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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교육단상(敎育短想)

Day 데이, 온갖 day 유감

by 깜쌤 2013. 11. 21.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깨달은 것 가운데 하나가 우리 아이들이 꼭(?) 챙겨야 할 온갖 데이(Day)가 너무 많아서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말도 안되는 해괴한 날들이 다 있는데 이런 것을 잘 챙기는 아이들이 학급이나 학교안에서 인기도 있고 다른 친구들보다 앞서가는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그들이 가진 영향력을 무시하지 못하는 실정이 되고 만 것이다.

 

오죽했으면 초등학교 6학년 2학기 교과서에 그런 날(Day)을 챙기는 것에 관련된 내용까지 등장할까?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았더니 별별 날이 다 있었다. 처음에는 서양에서 이런 날들이 주로 매달 14일을 중심으로 하여 시작된 모양인데 그게 진화를 해서 참으로 다양하게 새끼를 친 모양이었다. 참고로 현재까지 알려진 날들을 아래의 글상자 속에 정리해보았다.  

 

 

01월 14일 - 다이어리데이 [한해를 시작하는 의미로 다이어리 선물하는날]

 

 

02월 02일 - 액자데이 [서로 사진이 담긴 액자를 선물하는 날]

02월 14일 - 발렌타인데이 [여자가 남자에게 초코렛 주는 날]

 

 

03월 03일 - 삼겹살데이 [친구들이랑 삼겹살 구워먹는 날]

03월 14일 - 화이트데이 [남자가 여자에게 사탕 주는 날]

03월 17일 - 세인트패트릭스데이 [고마웠던분에게 네잎클로버와 책선물 하는 날] 

 

 

  <해맑은 미소를 머금고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 가슴에 우리 어른들은 과연 무엇을 심어주고 있을까?>

 

 

04월 14일 - 짜파데이·블랙데이 [연인없는 사람끼리 검은복장하고 짜장면먹는 날]

 

 

05월 02일 - 오이데이 [날씬해지자는 뜻으로 친구들끼리 나눠먹는 날]

05월 14일 - 레몬데이 [상큼한 사랑을 하자는 레몬을 뜻으로 나눠 주는 날]

              - 로즈데이 [노란장미:이별, 백장미:우정, 빨간장미:사랑 장미주는 날]

              - 옐로데이 [노란옷을 입고 카레를 먹어 독신면하는 날]

05월 31일 - 부채데이 [서로에게 예쁜 부채를 선물하면서 더움을 막는 날]

 

 

06월 04일 - 육포데이 [육포 주고받으면서 먹는 날]

06월 06일 - 반지데이 [서로 아무난 반지를 선물 하는 날]

06월 14일 - 핸드캐치데이 [연인끼리 손잡는게 허락되는 날]

              - 키스데이 [연인끼리 키스하는것이 허락되는 날]

 

 

 

 

07월 07일 - 엿데이 [항상 붙어서 행복하게 살자는 의미로 엿을 먹는 날]

              - 칠월칠석 [꽃바구니에 치약 칫솔 세트를 선물하는 날]

07월 14일 - 아이스크림데이 [아이스크림을 먹는 날]

              - 실버데이 [은반지를 주고받으면서 장래를 약속하는 날]

              - 릴리데이 [남자가 여자에게 백합을 선물하는 날]

 

 

08월 08일 - 목걸이데이 [서로 목걸이를 선물하는 날]

              - 꽈배기데이 [맛있는 꽈배기를 먹는 날]

08월 14일 - 뮤직데이 [나이트클럽가서 신나게 춤을 추는 날]

              - 속옷데이 [연인들끼리 속옷을 선물 하는 날]

              - 그린데이 [연인들끼리 산림욕을 즐기는 날]

 

 

09월 14일 - 포토데이 [추억에 남을 근사한 사진을 찍는 날]

              - 모자데이 [서로에게 어울리는 모자를 선물 하는 날]

              - 100데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해 100번쓴 편지 선물하는 날]

 

 

 

 

10월 04일 - 천사데이 [사랑하는 연인에게 장미 1004송이로 고백하는 날]

10월 10일 - 새우깡데이 [새우깡 먹는 날]

              - 써니텐데이 [오렌지맛,포도맛 써니텐을 선물하는 날]

              - 초코파이데이 [초코파이를 먹으면서 우정을 나누는 날]

              - 막대사탕데이 [동그란 큰 막대사탕을 선물하는 날]

              - 100송이데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장미 100송이로 프로포즈 하는 날]

10월 14일 - 와인데이 [와인을 기울이며 사랑을 나누는 날;성인]

              - 인형데이 [와인을 먹을 수 없는 청소년을 위해 인형 나누는 날]

10월 17일 - 손수건데이 [손수건을 선물 하는 날]

10월 22일 - 통화데이 [연인끼리 오래 통화할수 있게 허락되는 날]

10월 24일 - 애플데이 [그동한 미안했던 것들에 대해 사과주면서 사과하는 날]

10월 30일 - 에이스데이 [에이스를 먹는 날]

10월 31일 - 할로윈데이 [귀신복장을 하고 귀신파티를 하는 날]

 

 

11월 01일 - 껌데이 [서로 좋아하는 껌을 선물하는 날]

