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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4 중국-복건성:화교의 고향(完)

주자학의 태동지 - 무이정사 1

by 깜쌤 2014. 3. 15.

 

찬찬히 하나씩 뜯어보면 절경의 구성요소를 다 갖춘듯 하다.

 

 

요리조리 굽이치며 계곡사이를 누비면서 흐르는 맑은 물과 아담하기 짝이 없는 암봉들!

 

 

옥빛이 감도는 맑은 물줄기들.....

 

 

그리고 그 위에 걸린 다리!

 

 

뗏목을 타고 떠내려가는 인간군상들 모습까지 어우러지면 그게 선경이 아니고 무엇이던가?

 

 

다리 난간쪽 인도에는 서리가 하얗게 내려있었다. 그러니 아침부터 그렇게 차가운 기분이 들었던가 보다.

 

 

무어 하나 버릴게 없는 경치다. 암봉 능선이 그려내는 곡선과 직선의 조화도 아름답지만 그위 터잡고 사는 나무들이 그려내는 선들도 하나같이 예쁘다.

 

 

나는 다시 한번 더 난간아래로 흘러가는 물줄기를 살펴보았다. 조금 있으면 뗏목들이 떠내려오리라.

 

 

다리를 건너자 길은 숲속으로 이어져 있었다.

 

 

너무 아쉬워 뒤돌아보았다. 방금 우리들이 건너온 다리 모습이다.

 

 

다리가 끝나는 곳에 소구곡(小九曲)으로 가는 길이 숨어있었다. 시간이 더 있으면 한번 걸어보련만......

 

 

나는 괜히 소구곡으로 이어지는 길이 시작되는 지점까지 가보았다. 내가 가보지 못한 길은 항상 아쉬운 법이 아니던가? 인생길도 그렇다.

 

 

우리는 천천히 사방을 살피며 앞으로 나아갔다.

 

 

숲속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가다가 모퉁이를 돌았다.

 

 

그랬더니 주희원(朱熹園)으로 가는 길 표식이 나타나는게 아닌가?

 

 

안내판을 발견한 나는 서둘러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계단을 올라갔다.   

 

주희주자(朱子)로 알려진 사람이다. 그의 유적이 이 부근에 있다는 것은 나에게 대단한 발견 그자체였다.

 

 

청송 주왕산에서 볼 수있는 암봉을 배경으로 두고, 석패방이 우리를 환영하듯이 손짓을 했다.

 

 

나는 빨라지려는 발걸음을 애써 자제하며 천천히 다가갔다.

 

 

경관 하나는 참하다 못해 감탄이 저절로 나올 만한 절경이었다.

 

 

우리에게 주자로 알려진 주희는 여기에서 학문을 닦아 주자학이라는 새로운 유학의 한갈래를 형성했던 인물이다. 

 

 

석패방 왼쪽에는 주희선생상이 있다.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자세같기도 하고 강의를 하는 모습같기도 하다.

 

 

나는 뛰어난 업적을 남긴 학자들이 좋다. 나도 학자의 삶을 살았으면 했지만 재주가 터무니없이 부족해서 그런 삶을 이어가지 못했다. 타고난 그릇이 안되는 것을 어떻게 하랴?

 

 

그렇다. 여기가 바로 무이정사다. 내가 그렇게 와보고 싶어했던 곳이다.

 

 

무이정사라는 이름은 후대에 생긴 것이고 원래는 자양서원으로 불렸다고 한다. 자양은 주희의 호다.

 

 

나는 부근을 먼저 둘러보기로 했다.

 

 

처음부터 안으로 덜렁 들어가서 내부를 보아버리면 무이정사의 참맛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오른편 작은 언덕으로 슬며시 올라섰다.

 

 

이런 장소는 누가봐도 명당이다. 이런 곳에서 학문을 닦으며 제자를 양성한 주희의 안목도 대단하다.

 

 

정원 구석에서 요상한 모습을 한 석상이 나를 반겼다.

 

 

주희는 분명 아니다. 알고보니 노자의 모습이었다. 전통적으로 중국인들을 지배하는 사상은 도교와 불교, 그리고 유교였다. 노자는 도교를 창시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니 어지간히 이름난 명산에는 노자의 상이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나는 찬찬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한쪽에 여러 인물상이 자리잡고 있었다. 누구인지 궁금했기에 다가가서 확인을 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인물들이 제법 많았다. 진순이라는 학자라는데......

 

 

황면제 선생이라.....  이들은 모두 성리학자들이라고 한다.

 

 

주희선생상이다. 1200년에 사망했다니 송나라 시대의 인물이라고 보면 된다.

 

 

이분은 채원정이다. 역시 성리학자로서 한때 주희에게 배운 사실이 있다고 전해진다.

 

 

진덕수라...... 역시 남송시대의 학자다. 중국 공산당 창립멤버이기도 한 진독수라는 인물이 있는데 우리말로 읽을 경우 발음이 비슷해서 혼동이 되기도 하는 인물이다.

 

 

나는 그런 인물들의 상을 훑어보고 난 뒤 다시 아래로 내려왔다.

 

 

이제 무이정사 건물 안으로 들어가볼 심산이다.

 

 

건물이 단아했다. 그다지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그저 그런 건물이지만 동양 사상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 크다.

 

 

학달성천이라는 편액이 나를 반겨 주었다. '배움을 통해 하늘이 준 본성에 이른다'는 의미라고 한다는데......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