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돌려보내고 나서 호텔부터 구하기로 했다. 아마 저 산봉우리밑이 무이산 풍경구의 시작일 것이다. 이 부근에 티켓 판매소가 있는 것을 보면 그렇다. 나는 그렇게 판단을 내렸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약간의 착오가 있었던 것이다. 어쨌거나간에 이 부근에서 호텔을 구해야했다.
지금은 비수기니 방은 널널하게 많을 것이다. 우리는 5성급 호텔에도 들어가보고 여러군데 호텔을 들여다보기도 했는데 약 180원 정도면 3인실을 구해 묵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가 묵기로 한 곳은 우의상무주점이었는데 3인실 요금으로 180원을 불렀지만 이틀을 머무르기로 하고 160원으로 깎았다.
한사람당 55원인 셈이니 우리돈으로 칠 경우 만원이면 된다는 이야기다. 방은 깨끗하고 좋았다. 무엇보다 뜨거운 물이 콸콸 나오는게 좋았다.
방을 구했으니 이제는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무의산 구경을 가면 된다.
우리가 묵은 곳은 무이산 풍경구로 건너가는 다리 부근이다.
위치는 그저 그만이다. 돈이 조금 있다면 다리 건너가서 무이산장같은 고급 호텔에 머무를 수도 있겠지만 우리 형편에는 조금 과한 곳이다.
우리는 짠돌이 정신으로 무장한 배낭여행자가 아니던가? 아끼고 절약하는것은 기본 의무 사항이다.
짐을 풀어놓고 난 뒤 밖으로 나왔다. 점심을 먹기위해서다.
우리는 예산 동네가 있던 구역으로 들어갔다. 재래시장이 있는 곳이다.
나는 여행할때마다 일기장으로 기록을 남겨왔다. 일기장에는 온갖 증거물들을 다 붙여둔다. 이를 테면 영주증이라든가 차표라든가 작은안내문 같은 것을 붙여두는데 이번 여행에는 질좋은 국산 풀을 가져오지 못했다. 그래서 약간은 난감한 상태였는데 시장 속에서 문구점을 발견했기에 서슴없이 들어가서 풀을 찾았다.
손발을 써서 표현하는 바디랭기지로 하면 무엇이나 다 뜻이 통하므로 쉽게 풀을 살 수 있었다. 그런 뒤에 우리는 점심을 먹을 음식점을 찾았다.
점심으로는 국수가 제격이다. 우리는 국수가게를 찾아 들어갔다.
보통 국수 한그릇은 10원에서 15원 정도다. 그 정도만 해도 배가 부른 법이니 한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 내가 선택한 것은 저육면이었는데 한그릇에 10원이었다. 우리돈으로 치면한1800원 정도 되려나? 저육은 돼지고기를 의미한다.
점심을 먹은 후 다시 바깥으로 나왔다.
오리고기가 보였다. 으흠, 저런 것을 사서 저녁에 잠시 뜯으면 좋을텐데..... 일단 위치를 파악해두고 무이산으로 향했다.
시장골목 사이로 무이산 풍경들이 조금씩 그 자태를 나타냈다. 은근히 기대가 된다.
저런 가게들은 골동품을 취급하는가보다.
재래시장이 있는 동네는 약간 후줄근했다. 그러나 여행에서 시장구경하는 재미를 빼면 여행의 묘미는 반감되고 만다. 시장을 나온 우리는 무이산 풍경구쪽으로 건너가기로 했다.
위지도를 잘 살펴보자. 무이산으로 구경을 가려는 분들은 위 지도를 꼭 확인해보기 바란다.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다. 자세한 위치를 번호차례대로 설명해드리겠다.
1 - 성촌마을 : 무이구곡 뗏목을 타는 곳. 뗏목유람을 하지 않으면 무이산까지 간 보람이 없다.
2 - 다리 : 무이구곡 중에서 5곡 부근에 있다. 천유봉으로 올라가려면 이곳을 통과해서 가는게 좋다.
3 - 천유봉 : 반드시 가보아야할 곳이다. 안가보면 두고두고 후회한다.
4 - 무이궁부근 : 뗏목유람의 종점임과 동시에 등산로 입구이기도 하다. 가보아야 한다.
5 - 우리가 호텔을 구해 머무른 곳이다. 무이산 풍경구로 가는 길목인 셈이다.
6 - 수렴동 입구 : 안가보면 두고두고 평생 후회할 곳이다.
