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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4 중국-복건성:화교의 고향(完)

도원동을 찾아가다

by 깜쌤 2014. 3. 25.

 

그렇게 천유봉에 올랐다. 꿈길속을 걸은듯한 기분이었다.

 

 

첩첩이 겹쳐진 봉우리중에 어떤 곳에는 암자같은 것이 올라앉아있었다.

 

 

워낙 신기한 곳이 많으니 저곳을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지 모르겠다.

 

 

천유봉 정상 부근의 도관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다음엔 어느 골짜기를 가야할까?

 

 

천유라는 글씨를 새긴 바위앞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기념촬영을 하고 있었다. 내가 여길 다녀왔노라하는 증거물로 삼고 싶어서였을까?

 

 

나는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러니 내 모습이 들어간 사진은 거의 없다. 나는 셀카도 거의 찍지 않는다. 하나 남겨둘만도 하지만 글쎄다......

 

 

천유봉 정상에는 도관(道館)이 자리잡았다. 절이 아니다. 여긴 도교와 관련있는 건물인 것이다.

 

 

천유각이라고 알려진 도관 2층에서는 장개석 총통의 부인 송미령 여사가 춤파티를 열었다나 어쨌다나?

 

 

널찍한 앞마당에는 여러가지 먹거리들을 팔았다.

 

 

아이스크림이나 팥빙수같은 것을 파는 곳인가보다. 사실 여기까지 올라오면 땀이 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시원한 것을 찾는가보다.

 

 

그 옆에는 찻집이 있었다. 가만 생각하니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그 유명하다는 무이산차도 거의 안사먹고 돌아온 셈이다. 바보들이다.

 

 

어떤 걸 파는가 싶어서 슬며시 다가가보았다.

 

 

어라? 이건 족발아닌가?

 

 

아마 소금간이 된 계란일 것이다.

 

 

옥수수도 있다.

 

 

나는 군침이 솟았지만 참았다. 첫번째는 점심을 맛있게 먹기 위해서이고 두번째는 돈을 아끼기 위해서다.

 

 

장개석 부인이 춤을 추었거나 말거나 우리는 신경을 쓰지 않고 도관 옆으로 난 하산길을 찾아 모퉁이를 돌았다.

 

 

우리는 도원동이라는 글자에 강한 느낌을 받았다. 속된 말로 하자면 필(Feel)이 꽂혀버렸다고나 할까?

 

 

뒤에서 보니 천유각은 3층처럼 보였다.

 

 

그렇거나말거나 우리는 가던 길을 가기로 했다. 제일산(第一山)이라는 글씨가 우리를 배웅해주었다.

 

 

중국한자에는 묘한 아름다움이 있다.

 

 

그러니 글자를 쓴다는 것도 일종의 예술행위가 된다. 알파벳이라면 이게 가능한 일이던가?

 

 

내려가는 길은 평범했다. 한번씩 양쪽으로 차밭이 나와서 운치를 살려주었다.

 

 

길을 걷는것조차 고역이 아니라는 사실이 너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다.

 

 

마침내 포장구간이 끝났다.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길을 걷는 즐거움도 인간에게는 한번씩 필요한 법이다.

 

 

경작이 가능한 공간마다 차나무를 키우고 있었다.

 

 

내려가다가 우리는 돌로 만든 패방을 만났다. 여기도 장개석과 무슨 인연이 있는 모양이다.

 

 

패방옆에는 작은 가게가 있었고 여러가지 식품들을 팔고 있었다.

 

 

돼지감자였을까?

 

 

사과와 토마토도 보였다.

 

 

이런 곳에서는 차라도 한잔 마셔야하지만 우리는 그냥 지나쳤다. 이 휴게소 바로 옆으로는 오솔길이 나있었다.

 

 

우리는 길끝에 무엇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에서 길을 따라가보았다.

 

 

솔밭사이로 난 길이었는데 끝머리에 작은 휴게공간이 있었다. 흔히 볼 수 있는 정자 형식으로 만든 곳이었길래 우리는 어깨에 맨 작은 보조가방에서 간식을 꺼내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혼자 걸어온 분이 보였는데 한국인같았다. 인사를 나누고 이야기를 해보니 포항에서 온 분들이었다. 4박5일 예정으로 패키지 여행을 왔다는데 140만원 정도를 냈단다.  

 

 

내 친구인 이박사와 그분이 서로 아는 사이인것 같아서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문제는 두사람 다 어느학교에서 함께 근무를 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는 사실이다.

 

 

그분과 헤어진뒤 우리는 다시 아래로 내려갔다.

 

 

한번씩은 골짜기 사이로 다른 봉우리들이 등장했다가 슬며시 사라져갔다.

 

그렇게 한참을 내려왔다.

 

 

도원동으로 내려가는 것이 목표이므로 도원동이 어떤 곳일까 싶은 기대감에 속으로는 은근히 기대가 되었다. 도원동이라는 말속에는 인간이 꼭 가보고 싶어하는 이상향이라는 느낌이 들기때문이리라.  

 

 

제법 내려왔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는데도 길은 끝날줄은 몰랐다.

 

 

참 중국인들은 질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산중길도 돌로 포장을 해두었으니 말이다.

 

 

그러다가 나무가지 사이로 흘낏 모습을 드러내는 골짜기가 보였다. 옴팍 파진곳에 자리잡은 도관같은 것이 나타난 것이다.

 

 

아하! 여기가 도원동일 것이다. 기묘한 곳이다. 기대를 가지고 숲을 돌았더니......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