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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4 중국-복건성:화교의 고향(完)

무이구곡을 뗏목으로 흘러내려가다 1

by 깜쌤 2014. 2. 28.

 

무이산 남쪽에 성촌이라는 마을이 있다. 한자로는 星村이라 쓰는데 중국인들은 싱춘 정도로 발음을 하는 모양이다. 거기가 주파이(죽벌, 대나무로 만든 뗏목) 여행의 출발지다. 우리는 드디어 뗏목 출발장에 도착한 것이다. 아래 지도를 보자.

 

 

 

위 지도에서 1번으로 표시한 곳이 성촌마을이다. 지도를 보면 물길이 굽이굽이 흘러가는 골짜기가 보인다. 요리조리 9번을 감아 돌아서 흐른다고 해서 무이구곡이라 한다. 우리는 이제 그 출발점에 와있는 것이다. 4번으로 표시된 곳이 무이구곡 주파이여행의 종점이다.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들은 지도를 눌러서 크게 확대해놓고 보면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구곡(九曲)이라 하면 우리나라 문학사에도 제법 등장하는데 율곡 이이 선생은 황해도 해주의 석담이라는 곳에 은거하며 은병정사를 짓고 살며 고산구곡가를 짓기도 했고, 우암 송시열 선생은 병산서원을 지어놓고 화양구곡을 노래하기도 했다. 퇴계 이황 선생은 안동 도산에 도산서원을 짓고 도산십이곡을 노래하지 않았던가? 

 

 

셔틀버스에 내리면 작은 광장을 만난다. 한눈에 매표소가 부근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저 건물 뒤쪽으로 계곡이 보였다. 일단 표를 사야한다.

 

 

주위부터 둘러보았다. 뗏목타기보다 더 급한 것이 경치를 살펴보는 것 아니겠는가?

 

 

멀리 보이는 봉우리 모습들이 범상치 않다. 산봉우리들이 그리는 직선미와 곡선미가 확실히 이국적이다.

 

작은 광장 한쪽에 매표소가 보였다.

 

 

겨울인데 뗏목타기가 가능한지 그게 궁금했지만 돈에 워낙 밝은 중국인들이라 절대로 그냥 지나칠 리가 없으니 충분히 탈 수 있을 것이다.

 

 

표를 사는 곳이다.

 

 

뗏목 출발시간이 정해져 있는 모양이다. 뗏목 한대한대가 자기 맘대로 흘러내려가는 것이 아니고 떼를 지어 내려간다는 말이겠지.

 

 

우리는 표를 샀다. 우리와 함께 온 서양인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동작도 빠르다.

 

 

뗏목을 타는데는 일인당 130원이었다. 우리 돈으로 치자면 23,000원이라는 거금이다. 비싸지만 그 정도 값은 충분히 하게 될 것이므로 아끼지 말고 타보기 바란다. 표에 나타난 그림처럼 뗏목은 저런 모습으로 흘러내려가는가 보다. 낭만적이다. 계림의 이강 유람이 배를 이용한 것이라면 무이구곡은 대나무 뗏목으로 유장하게 흘러내려가는 것이다.

 

 

우리는 마지막 차시에 걸렸다. 그나마 다행이다. 탈 수 있다는 것으로 만족해야할 처지이므로......

 

 

대합실에 들어갔더니 우리보다 뒤에 온 사람들이 먼저 타기도 했다. 대합실에서 기다리면 관리인들이 알아서 손님들을 무리지어 내보낸다. 뗏목 하나에 6명씩 타게 되므로 일행을 보아 요리조리 수를 맞추는 모양이다. 우리는 한 이십여분 이상 기다린 것 같다. 나중에는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 항의아닌 항의를 했더니 그저 기다려달란다.

 

 

그렇게 기다린 끝에 마침내 우리 순서가 되었다. 우리가 마지막 손님이다. 우리 뒤에 두사람인가 더 있었지만 함께 출발했으니 마지막이나 다름없다.

