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14 중국-복건성:화교의 고향(完)

무이구곡 트래킹 1

by 깜쌤 2014. 3. 29.

 

칼날같은 수직절벽밑에 제법 널찍한 공간이 있다는 것도 놀랍다.

 

 

천유봉을 오르면서 바위가 갈라진 틈바구니로 길이 나있다는 사실을 소개한 적이있다. 나는 그게 신기해서 일부러 그 입구를 찾아서 돌어가보기로 했다.

 

 

그 좁은 길을 일선(一線天)천이라고 하는가보다. 어떤 이들은 지진에 의해 바위가 갈라졌다고 이야기를 하는 모양인데.....

 

 

워낙 좁은 길이어서 오르려다 말고 돌아나왔다.

 

 

이제 우리는 뗏목 출발지인 상류를 향해 걸으려는 것이다. 사실은 내가 우겨서 걸어보려고 했던 것이었다. 길찾기는 아주 쉽다. 노아탄 앞을 거쳐서 상류쪽으로 방향을 잡은 뒤 그냥 걸으면 된다. 

 

 

조금 걷다가보니 관곡정이 나타났다. 여기는 어제 뗏목을 타고 내려오면서 보았던 바로 그곳이다.

 

 

목숨 자 글씨가 호기롭게 바위에 박혀있었다. 장군출신이 쓴 모양이다.

 

 

절벽에 딱 붙여서 세운 건물이다.

 

 

어찌보면 반쪽 건물인데.....

 

 

현판앞에는 향로가 터잡고 있었다.

 

 

조금 쉬려다가 그냥 통과했다. 출발한지 얼마 안되었기 때문이다.

 

 

길은 외줄기인데 상류쪽을 향해 뻗어있었다.

 

 

그러니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이어진 길의 어느 한쪽은 반드시 차밭이다.

 

 

무이암차가 워낙 히트상품으로 소문이 나서 그런지 온천지가 차밭이었다. 돈이 된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관곡정을 뒤로 남겨두고 우리는 앞으로 나아갔다.

 

 

좋은 차는 인간의 심신을 맑게 해준다는데 동의한다.

 

 

나도 그런대로 차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덕후나 매니아 수준의 열렬한 애호가는 아니지만 차마시기를 상당히 좋아한다.

 

 

좋은 차나 좋은 커피를 마시고 나면 입속에 향기가 감도는 것을 느낀다. 나는 그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나 할까?

 

 

멋진 경치와 좋은 기호식품! 제법 잘 어울리는 것들이다.

 

 

풍경에 취해 걷느라고 이야기를 나눌 틈이 없었다.

 

 

이런 길을 걸을 때는 침묵가운데 걷는 것이 옳은 일이다.

 

 

 

나는 말이 많은 사람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수준높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는 사람은 존경한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앞으로 나아가기를 어느 정도 했을까?

 

 

한번씩은 제법 너른 차밭이 나타나기도 했다.

 

 

차밭 하나하나가 잘 다듬어져 있었기에 보는 느낌이 좋았다.

 

 

아열대 기후에서 이런 큰 소나무를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

 

 

계곡 건너편으로는 온천지가 차밭이었다.

 

 

그러다가 우리는 떠내려오는 뗏목을 발견했다.

 

 

차밭과 뗏목......

 

 

그 사이를 흐르는 옥색 물길.....

 

 

이게 어찌 선경이 아니랴?

 

 

나는 발걸음을 빨리했다. 뗏목을 보고싶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저 지점이다.

 

 

조금만 더 가면 앞이 탁 트이는 곳이 나타날 것이다.

 

 

지금은 나무 잔가지가 앞을 가리고 있지만 곧 탁터진 지점이 나타날 것이다.

 

 

마침내 찾았다.

 

 

우리는 길가 바위를 하나씩 골라잡고 자리에 앉았다.

 

 

신발도 벗고 나는 자리에 앉아 카메라를 만지작거렸다.

 

 

싹이 돋는 봄에 왔더라면 환상적인 풍치를 볼 수 있었을텐데......

 

 

그래도 이게 어디랴 싶었다.

 

 

이 정도 경치라면 걸어온 보람이 있다. 혹시 무이구곡을 가는 분이있다면 여기도 한번 걸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