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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4 중국-복건성:화교의 고향(完)

이것이 토루다 4

by 깜쌤 2014. 5. 7.

 

 

토루에 거주하는 젊은 남자 한사람이 나오더니 일인당 10원을 내고 위로 올라가보란다.   

 

 

그는 재리에 밝은 사나이였다. 자기가 이 토루의 책임자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외지인을 위로 올려보내고 일인당 10원씩 모두 30원을 챙긴다면 수지맞는 장사가 아니던가?

 

 

우리 입장에서도 그랬다. 우리돈으로 1800원 정도를 주고 복도로 올라가서 토루의 얼개를 구경할 수 있다면 손해보는 것은 아니다.

 

 

서로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위층으로 올라갔다. 복도는 모두 널빤지로 깔아놓았다.

 

 

오래되어서 그런지 널빤지 색깔이 변해있었다.

 

 

이 정도의 건물을 짓는데 필요한 나무의 양만 해도 엄청날 것이다. 나무는 못을 사용하지 않고 끼워맞춘다고 한다.

 

 

중국 남부에서 사용하는 기와는 우리것과는 모양이 달랐다. 크기도 작고 그냥 약간 휘어진 정도로 구워서 사용하는듯 하다.

 

 

암키와니 수키와니 하는 개념은 처음부터 필요없는 모양이다.

 

 

입구 맞은편 공간은 사당인 모양이다. 사당이 아니라면 복을 비는 공간정도가 되리라.

 

 

복도에는 여러가지 생활도구를 걸어놓았다.

 

 

빨래를 널어두는 것은 기본이다.

 

 

거의 모든 집집마다 마름모꼴로 끊은 종이다가 복을 부르는 좋은 문구를 적어서 붙여두었다.

 

 

어떤 이들의 글을 읽어보니 처음 건축을 한 뒤 방을 배치할 때는 추첨을 한다고 한다.

 

 

그게 가장 합리적인 방법일지도 모른다.

 

 

토루 하나속에 거주하는 인구는 많으면 2천명 정도까지도 가능했다니 충분히 수긍이 가는 이야기다.   

 

 

어지간하면 수백명을 넘어섰다니 놀랄 일이다. 그 정도면 작은 마을 하나가 통채로 집안에 들어가있는 것과 같다. 

 

 

제일 위층까지 올라간 우리들은 반바퀴 정도를 돌았다.

 

 

토루 너머로는 야산이었다.

 

 

텔레비전 시청은 위성안테나로 하는 모양이다.

 

 

도시화가 이루어지면서 많은 이들이 시골을 떠난 여파로 지금은 쇠락해간다고 한다.

 

 

미국에서 첩보위성을 띄워 중국남부를 촬영해서 분석하다가 둥근 모습의 토루들이 대량으로 밀집되어 있는 것을 보고는 기절초풍할 정도로 놀라기도 했단다.

 

 

처음에는 핵미사일을 저장하는 공간인 사일로 정도로 알았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진다.  

 

 

4층에서 화분을 기르는 집도 보였다.

 

 

토루는 중국판 아파트다.

 

 

게토로 쫒겨들어간 유태인들이 좁은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편으로 만들어낸 집단거주시설이 아파트의 시초였다고 전해지지만 중국인도 그에 못지 않은 발명품을 만들어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하더니 딱 맞는 말이다.

 

 

우리는 복도계단 부근에서 건너편 토루를 볼 수 있었다.

 

 

틈사이로 한눈에 동네를 살펴볼 수 있었다. 이 골짜기 안에만도 엄청난 수의 토루가 존재하고 있었다.

 

 

우리는 1층으로 내려왔다. 비와 햇살을 막기위해 가리개 시설을 해둔 집도 보였다.

 

 

우리는 입구를 통해 밖으로 나왔다. 주민들은 외지인들의 출입을 크게 제한하지 않았다.

 

 

조금 전에 위에서 내려다보았던 찻집앞을 지났다.

 

 

중국인들이 사용하는 깃발은 독수리 꼬리깃털처럼 아래가 갈라진 형상의 것들이 많았다.

 

 

담에 널려있는 것들은 배추잎 같기도 하다.

 

 

이 마을의 구조는 이렇다. 온 사방을 야산이 둘러싸고 있는데 그 중간으로 수량이 풍부한 개울이 흐르고 있다. 골짜기는 제법 넓고 길어서 많은 이들이 집단으로 거주할 수 있다.

 

 

 거기다가 기후가 온화하고 바다가 가까워서 여차하면 해외로 튈 수도 있다.

 

 

 복건성은 해외에 거주하는 화교들의 총본산지나 마찬가지다.

 

 

 이들은 강인한 사람들이며 진취적인 사람들이다.

 

 

 두뇌도 우수하고 단결력이 강하다. 객가인의 특성과 장점을 제대로 보유한 사람들인 것이다.

 

 

 마을은 한없이 정결하고 깨끗했다.

 

 

 곤궁하지만 깔끔한 삶을 유지할줄 아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단결력이 토루라는 멋진 주거시설을 만들어냈다.

 

 

 보통 하나의 토루에는 하나의 씨족이 들어가 산다고 한다. 같은 성을 가진 성받이들이 모여서 사는 집단거주구역이다. 물론 예외도 있으리라.

 

 

토루는 일종의 집성촌이다. 같은 피를 이어받은 피붙이끼리 모여사는 것이니 가문에는 어른이 존재하게 되고 흔히 말하는 '어른들의 말빨이 서는' 것이다. 이런 집은 토루형식을 빌린 새로운 형태의 집이리라.

 

 

 언젠가는 하나의 원형토루가 될지도 모르겠다. 경험해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흙집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더구나 여기는 아열대성 기후 지역이니 흙집의 효과가 가장 잘 나타나는 곳일게다.

 

 

우리는 천천히 다리를 건넜다. 이제 맞은편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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