 

 

청춘남녀 한쌍과 젊은이, 그리고 우리 일행 세명이 같은 뗏목을 타게 될 모양이다. 아가씨는 예쁜 축에 들어갔고 노란색 점퍼를 입은 젊은이도 잘 생긴 모습이었다. 

 

 

대기실을 나와서는 강변으로 내려간다.

 

 

대합실을 나와서도 제법 걷지만 그리 먼 거리는 아니다. 

 

 

재미있는 곳이다. 중국인들은 무얼 하든지 매표소 바로 곁에 목표물을 배치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하회마을은 모범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으흠.... 저기로구나. 이제 강변까지 내려왔다.

 

 

말로만 듣고 소문으로만 들었으며 사진으로만 보았던 그 유명한 무이구곡 뗏목유람을 여기에서부터 시작하는가보다.

 

 

강물이 보였다. 강변은 말끔하게 단장되어 있었다.

 

 

여기가 출발점이다. 상류쪽에 다리가 있는 것을 보았다. 지형지물을 세밀하게 살펴놓는 것은 나중에 다 도움이 되는 법이다.

 

 

작은 계단이 만들어져 있어서 강물의 수량이 변할때도 쉽게 탈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뗏목들이 줄을 지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뗏목 앞부분을 위로 들어올려 물속 암초에 잘 걸리지 않도록 함과 동시에 작은 돌덩어리들도 쉽게 타고넘어갈 수 있도록 했다. 뗏목 두대를 하나로 묶어 손님을 태우도록 되어 있었다. 뗏목을 저어내려가는 사공의 입장에서도 동료와 함께 손발을 맞추면 그만큼 편하리라.

 

 

뗏목 한대에 의자가 세개씩이니 모두 여섯명이 함께 탈 수 있다.

 

 

사람이 뗏목에 오르면 무게 때문에 대나무 틈사이로 물이 솟아오른다. 신발을 적시지않도록 하는 것도 요령이다.

 

 

나는 왼쪽 가운데에 앉았다. 이제 출발이다. 지금부터 유장하게 흘러내려가는 것이다.

 

 

강물의 흐름에 몸을 맡기면 너무 늦게 천천히 흘러내려갈 수밖에 없으니 한번씩은 사공이 긴 장대로 바닥을 찍어 속도를 내게 했다.

 

 

이정도면 강이다. 개울이라고 판단하기에는 어색하다. 모두들 카메라를 꺼내들고 촬영모드로 들어갔다.

 

 

강둑이라고도 할 수 없는 자연적인 둑이 보였고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다. 여기가 아열대지방이라고는 해도 활엽수들은 겨울에 잎이 진다.

 

 

우리는 저기에서부터 출발한 것이다.

 

 

강건너편에서 보면 이런 모습이다. 그다음날 우리들은 구곡을 따라 걸었는데 그때 찍은 사진이다.

 

 

나무가지 사이로 보이는 산봉우리 중턱쯤에 암자가 걸려있는듯 했다.

 

 

강에서 보는 경치는 도로에서 보는 경치와 다르다. 느낌도 다르고 시야도 다르며 감회는 더더구나 차이가 난다.

 

 

만약을 위해 구명조끼를 걸치는게 좋다. 물론 나도 구명조끼를 걸쳤다.

 

 

곧이어 물살이 급해지며 작은 여울이 나타났다. 이제 본격적인 유람이 시작된 것이다.

 

 

사공은 뾰족한 쇠꼬챙이가 끄트머리에 달린 긴 막대기를 가지고 뗏목을 조정했다. 솜씨가 아주 능숙한듯 했다.

 

 

강바닥은 돌이다. 동글동글한 돌들이 닳은채로 깔려 있고 여울에는 물살이 제법 세차게 흘렀다. 우리는 그렇게 뗏목에 몸을 맡기고 흘러내려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