7 - 대홍포 골짜기 : 수렴동입구에서 대홍포로 가는 길은 비경중의 비경이다. 많은 분들이 이 길을 놓친다. 반나절 정도를 투자해서 걸어보시라.
그 정도를 안가보고 무이산을 가보았다고 큰소리친다면 장님 코끼리 만지는 식으로 무이산을 보고온 것이나 다름없다. 천유봉 정도만 보고 다 보았다고 한다면 뻥치는 것이나 다름없다.
위지도를 보고 대강 짐작하셨겠지만 무이산풍경구 입구는 여러군데에 나누어져 있다. 한군데가 아닌 것이다. 우리는 그 사실을 몰랐다. 그래서 첫날에 엄청나게 혼란스러웠던 것이다. 바로 위에 있는 저 다리를 건너면 무이산풍경구가 된다. 다리 너머 남북으로 길게 누운 산이 무이산이다.
이제 다리 위로 올라간다. 다리 밑에는 당연히 강물이 흐른다. 강물은 무이산시쪽에서 흘러온다.
왼쪽이 마을이 있는 곳이고 오른쪽은 무이산이다. 멀리 보이는 산들의 모습이 범상치 않았다.
강물은 사진의 밑에서부터 위쪽으로 흘러간다고 보면 된다.
산봉우리들의 모습이 그리 만만한 모습이 아닌 것을 보고 잘찾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리 건너편 하류쪽의 모습이다. 앞에 보이는 산봉우리밑에 고급호텔로 치는 무이산장이 자리잡고 있다.
겨울철임에도 불구하고 강물의 수량이 그런대로 많은 편이었다.
무이산 맞은편의 상가가 있는 쪽 모습이다. 강변을 깔끔하게 정비해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두었다.
다리를 건너가면서 본 오른편의 모습이다. 오른쪽은 상류쪽이 된다. 강물이 제법 깊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만하면 수량이 많은 편 아니던가? 사시사철 충분히 래프팅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뗏목타기 체험은 이 강으로 흘러드는 지류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지도를 가지고 소개하면 바로 아래처럼 된다.
지도를 클릭해보자. 아주 크게 나타날 것이다. 지금 우리는 1번 지점에서 출발하여 2번 지점을 향해 걸어가는 중이다.
2번 : 무이산장
3번 : 무이궁 및 무이산풍경구 버스정류장
4번 : 뗏목 도착지점
초록색으로 선을 그어놓은 곳이 무이구곡을 따라 대나무 뗏목이 흘러오는 구간이다. 시내에서 뗏목 도착지점까지 걸어갈 경우 15분 정도면 충분하다.
우리는 경치를 감상해가며 천천히 걸었다.
서두를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리 끝머리에 보이는 거대한 바위속에 새겨진 글씨는 국가 주석을 지낸 강택민의 글이다. 그도 어지간히 휘호 남기는 것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웬만한 중국의 관광명승지에는 그의 글씨를 새긴 바위들이 존재했다.
우리는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스마트폰을 꺼내 지도를 검색해가며 걸었으므로 방향은 정확하게 잡을 수 있었다. 물론 그런 일은 ㄱ사장이 맡았다. 그분의 정보검색능력은 아주 탁월해서 원하는 정보를 척척 잘도 찾아내주었다.
다리를 건넜으니 이제는 산밑을 따라걷는 것이다.
도로가로는 차밭이 이어졌다. 무이산차가 그렇게 유명하다는 사실은 소문을 들어 조금은 알고 있었지만 온 천지가 차밭일 줄은 몰랐다.
차밭 너머로 강이 있고 그 너머는 다시 마을이 이어진다. 우리는 저 다리를 건너 온 것이다.
슬슬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뭔가 굉장한 것이 나타날 조짐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오른쪽 산밑으로 거대한 면적을 지닌 숙박시설이 나타났다. 무이산장이다.
무이산장 입구이다.
도로는 곧게 이어져있었고 날씨는 그런대로 화창했다. 확실히 여기는 남국이다. 자료를 찾아보니 여기에도 눈이 올때가 있단다.
무이산장 뒤로 보이는 저 봉우리가 무이산풍경구안에서 가장 높다는 대왕암이다. 그러니 무이산은 그리 높은 산봉우리들이 이어지는 곳은 아닌 것이다. 물론 그것은 무이산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한정하느냐하는 문제에 딸린 것이지만.....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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