀하게 일을 처리하는 젊은이였다. 우리쪽 통역을 맡은 가이드는 요즘 젊은이로서는 드물게 국가의식을 바르게 가진 실력있고 예의바른 청년이었다. 

 

 

나는 내자리에서 앉아서 우리 아이들의  태도를 살폈다. 모두들 단정하게 앉아서 양측 대표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나는 일본인 학교장들과 같이 앉았다. 그들은 우리학교 교장선생님이 인사말을 할때 다소곳한 자세로 경청하고 있었다.

 

 

어른들의 인사말이 끝난 뒤 우리학교 대표학생이 무대에 올라가서 인사말을 했다.

 

 

내 맞은편에 있는 양반이 교육과장이다. 이름은 화전신오!

 

 

왼쪽이 그의 이름이다. 각 테이블마다 이런 식으로 직함과 이름을 쓴 이름표를 붙여두었다. 그러니 상대를 파악하기가 쉬웠다.

 

 

아이들도 소개를 했다. 예의바르게 행동하는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니 저절로 흐뭇해졌다.

 

 

이윽고 작은 기념품을 교환했다.

 

 

서로 주고받기다. 비싸지 않으면서도 나라와 지역을 대표하는 선물을 고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본인들의 일솜씨를 확인하기 위해 가능한 한 세밀하게 사진을 찍어두었다. 좌석배치도에는 개인의 성만 나타냈다.

 

 

간략한 의식이 끝난 뒤에는 식사시간이 이어진다. 일본측에서 제공한 차가 상당한 고급품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입속에 오래 머무르는 녹차 특유의 뒷맛과 향긋함이 그 사실을 증명한다.

 

 

어른들이 먼저 일어나서 요리상에 다가서서 식사를 덜어가기 시작했다.

 

 

그런 뒤 아이들 차례가 되었다.

 

 

우리 아이들이 떠들지 않고 세련되게 행동을 해주니 너무 고맙기만 했다.

 

 

나는 뒤로 쳐져 천천히 먹기로 했다. 사진촬영도 해두어야하고 아이들의 행동도 확인해두어야 했기 때문이다.

 

 

일본쪽에서는 모든 테이블마다 통역요원을 한명씩 배치했다.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우리나라 드라마를 보고 한국어를 익혔다는 분도 있었다. 한국을 7,8회씩 방문한 사람도 있었으니...  

 

 

나는 일본에 온 것이니만큼 가락국수(=우동)를 맛보고 싶었다. 

 

 

회도 당연히 먹어봐야한다.

 

 

그리고 일본 쇠고기.....   그들이 준비한 저녁은 아주 깔끔했다. 식사가 끝나갈때쯤 우리 학생가운데 남학생 한명이 커피잔에다 커피를 받아서 받침접시에 담아가지고 나에게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한마디를 걸쳤다.

 

"선생님! 식사 맛있게 하셨습니까? 커피 한잔 드시지요."

 

나는 커피잔을 받아들며 일본교장과 교육과장의 표정을 살폈다. 그들은 깜짝 놀라는 것 같았다. 한국 아이들의 예절이 저렇게도 반듯한가하는 표정을 짓는 것 같았다. 일정을 다 마치고 헤어질때 그들은 한마디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한국 아이들이 교사를 공경하는 모습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라고 말이다.  

 

만찬 후 교육과장이 올라가서 인사말을 하는 것으로 식사를 끝냈다.

 

 

내일 아침에는 전중씨가 교장으로 있는 초등학교를 방문하게 될 것이다. 

 

 

다나카 히로부미! 이름 하나는 거창하다. 그가 경영하는 학교는 어떤 스타일일까? 나는 그게 궁금했다.

 

 

기념촬영을 하고 행사를 끝냈다. 오늘 하루도 길고 긴 날이었던 것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