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리는 중포(2층)였으므로 통로가의 자리를 차지해야만 잠시라도 앉아 있을 수가 있었다.
멍청히 앉아있기보다는 일기를 써두어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여행기라도 쓸 수 있는 것이다.
하포(1층)의 모습이다. 하포가 가장 편해서 인기가 많다.
위의 지도를 클릭해 보자. 그러면 확대되어 뜬다. 단 스마트폰에서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빨간색 점으로 표시된 하문에서 무이산(노란색 큰 점으로 표시된 곳)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중이다.
만약 당신이 항주나 상해에서 여행을 하고자 할 경우 그곳에서 무이산으로 가도 좋다. 기차표만 구할 수 있다면 그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다. 고속버스로도 갈 수 있는 것으로 안다. 단 하문에서 갈 경우에는 이동시간이 길므로 기차가 절대 유리하다. 우리가 타고 갈 기차는 정시에 출발했다.
기차가 출발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이 와서 신분증과 기차표를 대조하며 확인하기 시작했다. 기차표 실명제 실시여부를 확인하는 모양이다. 우리는 외국인이니 여권으로 확인을 하다가 나머지 두사람은 확인하지 않고 그냥 지나쳤다. 귀찮았을까?
차장이 와서 기차표를 거두어갔다. 대신 기차표를 대신할 수 있는 작은 플라스틱같은 것을 주는데 절대 잊어버리거나 잃어버리면 안된다. 나중에 목적지에 가까워지면 승무원이 미리 와서 깨워주고 기차표로 바꾸어줄때 증거가 되는 물건이므로 잘 간수해두어야 한다.
우리가 탄 기차는 무이산역이 종점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좌석 여유가 있었다.
다른쪽 칸은 연와가 들어있는 객차였다. 부드러운 침대차이니 제일 고급에 속한다. 비행기 요금의 반 정도로 생각하면 거의 틀림없다. 계림에서 곤명으로 갈때 한번 사용해본 경험이 있다. 그때는 한 칸에 4명이 들어가도록 되어 있었다.
경와칸은 밤 10시 정도가 되면 강제 소등이다. 그땐 자는게 상책이다. 신발관리는 자기가 알아서 해야한다. 자기 신발을 벗어서 비닐 주머니에 넣어두어도 되고 그냥 벗어두어도 된다. 발냄새가 나는 사람은 힘들 수가 있는데 그때는 물 티슈를 가지고 다니면서 적당히 닦으면 된다. 물론 세면장에 가서 씻어도 되지만 세면대에 발을 올리고 씻는 행위는 남보기에 좀 그렇지 않던가? 신발은 보통 하포 밑에다 넣어둔다.
연와칸에 가보았더니 내부벽에 기차시간표가 붙어있었다. 다음에 우리가 이동할때 좋은 자료가 될 것 같아서 찍어두었다.
무이산에서 용암, 복주, 하문으로 가는 기차표이니 아주 유용한 자료다. 무이산에서 하문으로 갈때 거쳐가는 기차역 이름이 나와있었다. 무이산-건양-건구-남평-삼명-영안-장평-장주 동-하문이다.
위 지도를 보면 위에 소개한 몇군데의 기차역 이름이 등장한다. 클릭하면 크게 확대하여 볼 수 있다.우리는 스마트폰에 중국 지도를 깔아두고 위치를 확인하며 갔다.
1번 : 무이산
2번 : 장평
3번 : 용암
4번 : 영정
5번 : 하문
그런 식이다. 장평은 나중에 무이산에서 돌아올 때 내렸던 곳이다. 왜냐고? 영정에 가서 토루를 보기 위해서였다. 복건성에 가서 토루와 무이산을 보지않았다면 안간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지도에서 초록색선으로 표시해둔 선이 무이산에서 하문으로 돌아올때 이동한 경로다.
무이산역에 도착한 것이 오전 8시 6분 경이었다. 그러니 12시간 30분을 기차로 이동한 셈이다. 겨울철이어서 해돋이가 늦으니 이른 아침에 도착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제일 먼저 우리가 할 일은 돌아갈 기차표를 구하는 것이었다. 기차표를 구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결정해야할 것은 무이산 탐방에 며칠을 쓸 것이냐 하는 것이다.
나는 무이산에서 3일을 머무르기로 결정했다. 무이산 기차역에 도착한 것이 1월 4일 이른 아침이니 1월 6일 밤에 출발하는 표를 구하면 된다. 우리는 1월 6일 19시 42분발 K8745열차표를 구하기로 했다. 무이산역이 시발역이니 표구하기는 아주 쉬웠다. 경와표로 하되 장평까지 가기로 했다. 장평에서 내려 용암까지 가보고 상황을 파악한 뒤 영정까지 가기로 한 것이다.
장평까지 하포는 117.5원, 중포는 114원이다. 장평의 위치는 위 지도에서 2번으로 표시된 곳이다. 기차표를 구한 뒤 무이산으로 가기로 했다. 시내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나는 이 대목에서 리더로서의 자질을 상실하고 결정적인 실수를 하고 마는 것이다. 아래 지도를 보기 바란다. 클릭하면 크게 뜬다. 무이산에 가고자 하는 분들은 꼭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중국에 가기전 나는 인터넷으로 수많은 정보를 검색해보았다. 내 검색능력이 부족했는지는 모르지만 무이산 시내에서 무이산구역으로 가는 정보가 너무 부실했다. 내가 착각한 것은 무이산시가지 바로 옆에 무이산이 자리잡은 것으로 알았다는 것이다. 구글 지도에서 검색을 해보면서도 무이산의 위치를 정확하게 찾아내지 못했었다.
산이라고 하는게 그렇다. 달랑 봉우리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자리잡고 있는 구역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니 구글 지도에서 검색을 해도 범위가 광범위해지므로 정확한 위치를 찾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배낭여행자들의 바이블이라고 알려져 있는 론리 플래닛에도 무이산 위치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없었다.
위 지도에서 1번이 무이산 기차역의 위치다. 무이산 기차역과 다리 건너 보이는 곳이 시가지다. 2번은 무이산 바로 앞에 자리잡은 관광지다. 쉽게 말하면 경주역과 불국사 있는 토함산과 같은 처지가 된다.
무이산 시가지에서 무이산 입구(?)까지는 약 15킬로미터 정도 떨어져있다. 경주역(KTX 경주역이 아니다)에서 불국사까지는 약 15킬로미터쯤 떨어져 있는 것이다. 3번은 하매촌이라는 곳이고 4번은 무이구곡의 위치를 나타낸다. 무이구곡!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곳이다.
나는 그런 사실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기에 실수를 하게 되었고 그게 결국은 카메라 분실사고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우리는 시내버스를 타고 시가지로 들어갔다. 시내로 들어가면서 보았더니 아름다운 강이 시가지를 흐르고 있었다. 그러길래 나는 무이산이 시가지 바로 옆에 있는 것으로 착각했던 것이다.
시가지에서 내린 나는 잘 알지도 못하는 주제에 무이산이 있다고 생각되는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고 가는 길에 본 만두가게에서 만두를 여섯개 사서 아침대용으로 간단히 시장기를 속였다. 그리고 강에 걸린 다리를 건너가서는 엉뚱한 곳에서 무이산으로 가는 버스를 찾았다.
지금 가만히 생각해보면 어디엔가 단단히 홀린 것 같았다. 잘못된 정보와 잘못된 판단은 사람을 바보로 만듦과 동시에 여행자체를 망쳐버리게 만든다. 그 이야기는 다음에 계속하기로 하자.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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