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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4 일본-오사카, 교토 외(完)

설국으로 들어가다

by 깜쌤 2014. 6. 28.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산이 많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마을은 산골짜기 사이로 펼쳐진 작은 벌판 끝머리에 자리잡은 경우가 많다. 유럽처럼 물결치는듯한 언덕이 계속되는 경치는 드물거니와 지평선이 아득하게 나타나는 그런 경관은 처음부터 아예 기대하기가 어렵다.

 

 

일본의 시골집들은 거의 2층이다. 단층건물은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차창밖으로 마구 지나가는 시골마을들을 구경하느라 완전히 정신줄을 놓고 있었다.

 

 

겨울경치라고 해도 완전히 꽁꽁 얼어붙은 그런 경치는 아니었다.

 

 

나무 이파리들만 떨어졌지 곳곳에 푸르름이 남아있는 겨울경치였다.

 

 

산들의 모습은 우리나라와 흡사하다. 그러니 정감이 간다.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먼 산에 눈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이제는 눈덮힌 산들이 바로 옆에까지 다가와 있었다.

 

 

 

눈은 마을까지 내려와있었다.

 

 

이제는 제법 많은 눈이 산봉우리에 묻어있었다.

 

 

가와바다 야쓰나리의 대표작 <설국>이 생각났다. 가와바다 야쓰나리는 1968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이 산에 터널이 있다면 버스가 터널을 통과하자말자 새로운 눈세계가 펼쳐질지도 모른다.

 

 

설국의 첫장면도 그런 식이 아니었던가?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고 말았다.

 

 

여기는 눈천지였다.

 

 

눈은 눈이되 포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눈깊이가 점점 깊어지는 것 같다.

 

 

그러다가 마침내 휴게소에 도착했다. 단마 어디쯤 되는 것 같았다.

 

 

내가 사는 경주는 눈보기가 어려운 곳이다.

 

 

그러니 이런 풍광에 쉽게 매료되는 것이리라.

 

 

신기한 것은 휴게소를 둘러싼 산에는 눈이 거의없다는 것이다. 양지바른 곳이어서 그런 것일까?

 

 

버스에서 내린 나는 휴게소 건물로 슬슬 다가가보았다.

 

 

눈도 단정하게 치워져 있었다.

 

 

나는 이런 단정함을 좋아한다.

 

 

반대편 산에는 눈이 가득했다. 그러고보니 저쪽은 음지인게 확실하다.

 

 

전시용 꽃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일본인들의 의식수준을 말해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찌보면 여기가 유럽같기도 하다.

 

 

사진만 보여준다면 누가 봐도 유럽이라고 하리라.

 

 

휴게소 한쪽에 모아둔 눈더미위에 아이들이 올라가 여우놀이를 하고 있었다.

 

 

초등학교 6학년이라고 해도 뒤에서보면 아가씨들이나 마찬가지다.

 

 

녀석들만 살판난 것 같다. 잠시 화장실에만 다녀 온 뒤 버스는 곧 출발했다. 눈덮힌 산길을 벗어나자 마침내 평지가 나타났다.

 

 

마침내 우리들은 토요오카시 변두리의 제법 깔끔한 호텔에 도착했다.

 

 

로비에 아이들을 모은 뒤 방을 배정했다. 내가 인솔하는 것이니만큼 한국인으로서의 품위를 어지럽히는 행동을 보이는 것은 용납이 안된다. 우리 아이들도 조용조용하게 행동했다.

 

 

 

 

4성급 호텔쯤 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이드가 체크인 절차를 밟는 동안 나는 아이들을 보살폈다.

 

 

아이들을 배치시키고 난 뒤 나는 내방으로 들어갔다.

 

 

1인용 방이다. 살다가 살다가 여행와서 이런 호사도 다해본다.

 

 

커튼을 젖혀보았더니 토요오카 시 변두리 풍경이 펼쳐졌다.

 

 

동해와 가까운 바닷가의 작은 도시다. 

 

 

이번 여행을 책임진 업무담당 여교사와 학교장은 학생 대표와 함께 일본측에서 베푼 연회에 참석하러 가야했다. 나는 호텔에 남아서 아이들을 관리하기로 했다. 그게 내가 맡은 본연의 임무였기에...... 그런데 말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