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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교육단상(敎育短想)

마침내 서른번째로 6학년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었다

by 깜쌤 2014. 3. 5.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날, 나는 살짝 긴장되었다. 첫출근이기 때문이다.

 

 

 내 마음대로 교실을 찾아가는 것이 괜히 미안해서 교무실에서 잠시 시간을 보냈다. 8시 40분에 열릴 예정인 첫회의에 참석하고나서 교실로 가는 것이 순서일 것 같았다.

 

 

저번에 근무하던 학교에서 기간제교사로 불러주었길래 다시 한학기를 더 가르치기로 마음먹었다. 교실에 들어서니 아이들이 조용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갓 6학년에 올라온 아이들은 내가 어떤 선생인지를 미리 눈치로 때려잡고 있을 것이다.

 

 

 이번에 만나는 아이들은 6학년으로만 서른번째로 가르치는 아이들이다. 요즘 아이들이 거칠고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해서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6학년 담임을 결코 맡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하지만 나는 6학년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너무 편했다.

 

 

 교실에서 방송으로 시업식(=개학식)을 했다. 아이들 자세가 한결 진지했다. 하지만 얘들도 일주일 정도만 이런 분위기를 유지해줄 것이다. 첫주일에 대부분 아이들은 담임교사의 성향과 특징을 완벽하게 파악하게 된다. 요즘 아이들이 어떤 아이들인가? 영악하기로는 어른들 못지 않다.   

 

 

 9시 40분에는 강당에서 열리는 입학식에 참석하기 위해 강당으로 갔다. 지난 2월에 졸업식을 하며 손발을 맞춰본 적이 있는 아이들인지라 아주 얌전하게 앉아있었다.

 

 

 6학년 아이들도 5년전에는 이런 모습이었을 것이다. 아이들 크는 것을 보면 겁이 날 지경이다.

 

 

 요즘은 시내에서 기간제교사를 하기가 꽤나 힘이 드는 모양이다. 나에게는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몰라도 다시 아이들을 가르치려고 하니 은근히 겁이났다.  철들자 망령난다고 이제 아이들 가르친다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 알아지려고 하자마자 은퇴를 하게 된 것이었다.

 

 

 평생을 살며 어린 아이들을 가르쳐왔지만 요즘 아이들은 다루기 어렵다는 사실을 느낀다. 하지만 아이들은 역시 아이들이다. 사랑과 정성으로 대하면 틀림없이 달라질 것이다. 올해는 나에게 의미가 남다른 해다. 서른번째로 6학년 아이들을 가르쳐보기 때문이다.

 

 

며칠만에 햇살이 난 것 같다. 이젠 확실히 봄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내 인생은 가을이다. 그래도 나는 희망을 지닌채로 살아가고 싶다. 죽는 날까지는 엄연히 살아있기 때문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