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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4 중국-복건성:화교의 고향(完)

토루장성 2

by 깜쌤 2014. 5. 23.

 

정화의 대항해는 영락제가 죽음으로서 막을 내린다. 모두 7번에 걸친 대항해가 미친 긍정적인 영향도 있었지만 그 이후 명은 폐쇄정책을 고집하다가 멸망의 길로 들어서고 만다. 엄청난 원정을 위한 막대한 재원의 투자는 결국 명 조정에 대한 부담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하지만 부정적인 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지도에서 붉은 점이 찍힌 곳이 정화의 대함대가 기항했던 주요지점이다. 아프리카 동부해안에는 본대에서 파견한 분견대가 다녀온 것으로 되어있다.

 

 

다시 화교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위에서 언급한대로 화교의 근거지는 복건성절강성, 광동성이 중심을 이룬다고 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화교들에게는 어느 성() 출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느 마을(=도시) 출신이며 어떤 방언을 쓰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 신기한 것은 화교들의 출신을 잘 조사해보면 중국 동남부의 4개 강 주변 마을이라는 사실이다.

 

 

복건성 복주에는 민강이 있다. 하문 부근에는 구룡강이 흐르고 있으며 광동성 선두부근에는 한강(韓江)이 흐르고 광동성 광주 부근에는 주강이 흐른다. 대부분의 화교들 교향은 이 4개의 강 부근 마을이라는 사실이 큰 의미를 지닌다. 우리나라에 있는 화교들 가운데는 한반도 건너편의 산동성 출신들이 많다고 한다.

 

 

위에서 언급한 강 4개 중에 3개는 복건성에서 시작하거나 존재한다. 복건성이 화교들의 원류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것이다. 그러길래 이 여행기의 제목도 <화교의 원류를 찾아서>라고 붙였다.

 

 

남계 계곡이 깊은 산속에 자리한 골짜기인 것은 사실이지만 바다에서의 직선거리를 따진다면 그리 멀리 떨어진 곳이 아니다.

 

 

광동성에 산두(汕頭)라는 도시가 있고 산두 부근에는 조주(潮州)라는 도시가 있다. 조주! 중국인들인 차오저우라고 발음한다. 산두와 조주는 아주 근접한 도시여서 많은 사람들은 산두만을 기억하기도 한다. 조주출신의 화교들은 조직에 대한 충성심과 단결심이 강하기로 워낙 유명해서 범죄조직의 핵심을 이루기도 한다.   

 

 

태국에 거주하는 화교들은 조주 출신들이 대부분이라고 하는데 자선사업에 앞장서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외에도  홍콩, 베트남 같은 나라에서는 조주 출신들의 비율이 두번째로 높다고 전해진다. 

 

 

화교들의 공통점은 귀소본능이 강하다는 것이다. 돈을 벌면 고향에다가 투자를 하고 늙으면 고향에 돌아와서 사는 것을 꿈으로 여긴다고 한다. 이런 척박한 골짜기에 거대한 토루들이 가득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중국인들이 돈을 사랑하는 것은 워낙 유명해서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그들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번다. 마약과 밀수, 인신매매등 그들이 손을 대지 않은 검은 거래는 거의 없다고 알려져 있을 정도다.

 

 

태국과 미얀마, 그리고 라오스의 국경이 마주치는 곳이 우리가 익히 아는 골든 트라이앵글이라는 지방이다. 골든 트라이앵글, 이른바 <황금의 삼각지대>는 예로부터 아편 생산으로 악명을 떨쳤다. 아편 생산과 판매에 조주출신의 범죄조직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전문가들의 계산에 의하면 1990년대에 이미 이들이 주문받은 마약량의 액수가 2천억 달러에 근접했다고 할 정도다. 2천억 달러라면 200조원이라는 말이다. 이런 엄청난 돈을 굴릴 수 있는 사람들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일까? 이런 내용들이 궁금하다면 스털링 시그레이브라는 사람이 쓴 책 < Lords of the Rim. 보이지 않는 제국 화교, 중국인 이야기>이라는 책을 참고로 하기 바란다.  

 

화교들이 사용하는 중국어는 남방에서 사용하는 광동어가 중심을 이룬다. 하지만 광동어라고 해도 수많은 방언들이 있어서 출신지방이 다르면 서로 알아듣기조차 어렵다고 한다.

 

 

위에서 언급한 화교들은 서로 다른 방언을 사용한다. 그러니 화교들에게는 무슨 성 출신이냐도 중요하지만 무슨 지방의 방언을 사용하느냐를 더 중요시하는 것이다.  

 

 

이 글에서 한번씩 언급한바 있는 객가인들은 또 다른 말을 사용한다. 그게 객가어(客家語)다. 객가어를 사용하는 중국인들의 원래 고향은 중국 북쪽의 산서성(山西省)이다. 이들은 여러가지 사유로 남하해서 강서성의 산속에 거주했던 피난민의 후손들이라고 보면 된다. 객가인들의 세력도 예전부터 무시못할 정도로 성장했다.

 

 

중국 인민들의 영웅인 손문(=쑨원)도 객가 출신이며 싱가포르를 번영으로 이끈 이광요 수상도 객가인이다.

 

 

객가인들은 예로부터 뛰어난 두뇌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어느 정도 사방을 둘러본 우리들은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왔다.

 

 

객가인들은 강서성(강소성이 아니다)과 복건성의 산중에 거주하며 산악을 개간했다.

 

 

그들은 경작 가능한 곳을 개간하여 농토를 일구어나갔다.

 

 

돈이 될만한 나무를 심고.....

 

 

농사를 지었다.

 

 

어떤 이들은 장사에 눈을 뜨기도 했다.

 

 

객가인들은 조주인(차오저우 상인들)들과 쌀을 거래하면서 조금씩 부를 축적해나갔고 남하를 계속해서 중국 남부와 동남아시로 흩어져 나갔다.

 

 

그런 과정을 거쳐 그들도 화교세력의 일원이 되어 거대한 부를 쌓아나갔던 것이다.

 

 

우리는 쉽게 화교라는 말로 중국  본토밖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을 부르지만 알고보면 그 안에는 수많은 파벌들이 있고 조직이 있으며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그러길래 화교사회를 '보이지 않는 제국'이라고 일컫는다. 돈을 밝히는 것은 유대인만 그러는 것이 아니다. 유대인과 화교! 이들이야말로 보이지 않는 경제제국을 구축해나가는 양대산맥인 것이다.

 

 

우리는 그 핵심현장에 와있는 것이다.

 

 

단순히 발아래 경치만 감상하고자 한다면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나는 복건성 여행에서 화교의 존재에 대해 아주 약간이나마 어설프게 이해를 하게 되었다. 그게 이번 여행의 주요한 수확이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