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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4 중국-복건성:화교의 고향(完)

무이산 경치의 압권 - 장당간

by 깜쌤 2014. 4. 8.

 

중국인들은 어디에든 계단을 만들어놓아야 마음이 편안해지는 특징을 가진 민족이지 싶다.

 

 

절벽밑으로 돌로 포장된 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어느 정도 내려왔을까? 우리들은 위에서부터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음을 느꼈다.

 

 

수렴동처럼 여기 이 절벽에서도 위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밑에서 위를 쳐다보았더니 물방울들이 진주처럼 영롱하게 빛나면서 떨어지고 있었다.

 

 

우리가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으랴?

 

 

한사람씩 차례대로 가서 사진을 찍었다.

 

 

떨어지는 물방울들이 보이는가? 나는 봉우리 위에 도대체 무엇이 있는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궁금증이 아무리 크다고 한들 지금은 내려가야만 했다. 시간이 너무 지났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발음을 재촉했더니 순식간에 아까 우리가 올라갔던 곳으로 내려오게 되었다.

 

 

방향을 파악한 우리들은 대홍포로 가기 위해 걸음을 빨리했다.

 

 

곳곳에 쉼터와 쓰레기 처리시설이 보였다.

 

 

우리는 다시 골짜기로 난 길을 따라 걸었다.

 

 

이 길의 평가는 모조리 최상급이다. 운동지수만 별이 4개인 것으로 보아 그리 힘든 길은 아닐 것이다.

 

 

이제사 하는 말이지만 이 길을 걸어보지 않고 그냥 지나친다면 너무 큰 실수를 하는게 틀림없다.

 

 

수렴동에서 대홍포로 넘어가는 길은 환상적이다.

 

 

절대 놓치지 말기 바란다.

 

 

지금 우리가 통과하고 있는 골짜기는 장당간(章堂澗)이라는 곳이다. 장당간을 걷다보면 곧 유향간으로 이어진다. 사이 간(間)자 앞에 삼 수(水)가 붙은 것은 물이 흐르는 골짜기라는 글자다.

 

 

약간의 오르막내리막이 존재하는 평탄한 길이 물이 흐르는 골짜기를 따라 이리저리 이어지고 있었다.

 

 

양쪽은 절벽이다.

 

 

넘어가는 햇살이 골짜기 안으로 조금 스며들었다.

 

 

길가는 차밭의 연속이다. 어떤 나무의 차꽃은 이미 지고 있기도 했다.

 

 

꽃망울이 달린 녀석도 많았고......

 

 

골짜기 밑의 작은 공간을 다락밭처럼 만들어서 차나무를 재배하고 있었다. 이런 골짜기에 자라는 차라고 해서 우습게 여기면 큰일난다. 여기서 생산되는 차는 중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개울물은 맑다. 오염원이 없어서 그런 모양이다.

 

 

그런데 말이다, 물빛깔이 참으로 오묘하다. 물이 얕음에도 불구하고 슬쩍 옥색을 띠고 있지 않은가?

 

 

나는 그게 신비롭게 여겨졌다. 물속에 특별한 성분이 녹아들어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런 길을 여유롭게 걸었다. 마치 신선이 사는 세계같았다.

 

 

이런 길이라면 하루종일 걸어도 좋다.

 

 

한번씩은 맞은 편에서 오는 사람들이 우리 곁을 스쳐지나갔다.

 

 

유현(幽玄)하다고 하는 말은 이런 장소에 잘 어울리리라.

 

 

얼마나 올라갔을까? 돌다리가 나왔다.

 

 

우리나라 징검다리는 자연석으로 만들었다면 중국인들은 다듬은 돌을 쓴다는 차이점이 있다고나 할까?

 

 

차밭에는 안내판이 붙어있었다.

 

 

재배하는 차의 품종을 나타낸 것이리라. 평소에 알고 있는 품종은 작설(雀舌)뿐이다. 내 견문의 얕음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순간이다. 이 차밭은 회사소유인가보다.

 

 

절벽 틈바구니에 끼워넣은 것은 옛사람들의 장례 흔적일지도 모른다.

 

 

한족들은 양자강 남쪽에 터잡고 살던 사람들을 족이라고 부르면서 얕잡아보았다는 기록이 있다. 복건성은 그런 월족들의 본고장이다. 월남(베트남)이라는 나라말의 유래도 그런 관점에서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차에 관해서 깊은 지식이 있다면 장당간과 유향간 트레킹은 환상적인 여행길이 될 것이다.

 

 

수선이라는 이름을 가진 차도 명차에 들어가는 모양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평소에 차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공부라도 좀 해놓을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차마시기를 좋아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차에 관한 지식수준이 얕기만 하니 인생자체를 헛살았다는 느낌이 든다.

 

 

나중에 우리들은 무이암차를 마셔보게 되는 경험을 하게된다.

 

 

골은 깊고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은 한없이 맑지만 어스름이 몰려왔다. 갈길은 먼데 말이다.

 

 

이런 초서는 읽어낼 재간이 없다. 어찌보면 응취암 같기도 하고......

 

 

건너편에 보이는 바위는 응취암이 틀림없을터인데......

 

 

매를 나타내는 응(鷹)자를 쓰면서도 많은 여행기에는 독수리 부리를 닮은 봉우리라는 식으로 소개를 하는데 과연 옳은 일인지 모르겠다. 독수리를 나타내는 글자로는 자와 자가 있다. 그외 다른 글자도 많이 있으리라. 확실한 것은 매와 독수리는 분명히 다른 존재라는 사실이다. 응취암이라고 할때 쓰이는 취() 라는 글자는 부리를 의미하는 글자인데.......

 

 

우리는 다시 개울을 건넜다. 징검다리를 팔딱 뛰어서.....

 

 

맑은 개울가 바위밑에 빨간색 나뭇잎같은 것이 떠있길래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물고기들이었다.

 

 

누가 금붕어를 풀어놓은 것이었을까?

 

 

참으로 운치 가득한 길이다.

 

 

이런 길을 안걸으면 너무 억울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여긴 비경이다.

 

 

물고기들을 놓아두고 우리는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개울을 따라 길은 이쪽에도 저쪽에도 나있었다.

 

 

그렇게 걷다가 골짜기 안에서 민가를 발견했다.

 

 

민가를 발견하고 나니 괜히 마음이 푸근해졌다.

 

 

이런 곳에 살면 어떤 기분이 들까?

 

 

혹시 차밭을 관리하는 관리인이 거처하는 집이 아니었을까?

 

 

주민 한사람이 자기 삶의 터전인 집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길가에 세워둔 돌에 빨간색으로 날려쓴 저 글씨는 혹시 대홍포일까? 그렇게 유명한 대홍포를 증식시키기 위해 재배하는 곳일지도 모르겠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