11월 11일 - 빼빼로데이 [연인이나 친구끼리 빼빼로를 주고 받는 날]

11월 12일 - 야쿠르트데이 [빼빼로를 못받은 친구에게 야쿠르트 주는 날]

              - 칸쵸데이 [빼빼로를 못받은 친구에게 칸쵸주는 날]

11월 14일 - 안개꽃데이 [안개꽃을 선물 하는 날]

              - 무비데이 [연인끼리 야한영화를 보는 날]

              - 오렌지데이 [오렌지를 선물 하는 날]

              - 레터데이 [좋아하는 사람이나 친구에게 편지쓰는 날

              - 쿠키데이 [직접만든 쿠키를 선물 하는 날]

 

 

12월 08일 - 머플러데이 [머플러를 선물 하는 날]

12월 14일 - 머니데이 [남자가 여자에게 돈을 팍팍쓰며 봉사하는 날]

              - 양말데이 [그 사람 타입에 맞는 양말을 선물 하는 날]

              - 허그데이 [사랑하는 사람끼리 포옹이 허락되는 날]

              - 고백데이 [한해가 가기전에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하는 날]

12월 24일 - 이브데이 [아름다운 이브의 밤에 100송이의 꽃을 선물하는 날]

12월 31일 - 레쓰비데이 [연인과 함께 따듯한 레쓰비를 먹으며 추위를 달래는 날]

 

 

○월 ○일 - 투투데이 [사귄지 22일 된날, 친구들에게 돈받아 애인과

               데이트하는 날]

 

  

누가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냈는지는 모르지만 위에서 열거한 그렇게 많은 날들을 가만히 하나하나씩 되짚어봐도 진정으로 깊은 의미를 지닌 날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상업성을 지닌 날들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런 부분에 관해서는 지금까지 모두들 많이 짚어두었기 때문에 새삼스레 나까지 나서서 특정회사나 상품을 비방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다른 날들도 주로 연인들을 위한 날이지 부모형제나 직장 동료나 어른을 위한 날들은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다. 결국 인간살이속에서 꼭 필요한 주위사람들과의 아름다운 관계형성을 위해 기념하는 날은 간곳 없고 특정 목적을 지닌 특정 세대를 위한 날이 되고만 것인데 문제는 그런 것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소주잔과 소주병과의 관계는 술꾼이라면 거의 다 아는 유명한 이야기다. 소주잔의 크기는 거의 일정한 들이로 정해져있고 소주회사에서 만들어낸 것들이 주류를 이루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참으로 공교롭게도 소주 한병을 가지고 잔에 부어보면 딱 7잔이 나온다는 것이다.

 

7이라는 수 자체가 굉장히 묘한 숫자여서 둘이서 사이좋게 나누어마시면 한잔이 부족하고 셋이서 나누어 마셔도 한잔이 부족하며 넷이서 나누어 마셔도 누구 한사람에게는 잔이 돌아가지 않게 되어있으니 결국 한병을 더 시킬 수 밖에 없는 숫자라는 것이다. 그렇게치면 다섯사람이나 여섯사람이 마셔도 문제가 되고 일곱사람이 마시면 한잔씩 돌아가는데 우리나라 주당들이 어디 한잔씩 마시고 일어설 사람들이던가?

 

 

아이들 이야기에 술잔 이야기를 해서 좀 그렇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상품마다 판매량 제고를 위한 상업성이 숨어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 아니던가? 위에서 소개한 많은 날들 가운데서도 빼빼로데이 같은 날은 아이들에게 어마어마한 위력을 발휘하는 중이므로 사전 지도를 하지 않고 가만히 놓아두면 그날은 학교전체가 난리가 난듯이 떠들썩해지고 만다.

 

요즘처럼 교내폭력이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가 된 적이 일찌기 있었던가 싶은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저학년 아이들이 빼빼로 과자를 전한다는 핑계로 고학년 교실에 올라오기도 하고 심지어는 고학년 아이들이 저학년 교실을 방문하기도 하는데 그런 사실 하나에도 어쩌면 교내폭력관계의 먹이사슬이 형성되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있어야 할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고학년 아이들이 저학년 교실이나 복도에 가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알고있다. 일부 소규모학교에서는 관계없는 일일지 몰라도 도시지역의 대규모학교에서는 그런 식으로 지도를 해두는 것이 사고예방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아이들과 여자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이나 회사는 망하지 않는다고들 하지만 작금의 세태는 가만히 두고보기에는 너무할 정도로 지나친 면이 있다. 자녀를 길러본 부모들은 알겠지만 아이들이 떼를 쓰면 감당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왕따를 면하기 위해 특정한 상품을 들고가야 한다면 이게 어디 정상적인 사회며 학교라고 할 수 있는가 말이다.  

 

 

자본주의 체제속에서 특정한 상품이나 회사를 아무런 이유없이 공개적으로 비난할 필요는 없다. 지극히 원론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어른들의 상술에 아이들을 이용하는 짓거리는 이제 그만했으면 한다. 아이들은 아이들답게 순수하게 자랄 수 있도록 그만 놓아두자.

 

 

             <글속에 등장하는 사진은 글의 특정내용과 연관이 없음을 밝혀둡니다>

 

 

 

 

 

어리

버리