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툇마루에 걸터앉아 산을 보는 즐거움을 어디에다 비기랴?
경주시내에서 보면 남산이 바로 앞에 보인다.
전국 어디에서나 남산(南山)이라는 이름이 붙은 산은 흔하게 찾을 수 있지만 경주남산만큼 아기자기한 산도 드물 것이다.
반월성이나 교촌에서 보면 남산은 바로 앞에까지 바싹 다가와 있다.
또 남산에 올라가서 경주 시가지를 보면 한눈에 들어온다. 사진 중간쯤에 보이는 얕으막한 숲이 반월성이다.
남산을 북동쪽에서 보면 제법 깊어보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분황사 부근에서 본 남산의 모습이다.
한번이라도 올라가보면 알겠지만 정말 아기자기한 산이다.
나는 교촌 한옥마을에서 보는 남산을 좋아한다. 대문 너머로 보이는 산이 남산이다.
남산은 깊다. 골골마다 유적이고 어지간한 봉우리마다 탑이니 눈이 심심할 이유가 없다.
해목령 두 봉우리가 게 눈처럼 솟아 올랐다. 그래서 이름조차 해목령이다. 게 해(蟹)자에다가 눈 목(目)자를 쓴다. 령(嶺)자는 당연히 고개, 재를 의미한다.
비가 오는 날은 한결 더 운치있게 보인다.
남산의 백미라 할 용장골에서 이조 너른 들판을 보는 것은 압권이다. 특히 추수를 앞둔 가을날 저녁 용장사터에서 바라볼 때가 좋다.
그래서 나는 경주에 사는 것을 좋아한다.
정나미가 뚝 뚝 떨어질때도 많았지만 정작 내가 경주를 은근히 좋아하는 이유는, 내 마음 속에서 남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햇살 따사로운 날 남산을 보며 책을 읽는 재미도 크다.
교촌이 정비되고 나서는 그런 생각이 더 많이, 더 자주 들기 시작했다.
교촌에서 남산을 보고난 날은 팍팍한 삶조차 윤택해지는 것 같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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