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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교육단상(敎育短想)

명예퇴직도 운이 좋아야한다?

by 깜쌤 2014. 3. 11.

 

지난 2월에는 경주지방에는 엄청난 눈이 내렸다. 경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동해안지방은 거의다 눈폭탄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엄청난 양의 눈이 내렸으니 굳이 새로 언급하지 않아도 그 피해가 얼마나 컸던가는 다 알 수 있다.

 

경주도 예외는 아니었다. 경주와 울산의 경계지점에 자리잡고 있던 마우나 리조트 강당건물이 무너지며 애꿎은 젊은이들이 십여명씩이나 한꺼번에 숨지는 비극을 당했으니 그 비통함과 애통함은 이루 말로 다할 수가 없다.

 

 

경주지역에서 최고의 역사를 자랑하는 초등학교라면 단연 사진 속에 등장하는 이 학교가 아닐까 싶다. 이학교보다 더 오랜 역사를 가진 초등학교가 인근에 또 있는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학교인데 이번 폭설에 학교의 체육관 지붕이 무너져버렸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애석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내가 이 학교에 근무를 한것은 거의 삼십여년 전의 일이다. 그때 벌써 이번에 무너진 체육관이 있었으니 제법 오래된 건물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마우나 리조트의 강당처럼 평면지붕도 아닌 둥근 지붕을 가진 체육관건물이 송두리째 무너져 내린다는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가 어렵다.

 

내가 건축 전문가가 아니므로 함부로 부실공사니 날림공사니 하는 식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어딘지모를 찜찜한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이 글에서는 그런 부실공사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게 아니다. 지금 우리사회에는 다른 종류의 부실현장이 너무 많이 보인다는게 문제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어떤 사유를 지녔건 간에 그 동안 다니던 직장에서 합법적으로 물러나고 싶은 사람들은 기분좋게 물러서게 해주는 것도 좋은 일이다. 지난해 많은 교사들이 명예퇴직을 신청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황당한 사례가 여러 지역에서 속출했다는데 그런 현상이 생긴다는것도 어딘가 이상하지 않은가?

 

초등학교 6학년 담임맡기를 기피하는 현상이나 중고등학교에서 담임맡기를 기피하는 현상은 도대체 왜 생기는 것일까? 중학교 2학년 아이들때문에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지 못한다는 농담이 우리사회에 떠돌아다닐 정도로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과 중학교 학생들이 통제불능 상태로 가고 있다는 것도 우리사회의 심각한 문제다. 

 

 

공교육이 무너지고 있다는 말은 어제 오늘 생겨난 말이 아니다. 경험이 풍부한 나이 많은 교사들이 무더기로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현상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는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있던 기둥들 가운데 중요한 대들보 하나가 한쪽에서부터 무너지고 있다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내 주위만 하더라도 많은 교사들이 명예퇴직을 신청해서 교직을 떠났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일부 지역에서 많은 교사들이 명예퇴직을 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떠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DJ정부때 교육부장관을 지냈고 나중에는 총리까지 역임한 어떤 양반의 논리대로 하자면 나이많은 선생 한명이 물러날 경우 젊은 선생 둘을 고용할 수 있을텐데 허락해주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저소득층의 복지차원에서 무상급식을 추진하는 것은 두손들어 환영할 일이지만 서울 강남의 대한민국 최상류층 부자들 자녀까지도 무상급식을 해야한다면 나는 아직도 그런 퍼주기식의 급식에 대해서는 결코 찬성할 수 없다. 자기가 빚어낸 많은 문제때문에 임기조차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수도의 어떤 교육감을 생각하면 기가차서 할말을 잊을 정도다.

 

나는 중소도시에 학교에 근무하면서 도시빈민층의 자녀들을 많이 가르쳐보았다. 도시빈민층의 자녀들이 가지는 고통과 슬픔을 보면서 사회의 불합리한 면을 자주 겪어보았다. 정작 그들에게 골고루 혜택을 주어 교육비 지출이 부담스럽지 않고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고통스럽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옳은 일 아니겠는가? 고급 외제차를 몰고 걸핏하면 해외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의 자녀들에게까지 무상급식을 하도록 한다면 이는 마구잡이 퍼주기식의 예산낭비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무리한 무상급식 지원때문에 그쪽으로 예산을 돌려 사용하느라 명예퇴직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퇴직을 희망하는 교사들의 희망을 받아주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떠도는 현실을 생각하면 어이가 없어서 할말이 없다. 나는 일방적으로 교사들 편만 들어서 이야기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사람이다. 무엇이 우선이고 무엇이 더 급한 일인지를 하나하나 따져보자는 말이다.  

 

교직을 떠나겠다는 사람들의 희망을 받아주지 못한 댓가는 신규교사들의 발령 적체로 이어지고 이는 젊은이들로부터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어처구니없는 현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라면 이는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그러면서도 교육이 국가백년대계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까?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지만 나는 명예퇴직에 감히 성공(?)했다. 내가 소속되었던 지방자치단체의 교육청에서는 선견지명을 가지고 명예퇴직자들을 위한 예산확보를 해두었기에 퇴직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거의 다 퇴직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떠도는 것을 보면 나같은 사람은 어쩌면 행운아일 수도 있겠다.

 

나가고 싶다는 사람들을 내보내고 싶어도 내보내지 못하고, 일하고 싶어하는 젊은 신규교사들을 쓰고 싶어도 쓰지 못하는 사태를 만든 장본인은 누구일까?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일부 교육관료들과 교육감들을 보면 쓴 웃음이 나온다. 그래도 그들은 더 나은 자리를 찾아 이번 선거판을 기웃거린다는데......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