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14 중국-복건성:화교의 고향(完)

절경 천유봉을 오르다 3

by 깜쌤 2014. 3. 24.

 

지금 보이는 노아탄이다. 탄은 여울을 나타낸다. <임진왜란>, <금삼의 피>같은 작품을 남긴 박종화 선생의 호는 월탄(月灘)이다. 상당히 낭만적이지 않은가?  

 

 

물빛이 조그만 더 맑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바닥이 환히 비쳐보일 정도가 되었더라면 더 환상적인 경치를 보일뻔 했다.

 

 

상류에서부터 뗏목들이 계속해서 떠내려오고 있었는데 그게 오히려 화룡점정의 구실을 해서 풍경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었다.

 

 

오른쪽으로는 끝없는 낭떠러지다.

 

 

깊이를 모를 정도로 깊은 낭떠러지가 이어지고 있었다. 사실 우리들이야 밑에서부터 걸어올라왔으니 그 높이를 짐작할 수 있지만 사진으로만 보면 섬뜩할 지경이다.   

 

 

그 낭떠러지위로 길이 나있는 것이다. 천유봉을 오르는 사람들은 난간 하나에 의지하여 묵묵히 앞으로만 나아간다.

 

 

그래야 오를 수 있는 길이다. 하늘을 오른다는 기분은 천유봉을 오를때 느끼는 바로 이런 기분이리라.

 

 

난간이 없었더라면 숱한 안전사고가 발생했으리라. 난간도 난간이지만 바위덩어리 그 자체를 다듬어서 길을 내었다. 그게 중요하다.

 

 

이 길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숱한 땀방울이 바위를 타고 흘러내렸으랴?

 

 

나는 한번씩 꼭 뒤를 돌아보았다. 내가 밟아온 길을 확인해본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저 밑에 보이는 것이 수월정이고 절벽 위의 것은 관폭정이다.

 

 

다시 그 앞으로는 무이구곡이 이리저리 굽어 흐르는 것이다.  

 

 

우리가 서있는 이 봉우리가 선장암이다. 이는 다시 천유봉을 이루는 것이고....

 

 

이제는 5곡과 6곡 사이의 경치를 대강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나중에 우리는 이 봉우리에서 내려간뒤 잠시 쉬었다가 계곡을 따라 난 길을 걸어서 9곡까지 찾아갔다. 그것도 참으로 멋진 경험이었다. 사진 속에는 우리가 걸어갔던 길이 선명하게 나타나보인다.

 

 

참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모두들 이 절경을 보기 위해 찾아온 것이니 나무랄 일이 아니다.

 

 

그들도 모두 돌아가서 천유봉을 오른 이야기를 할 것이다.

 

 

정말 대단한 곳을 올라보았다고 말이다.

 

 

주말이나 성수기때는 가만히 있어도 밀려올라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파가 몰린다고 한다.

 

 

우리는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사람들이 적을때 올랐다.

 

 

우기에는 절벽을 타고 흐르는 물줄기가 폭포를 이루리라.

 

 

이제 우리는 다른 봉우리로 갈아탄 셈이다.

 

 

사실 알고보면 봉우리는 이어져 있으므로 그게 그거지만....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자 다시 계곡이 보였다.

 

 

 

한번은 꼭 올라볼 만한 길이다.

 

 

나이들면 이런 일도 고생스러운 일이 되고 만다. 관광이라는게 그렇다.

 

 

그러니 여행은 젊었을때 해두어야 한다.

 

 

 

젊었을때 꼭 해야할 일 두가지는 공부와 여행이다.

 

 

두가지 다 열심히 하지못하고 놓쳐버린 나는 어리석은 인간임이 틀림없다.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은데 어리석게 살았다.

 

 

이제 내가 제일 혐오하는 것 중의 하나가 인생무상이라고 떠드는 자들의 신세타령과 헛소리다.

 

 

살아보니 인생은 길었다. 결코 짧은게 아니었던 것이다.

 

 

할일도 많았다. 매일 먹고 마시고 노는 것은 의미없는 일이다.

 

 

 

그렇게 사는 것은 한번뿐인 인생을 낭비하는 것이다.

 

 

사진 몇장을 두고 괜히 쓸데없는 소리를 했다.

 

 

우리는 마지막 고비를 넘었다. 여기만 오르면 천유봉 정상부근이 된다.

 

 

일람정으로 가는 길은 폐쇄되어 있다.

 

 

다른쪽 길은 난간도 보이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숨을 헐떡이며 기어오르고 있었다.

 

 

 

인생은 노력하는 자들에게만 의미가 있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이 길을 공산당길이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마란주에서 도원동을 거쳐 편안하게 올라오는 길도 있다. 그 길은 국민당길이라고 한다니 참으로 멋진 비유를 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느 정도 올라오니 봉우리들의 정상이 눈높이에 와 닿았다.

 

 

봉우리 하나하나가 기묘하지 않은가?

 

 

나는 가슴이 탁 터지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런 기분이 호연지기일지도 모르겠다.

 

 

상류에서부터 줄을 이어 떠내려오는 뗏목들이 보였다.

 

 

길 오른쪽으로는 말라버린 웅덩이들이 보였다. 우기에는 저런 물이 흘러넘쳐 폭포를 이룰 것이다.

 

 

저쪽으로 난 길은 어디로 이어지는 것일까?

 

 

가볼 수가 없으니 상상으로만 끝내야 했다.

 

 

물웅덩이에는 사람들이 던져넣은 동전이 보였다. 저 돈은 누가 수거해가는 것일까?

 

 

이제 거의 다온듯 하다. 이 높은 바위덩어리 산봉우리에 물이 흐른다는 것이 신기하다.

 

 

나는 마지막이라는 기분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보면 볼수록 장관이었다.

 

 

이제 눈앞에 있는 작은 모퉁이를 돌면 무이구곡도 잠시 눈앞에서 사라지리라.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