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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옛날의 금잔디 Long Long Ago (고향)

시골을 다녀오면 허전해진다

by 깜쌤 2014. 3. 14.

 

어머니를 뵈러 시골에 간김에 이리저리 거닐어보았다.

 

 

초등학교시절 겨울방학때 이사를 가서 십여년 동안 산곳이지만 나에게는 늘 객지같다는 느낌을 주는 곳이다.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나서는 한번씩 부모님을 뵈러 가는 곳이 되었기에 더더욱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때는 강변에 자갈이 수두룩했다. 갈대같은 식물은 거의 없었고 자갈밭 사이로 물길이 나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산천이 정말 많이도 변했다. 수천년동안 천천히 변해왔던 것이 최근 한세대동안 한꺼번에 다 변해버린 것 같다.

 

 

나는 천천히 둑길을 따라 걸었다.

 

 

흘러보낸 날들이 기억 저편에서 조각조각이 되어 조금씩 생각나기도 했다.

 

 

그동안 참 많이도 인생길을 걸어왔다.

 

 

기쁨에 겨워 행복했던 날보다는 평범했던 날들과 슬픔에 젖어 애통해했던 날들이 더 많았던것 같다. 

 

 

무분별한 골재 채취로 인해 이제는 자갈 보기가 어렵게 되었다.

 

 

강변에는 갈대만 무성했다.

 

 

예전에는 메자라는 고기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거의 사라진듯 하다. 대구로 이어지는 도로가 저 산밑으로 지나갔는데 차들이 지나갈때마다 하얀 먼지가 멀리서부터 자욱하게 솟아올랐다.

 

 

그런 먼지들은 사라진지 오래건만 대기오염의 원인이 되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날아와서 그런지 하늘조차 뿌옇게 흐려져 있었다.

 

 

나는 아내가 일했던 학교로 가보았다.

 

 

밭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걸어다니며 멱감으러 다닌 날들이 어제있었던 일 같다.

 

 

시골학교지만 그래도 많은 아이들에겐 학창시절의 추억이 간직된 곳이었고 꿈의 터전이 되었던 현장이리라.

 

 

멀리 산밑에 보이는 기차역은 이제 간이역으로 변하고 말았다.

 

 

휴일이어서 그런지 학교에는 적막감만 감돌고 있었다.

 

 

휴일이 아니어도 시골학교인지라 아이들 수가 적으니 조용하기만 할 것이다.

 

 

아이들 수는 적어도 학교는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아내가 이 학교에서 일했던 것이 도대체 언제적 이야기던가?

 

 

강산이 변해도 몇번 변한 시절의 옛이야기다.

 

 

시골학교임에도 불구하고 테니스장이 있었다.

 

 

봄에 다시 오면 교정가의 벚나무들도 벚꽃을 한껏 달고있으리라.

 

 

나는 천천히 학교를 둘러보았다.

 

 

시골에 사람이 없다는 것은 비극이다.

 

 

우리는 그게 비극인지도 모르고 산다.

 

 

직장을 찾아 더 나은 교육을 찾아 모두들 도시로 도시로 사라져버렸다.

 

 

나 자신부터 도시에 터를 잡았으니 무슨 할말이 있으랴?

 

 

나는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시골에 한번씩 다녀오면 왜 마음이 이리도 허전한지 모르겠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